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연은 수술준비를 마치고 운화 3 병원 수술 플로우를 시작했다.
엄격하고 진지한 그의 성격 때문에 수술 플로우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았다. 그러나 수술이 시작되자 능연의 에너지와 엄격 진지한 인내심, 그리고 그랜드마스터급 반월판 성형술이 막대한 효과를 발휘했다.
운화병원 응급센터에서는 환자 수와 병상 수 때문에 능연은 실컷 수술할 수 없었지만, 3 병원에는 이삼 년 동안 수술만 기다려 온 환자들이 널려있었다.
반월판 손상은 꼭 수술해야만 하는 증상은 아니다. 현재 의학적 관점에서는 반월판 손상은 수술을 피할 수 없다고 하지만, 보수적인 치료 방식을 유지하며 수술을 얼마든지 미룰 수 있어서 몇 년간 미루는 환자도 많았다.
그러나 일반인과 비교하면 에이즈 환자의 보수 치료는 더욱 어렵고, 면역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손상 진도가 많이 늘어난다.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가 많아서, 능연이 연달아 수술해대도 하루에 다 끝낼 수 없었다.
능연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고 오히려 슬쩍 흥분되기까지 했다.
딩.
- 새로운 성과: 의사의 성장
- 성과 설명: 독립적으로 새로운 수술 방법을 시행할 수 있는 의사를 키울 것
- 보상: 중급 보물상자
능연은 눈으로 수술대 위의 모니터를 쫓으며 수술 한 건을 마치고 수술실에서 나갔다.
“잠시 쉬죠.”
“좋아요, 그럽시다. 좀 쉬는 것도 좋죠.”
문 앞에서 기다리던 3 병원 전염 외과 주임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앞에 쓰던 수술실을 밀폐 소독한 후 아직 공기 청정이 되지 않아서 이제 수술실도 두 개밖에 남지 않았다. 3 병원 사람 모두 운화병원 외과 의사가 이토록 맹렬하게 수술을 진행할 줄은 몰랐다.
운화는 인구 천만인 부유한 도시라서 도시 건설, 특히 기초 시설 건설 발전이 눈부시게 도약했다. 전염병원도 지금 필요한 규모보다 훨씬 많이 발전되어 있었다. 조성한 지 얼마 안 되는 전염 외과 수술실만 해도 11개나 있어서 큰 병원이라고 할 만했다. 지금은 삼을급이지만 언젠간 반드시 삼갑으로 성장해야만 한다.
물론 목표는 목표일 뿐이다. 하드웨어 시설은 돈이 필요하니 수준 높은 삼갑병원급 전염 외과를 운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운화 3 병원은 지금 초빙 의사를 통해 대부분 외과 수술을 해결하고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자기 병원 외과 의사의 수준이 떨어지고 발전이 더딘 면도 있었다.
능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현장에 있는 3 병원 책임자들은 다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의사라면 다른 의사 10명의 몫은 할 텐데······. 비록 수술 방식이나 범위가 좁긴 해도, 여러 수술 방식을 겉핥기로 아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그러나 아무도 자기 생각을 입에 올리진 않았다. 전염 외과는 약체 외과라서 다른 병원의 능력 있는 외과 의사를 스카우트하려고 해도 보통 대우로는 터무니도 없었다.
능연은 샤워실로 향해 꼼꼼히 몸을 씻고 챙겨온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깨끗한 수술복을 입고 상쾌한 기분으로 휴게실에 앉았다.
“상자 열어.”
능연이 물을 따라 꿀꺽꿀꺽 싹 마시면서 내린 지시에 은색 보물상자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능연이 뭘 더 할 필요도 없이 상자가 서서히 열렸고 은빛이 감도는 스킬북이 튀어나왔다.
-심폐소생술(그랜드마스터급)
능연이 물을 따르려다가 그대로 멈췄다.
심폐소생이라니, 현대 응급의학의 절정 기술이었다. 옛날에도 호흡 또는 심장이 멎은 환자에게 심폐소생이란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기술이었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환자를 되살리는지 모른다.
능연도 전부터 그 기술에 관심이 있었지만, 무모하게 나서서 곽종군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은 생명과 직결된 기술이고 연습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국내 표준화 훈련과 실습 과정엔 병원을 떠나기 전까지 여러 차례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병원 측에서도 그런 연습 기회를 제공할 수가 없어서 그 규정은 그저 형식적으로 끝났다.
능연은 다시 물 한잔을 따라 천천히 마시면서 머릿속에 심폐 소생에 대한 갖가지 정보를 떠올렸다.
단순하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건 사실 간단했다. 대중화된 응급 처치 교육, 수영장 구조 같은 경우에도 심폐소생술을 가르친다. 그러나 그때 터득하는 심폐소생 기술은 모두 초급이라 그냥 흉내를 낼 수 있는 정도였다.
심폐소생의 압박 빈도, 압박 심도, 인공 호흡법 같은 건 초급 중의 초급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이런 심폐 소생 기술은 긴 시간 연습과 실제 조작을 통해 가장 기초적인 입문급에 진입한다.
전문가급 심폐 소생만 되어도 구명 능력만 있는 것뿐 아니라 그룹 심폐 소생 지휘 능력이 생긴다. 흉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데는 힘이 매우 들고, 거기에 끊임없이 인공호흡까지 해야 해서 장시간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다.
그러나 심폐 소생 역사상 30분을 넘긴 긴 시간 심폐 소생도 흔하고, 심지어 5시간에서 6시간 동안 진행한 케이스도 보도된 적 있다.
마스터급 심폐 소생은 소생 후 다발성 장기 부전 증후군(MODS)까지 고려한다. 환자의 순환기가 정지한 후 산소와 혈액 부족으로 인한 근육 손상을 적절한 치료 방안과 현명한 대책으로 처리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였다.
능연이 얻은 그랜드마스터급 심폐소생술은 장시간 심폐 소생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구명 필살 스킬.
능연은 갑자기 응급센터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능 선생, 소금물 좀 마실래요?”
능연이 휴식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부원장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것도 좋겠네요.”
능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부원장이 냉큼 물 잔을 꺼내 진지하게 생리식염수를 한 포 부었다. 능연은 침착한 표정으로 부원장을 지그시 바라봤다.
“익숙하지 않겠지만, 여긴 어쨌든 전염병원이라서요.”
능연이 지은 표정의 의미를 알아차린 부원장이 껄껄 웃으며 해명하듯 한마디 했다.
“한 잔 더 주세요.”
능연은 사양하는 척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감염 수술할 때, 심리적 요인 외에 가장 힘든 건 옷을 너무 많이 껴입어서 너무 건조하다는 것이었다.
수술실 자체가 항온이라 정상 수술할 때 의사들은 보통 수술복을 위에 무균 수술 가운을 하나 걸치면 딱 적당했다. 무균 수술 가운을 입을 필요 없는 순회 간호사 혹은 마취의는 수술복만 입고도 편안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감염 수술은 안에 천 재질 수술복도 입고 그 위에 밀폐된 방호복도 입어야 한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수술하다 보면 의사들은 심하게 갈증을 느끼게 된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난 좌자전도 허둥지둥 물을 따르고 간식거리를 세팅했다.
“능 선생, 에너지 보충 좀 해.”
좌자전이 실눈을 뜨고 웃으면서 부원장에게도 차 한잔 새로 건넸다. 부원장은 황송해하며 받아들고는 좌자전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스카우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저런 대우를 받는 능연에게 어떤 제안을 해도 망신당할 것이 분명했다.
“수술실 준비됐나요?”
침착하게 묻는 능연의 모습을 보니 혼자서 시간을 계산하고 있던 모양이다. 수술 시간 계산 같은 스킬은 시스템 도움 없이도 전문가급 이상이었다.
“제가 가서 감독하겠습니다.”
“급할 거 없습니다. 소독은 철저하게 해야죠.”
부원장이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자 능연이 그를 말리며 좌자전을 바라봤다.
“여 선생이 마크하고 있어.”
좌자전이 냉큼 대답하는 말에 부원장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여원이 소독 작업을 감독한다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었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능연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부원장으로서도 능연을 대체할 다른 외과 의사가 없었다.
일단 500위안짜리 정상급 정형외과 외과 의사라니, 능연 말고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그때 능연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서 뭐 좀 먹죠. 소가 식당으로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