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그레이트 닥터-190화
(171/877)
더 그레이트 닥터-1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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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천록은 얼굴이 노래져서 병원을 떠났다.
퇴근했으니 이제 푹 쉴 시간이었다. 기천록은 한숨 푹 자고 내일 일어나면 새로운 날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안 좋은 기억들은 다 날아갈 것이라고.
다음 날, 새벽 4시.
골관절 & 스포츠 의학 센터는 밤에 볼일 보러 일어난 남자처럼 부스스하게 새로운 하루를 시작했다.
어제 도착한 환자들은 수액을 꽂고 준비를 마친 상태로 정시에 수술대로 실려 갔다.
간호사, 마취의, 조무사와 레지던트도 벌써 수술실에 도착한 상태였다. 이 센터는 평소에 엄격한 당직 배치가 없었다. 서른여 명 정직원 의사가 근무하는 연구 센터형 병원이어서 응급에 필요한 레이아웃과 준비가 없었다. 하지만 집도의가 필요하다는데, 이치를 따질 수도 없었다.
환자 가족들은 유위신에게 수술했던 능연 선생이 새벽부터 수술하겠다고 하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니, 더더욱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능연은 사전에 어플로 예약해 놓은 택시를 타고 정시에 병원에 도착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그는 위풍당당하게 복도를 지나, 사람 없는 병실 안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견디지 못하고 실실 웃기 시작했다.
정말로 볼일 보러 일어났던 남자 하나가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다 고개를 숙이고 본인 병실로 돌아가 이불 안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