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능연은 소형 제타를 직접 몰고 기관지 절개 키트를 들고 느긋하게 운화대학, 그날의 필기시험 장소로 향했다.
예전에 들어온 지명 수술은 어제 모두 끝냈고, 새로 들어온 수술은 뒤로 미뤄두어서 마음이 편안한 상태였다.
능연은 의대 시절처럼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시험장으로 갔다. 능연을 아직 기억하는 식당 이모님이 초대형 만두, 찐빵, 반찬, 죽, 고기, 채소 등을 내놓았다.
그는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면서 소화시킨 다음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시험장 안은 조용했고 감독관은 친절하고 다정하니 태도가 매우 좋았다.
시험 문제는 모두 간단한 선택 문제라 빠르게 문제를 풀어 내려갔다. 능연이 깔끔하게 답안 카드를 채우고 시험지를 내려는 참에 밖이 떠들썩해지더니 바로 흥분을 누르는 목소리로 사람이 쓰러졌다고 고함쳤다.
능연은 시험지를 힐끔 보고는 창밖을 보면서 기관지 절개 키트를 가지러 가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 쓰러진 사람들은 보통 기관지 절개 키트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는 사이 창밖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좀 비켜주세요, 의사입니다.”
“아닌 사람도 있나?”
“그만 좀 밀어요. 환자 하난데 의사만 많으면 뭐합니까.”
“한의사입니다. 맥을 짚어 볼게요.”
“호흡기과예요. 이런 증상에 익숙해요.”
“시험 보러 온 거 아닙니까? 면허 있는 의사 없어요?”
“여기 다 시험 보러 온 거죠. 자자자, 좀 비켜주세요. 환자 처음 봐요? 네?”
능연은 창밖이 놀이공원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출하겠습니다.”
“제출할 학생은 가만히 앉아 있고요, 다른 학생들은 두리번거리지 말고 문제 풉시다.”
능연이 손을 들자 감독관이 그렇게 말하면서 능연에게 다가갔다.
“나가고 싶어요?”
“끼어들 자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트랜스포머라면 여러 의사가 연습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감독관은 멈칫했다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참, 재미있는 사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