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181화 (162/877)

사라지는 택시 후미등을 바라보며, 황무사는 빈정대며 돌아서서는 속으로 아까 봤던 책에 있던 글귀를 되뇌었다.

- 나는 나, 나는 이미 어제의 내가 아니다.

황무사는 그렇게 세 번 되뇌고는 핸드폰을 꺼내 조금 전에 들어온 다섯 자릿수 월급을 확인하고는 미소 지었다.

월급이 폭등한 나는 뜬 거 아닌가, 수입이 폭등한 나는 가치가 오른 게 아닌가, 그럼 잠시 붕붕 떠다녀도 되는 게 아닌가.

월수입이 만 단위가 넘는 고액 연봉자의 생활은 황무사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그는 늘 매일매일 자아 반성을 했다.

“안녕하세요, 출입 등록하실 건가요? 어디에서 오셨죠? 초청장은 가지고 오셨나요?”

“아, 저는 창서 제약 회사 영업 사원입니다.”

출입구에 있던 경비가 묻는 말에 황무사는 바로 붕 떴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대답했다. 카드빚이 남아 있어서 당분간은 날 수 없었다.

“창서 제약 회사······. 아, 여기 있네요. 사인하고 출입증 받아가세요.”

“네, 네.”

경비는 동그라미를 그리고는 노트를 내밀었고, 그런 상황에 익숙한 황무사는 냉큼 받아들고 사인했다. 그는 출입증을 목에 걸고 매무새를 가다듬은 다음에 모델 워킹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드넓은 메인 회의장에 의사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강연하는 의사가 무슨 언어인지 모를 말로 카메라에 대고 연설을 늘어놓고 있었다.

대규모 회의에 여러 번 참석한 경험이 있는 황무사는 지금이 회의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이럴 때 메인 회의장에서 그가 할 일은 없었다. 그는 곧바로 앞으로 향해 작은 회의장을 여러 개 발견했고, 자료를 남기기 위해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황무사는 곧 그날 임무 타겟인 능연을 찾아 나섰다. 사실 그는 그날의 임무에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사수인 사역사의 명령인 데다, 회사 중요 고객인 곽종군의 명령이라 무시할 수 없었다. 무조건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묘하게 기분이 언짢았다.

왜! 이제 월급도 올랐는데! 내가 얼마나 컸는데! 왜 이런 출장까지 와서 초짜 의사 시중을 들어야 하는 거지?

황무사가 기억하기로 그런 대우를 받는 의사는 적어도 부주임급은 되어야 한다. 심지어 어떤 부주임은 이런 행사에 나가든 말든 상대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능연 같은 초짜 의사는 월급도 고작 네 자리일 거 아냐?

황무사의 입꼬리가 저절로 치켜 올라가면서 고액 연봉자의 거만한 미소가 드러났다.

“거기, 잠시만 이리 와봐요.”

의사 하나가 건장한 황무사를 보고 바로 손짓했다.

“저요?”

황무사는 얼빠진 표정으로 제 코끝을 가리켰고.

“스피커 좀 옮기게 이리 와봐요.”

의사는 황무사가 누군지 알 바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그를 부렸다. 잠시 망설이던 황무사는 팔을 걷어 올리고 다가갔다.

“그런데 제가 누군 줄 알고 시키신 거죠?”

스피커 두 개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은 황무사가 궁금한 듯 물었다. 혹시나 하고 출입증을 봤지만, 따로 구분은 없었다. 그러자 맞은 편 의사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웃었다.

“심부름할 만한 사람이 아니면 그냥 갔겠죠. 하란 대로 하라는 거 보면, 그럴 만한 사람일 거고. 제약 회사 영업 사원 맞죠? 신입? 어느 회사입니까?”

“창서 제약 회사입니다. 이제 2년 차고요.”

황무사는 속았다는 생각에 어이없어하며 대답했다.

“그럼 신입이네. 좋은 거 하나 가르쳐 줄까요? 임상의학계는 뭐가 됐듯 다 연차로 따집니다. 알겠어요? 초짜 의사든 신입 사원이든 써먹기 딱 좋거든. 아무튼 심부름시키기엔 딱 좋다니까요.”

“뭐, 일리는 있는 말씀입니다만.”

의사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황무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은 안 건드는 게 좋아요. 어린 사람은 알뜰하게 부려먹고. 뭐 대충 그러면 통하는데 가끔 예외는 있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황무사의 모습에 몇 마디 더 늘어놓던 의사는 이야기하면서 등 뒤에 모니터를 가리켰다.

“바로 저런 타입은 패스해야 해. 정상적인 상황에 서른 안 된 의사는 고단한 일이 많지, 뭐.”

의사의 손가락을 따라 황무사가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보는 순간 지금 막 연결한 스피커에서 ‘포셉’, ‘거즈’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듣기 좋고 특징 있는 목소리에 황무사의 눈앞이 전구가 켜진 듯 밝아졌다.

“저게 뭔가요?”

“외국 능력자가 추천한 생중계 영상. 중국 의사일걸요?”

“외국 능력자가 추천한, 이란 말씀은 좋은 의미죠?”

“당연하죠. 서른도 안 된 중국 의사라는데, 벌써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니. 허허.”

눈을 껌뻑이다가 묻는 황무사의 말에 의사는 두말하면 잔소리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런 의사는 어느 병원에 가든 보물 취급한다고요. 저런 의사는 타지에 보내도 혼자도 안 보내요. 적어도 유능한 사람을 둘은 따라 보낼걸?”

그럼요, 제가 그렇게 따라온 사람인걸요.

황무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다음, 무심결에 마음이 다시 들뜨기 시작했다.

의사의 말을 곱씹어 보면, ‘유능한 사람’이 바로 나 아닌가? 게다가 나 혼자 두 사람 몫을 하는데.

“또, 또 칭찬하네. 저것 좀 보라고.”

의사가 시시하다는 듯 모니터를 가리키며 혀를 찼지만, 황무사는 화면 가득한 글씨가 영어라는 것밖에 알 수 없었다. 그는 조금 창피한 듯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훌륭한 수술이라는 거지 뭐겠어요. 대단하다, 끝내준다, 이런 거. 서양놈들 뭐 아는 것도 없으면서 우리 중국 의사는 모두 실력이 떨어지는 줄 알고 있다가, 괜찮은 사람 하나 봤다고 아주 난리가 났어.”

“그 괜찮다는 게 어떤 수준인데요?”

의사가 부러워 죽겠다는 듯 말하자 능연에게 관심이 많은 황무사는 저도 모르게 다시 물었다.

“그거야 비교 대상이 누구냐에 달렸죠.”

“그럼 아까 말씀하신 외국 능력자하고 비교하면요?”

갑자기 그렇게 비교해 보니 괜찮은 정도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의사는 멍해졌다.

“아킬레스건 수술은 확실히 잘하긴 하네요.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아니면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보고 있겠어요? 안 그래요?”

의사는 인정하기 싫다는 모습으로 하하 웃었다. 그 말에 황무사가 주변을 둘러보니, 확실히 사람이 많기는 했다. 수십 명은 모여 있었는데, 메인 회의장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다들 수술 보러 오신 거예요?”

“뭐, 사람은 떠들썩한 거 좋아하잖아요. 생중계 시청자도 수십 명 되는데, 몇 명이나 진짜로 보고 있겠어요.”

황무사가 고개를 돌려보니 과연 모니터 하단에 ‘55’라는 숫자가 보였다. 그리고 금세 ‘56’으로 올랐다.

“56개 회의실에서 튼 건 아니겠죠?”

“하하하, 그렇겠네요. 혼자 보는 건 아닐 거 아냐. 음, 그럼 한 2, 3백 명은 보겠는데?”

황무사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껄껄 따라 웃던 의사는 다시 진지해졌다.

임상의 수술을 100명 이상 본다는 건, 그 수술이 교육성 수술로도 충분하다는 뜻이었다.

수술실.

능연은 자신의 수술을 몇 사람이나 보는지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수술이 매우 순조롭고 후련해지자 영국 사람은 아예 상대도 하지 않고 자신의 수술 시간을 즐겼다.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한 손놀림으로 역도 선수의 아킬레스건을 봉합하고 최대한 혈관망을 보존하면서 큰 혈관을 봉합했다.

브랜든의 중계 방에서는 온갖 감탄사와 탄성이 끊임없이 올라왔고, 심지어 후원까지 받았다. 월리스의 질문은 끊어질 줄을 몰랐다. 브랜드는 대응하느라 정신이 다 없을 지경이었다. 능연에게 물어도 그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누가 물어본다고 일일이 다 대답해 주는 건 능연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월리스2781은 민망해하는 기색도 없이 끊임없이 물었다.

방안 A는 일반적인 수술 방법과 달라서, 수술 후반으로 갈수록 질문은 더욱 많아졌다. 특히 혈관망 처리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능연이 제법 익숙해 보이는 모습도 다른 사람들에겐 의문점이었다.

전문가라고 해도 자기가 아는 것이나 정통하고 능통하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게 사실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었다. 쉰 넘은 병원 원장에게 병원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시킨다면, 게임 시작한 지 3분 만에 의미 없는 우스운 질문 80개는 던지고도 남을 테다.

잘 모르는 수술 방식이라면 질문 180개도 가능했다.

수술을 배우는 정상적인 방법은 우선 책을 보고 동영상을 본 다음, 여러 번 수술 참관한 다음 세컨드 혹은 퍼스트 어시로 여러 번 참가해야 수술에 도전할 수 있다. 물론 실력이 떨어지는 의사들이 그렇고, 거물 의사들은 아무래도 그렇게까지는 아니다.

월리스2781만 해도 여러 가지 질문으로 전체 과정을 파악한 다음에 바로 수술에 나설 생각이 가득했다. 방안 A라고 해도 개선 방안이라, 아킬레스건 수술을 아는 의사로서는 어떻게 조작하는지가 궁금한 것이지 수술 방식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었다.

그런 월리스의 모습에 브랜든이 오히려 민망해했다. 하지만 그가 민망해하든 말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스승에게 눈치를 줄 수도 없으니 말이다.

“기 주임님, 혈관 처치해 주십시오.”

능연의 손놀림은 몹시 빨랐지만, 말투는 여전히 느릿느릿했다. 그래도 그가 했던 수술 중에 가장 빠른 속도는 아니고 일반적인 빠른 속도 정도였다. 레이서가 시속 200㎞로 서킷을 달린다면, 동작에 조금 문제가 생겨도 사고가 날 수 있는 속도인 만큼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런 속도는 정상인이 달릴 수 있는 속도가 아니지만, 레이서로서는 수월한 속도이다. 긴장을 동반한 수월함, 그리고 그것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여유.

“그래.”

기천록은 간단하게 대꾸하고 다시 집중했다. 그에게는 수월한 시간이 아니었다.

기천록은 이미 40대였고 능연 같은 젊은이처럼 사고방식이나 동작, 그리고 눈이 예리하지 않았다. 이런 중년 의사의 수술 목표는 이제는 빠른 수술이 아니었다. 물론 정 필요할 때는 어느 정도 빠른 속도를 유지하긴 하지만.

수술을 잘하고, 복잡한 수술도 좀 하고, 어렵고 까다로운 증상을 해결하는 것이 중년 의사들이 내심 생각하는 작은 목표고, 기천록 같은 의사는 그 외에도 뭔가 남길 수 있는 걸 바란다. 새로운 수술 방식, 새로운 수술 방안 혹은 수술 전후 주기의 전면적 변화 등.

그리고 빠르고 느리다는 것은 모두 상대적이라, 기천록이 조금 느리다고 해도 시속 200㎞로 장시간 달릴 수 있고 350까지는 몰라도 300이라면 한동안은 유지할 수 있다.

일반 레지던트는 아직 면허를 따는 단계라 속도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능연 같은 젊고 대단한 레이서나 다른 사람의 빠른 속도를 낮은 속도로, 극한 속도를 순항속도로 눌러버린다.

함께 일해 본 적도 있어서, 기천록은 능연이 일부러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능연은 그저 조용히 집도하면서 어시스턴트에게 협조를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다가 어시스턴트가 알아서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그런 타입이었다.

“거의 다 됐네요. 혈관 몇 개 더 꿰매겠습니다.”

능연은 샤브샤브를 배불리 먹고 수박 몇 개 먹겠다는 것처럼 그렇게 말했다. 말릴 수도 없고, 기천록은 못 들은 척 조용히 있었다.

능연은 가는 혈관 몇 개를 봉합하여 환자의 혈관망을 보다 완벽하게 하면서 저도 즐겼다.

“됐습니다. 스킨 봉합하죠. 혈압은요?”

앞에 모니터가 없으니 마취의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것도 중국 특유의 수술실 분위기였다. 외국은 대부분 모니터 두 대를 둔다. 아마도 초반에 경제적 문제로 모니터를 한 대로 축소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리라. 그래서 외과 의사는 보통 스스로 모니터를 보려 하지 않는다.

“정상.”

“오케이.”

마취의의 대답에 능연은 기구를 내려놓고 직접 모니터를 확인한 다음에 수술실에서 나갔다. 기천록 주임 의사는 퍼스트 어시로서 착실하게 스킨 봉합을 하고 여원은 세컨드 어시로 그를 도왔다.

회의실은 묘하게 조용해졌다. 외부에서 온 의사들은 조금 우스워하며 젊고 유능한 주임 의사 기천록이 스킨 봉합하는 걸 보았고, 이미 여러 번 그런 상황을 본 골관절 센터 의사들도 여전히 우스워했다.

헤헤헤.

큭큭.

깔깔.

의사들은 기이한 웃음을 터트렸고, 잘난 의사들의 핍박을 받아 온 제약 회사 직원들도 통쾌한 웃음소리를 터트렸다. 황무사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처음 보네요? 어디서 오셨죠?”

지나가다가 황무사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린 여자 의사 하나가 웃으며 물었다.

“저는 창서 제약 회사 사람입니다.”

황무사가 미소 지으며 대답하자, 여자 의사는 그가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했다. 너무나 익숙한 그런 표정에 황무사는 언짢아져서 속으로 ‘내 월급이 얼마인지 알아?’ 하고 고함쳤다.

됐어, 너무 들뜨지 마. 아직 때가 아니야.

황무사는 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느 의사랑 같이 온 거죠?”

황무사의 얼굴을 다시 본 의사는 너무 까다롭게 굴었나 싶어서 미안한 듯 웃으며 자기소개를 덧붙였다.

“저는 제4 중앙병원 정형외과에서 일해요. 여기, 내 명함이에요.”

“저는 황무사라고 합니다. 능연 선생님하고 같이 왔어요. 운화 병원이요.”

“아, 알아요. 알아. 능연 선생님도 오셨나요? 이러지 말고 우리 위챗 교환해요.”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하는 의사의 말에 황무사는 그가 능연을 어떻게 아는지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위챗을 교환했다.

“능 선생님은 수술 중이겠죠. 아까 그 동영상······.”

“아, 아까 그 아킬레스건 수술, 능 선생님이 한 거예요? 그러네요, 방안 A였죠!”

여자 의사는 흥분해서 고함치고는 주변 의사들에게 동영상 수술을 한 의사가 능연이라고 떠들었다. 주변에 있던 의사 중에 알고 있던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몰랐던 사람들은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서 순간 ‘능연’, ‘능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무사는 흥흥 콧방귀를 뀌며 들뜬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고 눈앞의 의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리 운화에서는 사실······.”

“와! 능 선생님!”

여자 의사가 황무사를 밀치고 문 쪽으로 달려나갔다. 황무사가 돌아봤더니, 무표정한 능연이 브랜든의 뒤를 따라 회의실로 들어왔다.

“능 선생님! 수술 정말 멋졌어요.”

“끝내주는 수술이던데요.”

“재미있더군요.”

의사들은 중국어 혹은 다른 언어로 능연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인사치레도 있었지만, 그의 수술은 확실히 훌륭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외국 의사들은 중국에도 이런 의사가 있다며 놀랐고 분위기가 순간 뜨거워졌다.

“능 선생님, 제 환자가 마침 아킬레스건 파열입니다. 운동선수고요. 그 친구가 수술에 걱정이 많아서요······.”

남아공에서 온 의사가 사람들을 뚫고 나와 능연에게 질문이 아닌 용건을 바로 꺼냈다. 그는 곧 환자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능연에게 차트를 볼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의료계, 특히 외과에서 환자를 다른 의사에게 소개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리고 외과 의사, 특히 외국 의사는 대부분 여러 수술 방법에 정통해서 여러 수술 방법을 다양하게 쓴다. 일반 수준 환자에게 일반 수준 수술을 하는 것도 문제 될 일이 전혀 없다.

그러나 어려운 환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의사들도 쉽게 손을 쓰지 못하고 합리적인 비용을 받은 후 다른 의사에게 넘기는 것이 가장 정상적인 대처였다. 차트를 봐달라고 하는 것은 말문을 트기 더없이 좋은 방법이고.

마침 그쪽으로 달려갔던 황무사는 얼이 다 빠졌다. 외국 사람 수술이라니, 대체 돈을 얼마나 많이 벌까.

요즘 들어 들뜨기 시작했던 그는 누군가 바늘로 풍선을 찌르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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