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팀의 회식을 주도하고 결정 내린 좌자전도 이제 안심이 되었다. 운화에 온 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능연이 수하 의사들과 팀 회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니, 마을 위생병원 출신 좌자전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팀장이란 사람이 회식도 한 번 안 챙기면 밑에 사람이 스트레스를 풀고 상사를 존경할 기회를 어디서 얻으란 말인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존경하지 않으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 그게 좌자전의 큰 걱정이었다. 적어도 팀원들이 팀장 앞에서 손바닥 비빌 기회는 줘야 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회식 자리가 없으면 일할 때 틈을 봐서 수시로 아부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남이 보기에 안 좋다. 그리고 그건 둘째 치더라도 체면 생각에 못 그러는 사람도 많은 게 문제였다.
좌자전은 특별히 바이주 한 상자 시켜 소가 식당에 보내고 흡족해져서 마연린에게도 전화를 걸었다.(*역주: 중국 식당은 대부분 콜키지 프리입니다.)
로테이션을 끝내고 수부외과로 돌아간 마연린은 허구한 날 어떻게든 수술실에 들어오려고 안달이었다. 반쯤 능 팀 구성원인 셈이었으니 좌자전은 당연히 마연린도 챙겼다. 무엇보다 마연린의 여자 친구 차가 벤츠 C200이라서 타고 가기 좋았다.
사람들은 곧 업무를 정리했고, 능연의 소형 제타를 선두로 연문빈의 BMW 535, 마연린 여자 친구 C200이 뒤를 따랐다. 그렇게 능 팀은 호탕하게 소가 식당으로 향했다.
“소 사장! 우선 홍류고기 먼저 줘요!”
좌자전은 익숙한 듯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주문부터 했다. 이런 쪽은 원래 전문가니까.
“아이고, 능 선생 왔구나! 좌 선생도 왔네. 그럼 내가 직접 구워야지! 5번 테이블에 맥주 3000cc랑 소 곱창 서비스!”
맨 앞에서 들어가는 두 사람을 본 소 사장이 냉큼 달려 나와 반겼다.
“서비스가 너무 적다고 타박은 하지 말고.”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
소 사장의 말에 좌자전이 재빨리 받아치며 분위기를 팍팍 살렸다.
“오늘 단체로 왔으니까 요리 하나 추천해 줄게. 수량 한정 메뉴야. 한 테이블 2인분, 더 많이는 못 파는 거.”
“좋은 겁니까? 몇 급인데요?”
“뭔 급?”
소 사장이 의아한 듯 묻자 좌자전도 멈칫했다.
“아니 뭐 있는 것처럼 굴길래, 보호 동물이라도 잡은 줄 알았지요.”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가게는 그런 거 안 해!”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는 소 사장의 모습에 좌자전이 벌떡 일어나다가 마침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고는 덧붙였다.
“여원! 너는 저쪽 테이블에 앉아. 소 사장, 우리 두 테이블이니까 4인분 맞죠?”
좌자전은 바로 능연을 돌아보며 계속 말했다.
“능 선생. 토끼고기 괜찮지? 맛도 괜찮고.”
“머리 빼고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