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204화 (185/877)

다음 날, 능연은 8시에 느긋하게 회진을 시작했다.

이제 막 병원으로 돌아와서 회진할 환자도 몇 없었지만, 4지 환자를 보기 위해서 회진을 돌았다.

병실에 도착해 보니, 환자는 벌써 깨서 핸드폰으로 신나게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의사가 들어오는 소리에 간호하던 어머니도 잠에서 깨서 머리를 정리하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딸을 바라봤다.

“수술하고 핸드폰 보면 눈 나빠진다는데 그새 또!”

“일하느라 본방송 볼 시간도 없었던 말이야. 모처럼 쉬는데, 좀 본다고 뭐 어때.”

환자는 움직일 수 있는 손으로 일시 정지를 누르고 웃는 얼굴로 의사들을 바라봤다.

“상태가 되게 좋은 거 같아요. 아무렇지도 않은데, 집에 가도 되는 거 아니에요?”

“마취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 그래요. 장기 입원하셔야 합니다. 단지 이식 회복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수술 전후 케어 기간은 있어야 합니다.”

“아, 네. 제 손가락은 괜찮죠?”

환자는 딱히 고집을 부리지 않고 웃어 보이며 다시 물었다.

“아직 모릅니다.”

“네네, 알겠습니다. 엄마, 봐요. 의사 선생님도 단지 이식 회복률이 높다고 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 좀 그만해요.”

연문빈의 말에 환자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고개를 돌렸다.

“이게 쓸데없는 걱정이니? 너야말로 조심 안 하니까 손가락이 이 지경이 되지!”

“엄마가 잔소리가 심하니까, 내가 조심성이 없어지는 거지.”

“저기, 환자분, 보호자분, 싸우지 마시고요. 환자는 최대한 편안해야 합니다. 화내면 혈압에 문제가 생겨요. 혈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여원이 작은 몸에서 어디 그런 소리가 나는지 모를 정도로 큰소리로 주의를 시켰다. 머쓱해진 모녀는 마음을 다스리는 척 평온한 표정을 지었고 의사들은 못 본 척 회진을 계속했다.

병원엔 별별 희한한 일이 다 있는 법이고, 환자와 보호자가 다투는 일은 일상다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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