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274화 (255/877)

시험이 끝난 후 능연은 오늘도 집으로 돌아가 휴식했다.

시험 보는 이틀은 그에게는 휴가나 마찬가지였다. 실질적으로 치료팀 팀장 역할을 하고 있어서 일하는 시간도 다른 치료팀 팀장과 같았다. 간단히 말하면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에 지각이나 조퇴라는 개념이 없고 연휴, 휴가도 없어서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면 됐다.

하지만 치료팀에 환자가 부족하고, 수술이 부족하고, 리더의 업계 내 평판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관리를 못 하면 언제든 실각할 위기가 있었다.

시끌벅적 바쁜 능가의 하구 진료소는 운화병원의 바쁜 모습과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능연은 ‘추나 5분 10위안, 순서대로 진행함’ 추나 팻말이 문 안쪽 복도에 걸린 걸 발견했다. 길게 늘어선 노인들이 복도를 벗어나 정원까지 똬리를 틀었다.

“능연이 왔어? 너도 마사지 잘한다면서? 좀 도와주지 그러니. 애기 스님 혼자 감당 못 할 정도인데.”

자세히 보니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 청년도 줄에 섞여 있었다. 능연의 이름을 부른 것은 골목에 사는 오랜 이웃이고 나이는 능연과 비슷한······.

능연은 상대방을 응시하며 이름을 떠올려 보려다가 곧 포기하고 창고로 가서 자신의 ‘추나 2분 25위안, 사전 등록.’ 팻말을 꺼냈다.

“2시간 뒤에 오겠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수납에서 등록하세요.”

“저기, 저기. 이렇게까지 할 거 있냐?”

처음으로 진료소를 찾은 청년은 일본식 팻말과 등록 제도에 상당히 언짢아했다.

‘동네 사람들끼리 네가 뭐라고, 아니 엄친아는 맞지만, 이런 식으로 돈 버는 건 아니지 않냐?’

속으로 계산해봤더니 2분에 25위안이면 10분에 125위안이란 소리였다. 시급 700위안은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릿세 뜯어가는 불량배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

말싸움을 싫어하는 능연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갔고 당황한 청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줄이 반으로 줄었다.

노인들이 우르르 황무사가 있는 수납으로 달려가 등록하기 시작했다.

2분에 25위안은 사실 말도 안 되게 비싸긴 했지만, 능연의 마사지를 받아본 사람은 2분인지 20분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능연에게 마사지를 받으면 앞으로 2, 3주는 편안하다는 사실이었다.

중년과 청년 중에도 호기심으로, 유행을 따르려고, 혹은 누군가의 소개를 듣고 수납에서 줄을 섰다.

황무사는 말없이 등록하다가 대충 스무 명은 넘었지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 마감입니다. 이제 줄 그만 서세요. 여기에 서 있는 분들까지 하겠습니다.”

그 말에 줄이 더 길어졌다.

“600, 700, 800······.”

돈을 세던 청년의 얼굴이 시뻘게졌고, 순간 수많은 옛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특히 ‘그 집 아들은’ 하고 시작되던 레퍼토리가 다시 머릿속으로 몰려들었다.

잘생겼지, 공부 잘하지, 상도 많이 받지,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지, 모든 시합에 지는 법이 없지······.

“요즘 의사들은 정말 속이 시커멓구만!”

청년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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