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338화 (319/877)

거위 향만원은 부는 바람을 따라 검무하는 장정처럼 엉덩이가 매우 발달한 젊은 여자 꽁무니를 쫓았다.

“조심해요.”

남자가 여자를 당기고는 등 뒤에 커다란 거위를 가리키면서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여자는 동그랗게 말린 접난처럼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헬스장에서 막 나온 연문빈은 뿜어져 나오는 분수 곁에서 벌어지는 달달한 광경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짜증이 솟구쳐서 걸음을 서둘렀고, 수술실로 들어와서야 긴장을 풀었다.

“연 선생, 네가 퍼스트 할래?”

이제 세 번째 수술실에 들어온 장안민이 짐짓 양보하는 척했다.

“그럼 그러죠. 이 수술은 제가 퍼스트 할게요.”

양보할 생각이 없는 연문빈은 거침없이 퍼스트 어시 자리에 섰다. 장안민은 조금 아쉽다는 듯 능연의 맞은편으로 가서 훅을 들고 그날 세 번째 수술을 끝냈다.

“좋아요. 빨리 시간 아껴서 수술 2건 더 하고 쉬도록 하죠.”

능연이 고개를 돌려 장안민을 바라봤다.

“선생님 담당 수술은 언제입니까?”

“모레······. 모레나 되어야 수술해.”

장안민은 묘하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수술 다섯 건이라니,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열 시간이 넘었다.

“그럼 모레 구체적인 내용을 제 메일로 보내주세요. 그럼······. 30분 쉴게요. 다음 수술 준비해두세요.”

능연은 말을 끝내고 사라졌고 연문빈이 서둘러 배를 닫자 시간 절약할 겸 장안민도 도왔다.

그렇게 한바탕 끝내고 휴게실로 돌아온 서른 넘은 장안민은 온몸이 피곤했다. 그는 자기 사물함에서 담배를 꺼낸 다음 연문빈을 향해 담배 피우냐고 물었다. 잠시 망설이던 연문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가요. 잠시만요.”

연문빈도 본인 사물함에서 담배를 꺼내 장안민과 함께 휴게실을 나섰다.

“평소엔 잘 피우지 않고요, 가끔 장난으로 피웁니다.”

“안 피우는 게 좋지. 난 이제 어쩔 수 없고. 학교 때부터 피웠거든.”

이야기를 나누면서 옥상에 도착한 다음 장안민이 자기 담배를 연문빈에게 건넸다. 연문빈은 사양 않고 받아들다가 힐끔 보고는 10위안짜리 쌍희 담배인 걸 보고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

“선생님, 주치의이신데 엄청 아끼시네요. 그냥 제거 피워요.”

“내가 무슨 주치의냐. 딱 내가 주치의 되기 전해 의료 개혁이 일어나서 돈도 못 만져봤다.”

그렇게 말하면서 연문빈이 내민 담배를 건네받은 장안민은 담배 위에 빛나는 ‘중화’ 두 글자를 내려다봤다. 장안민의 입가가 실룩였다.

“대 중화? 이야, 너 완전 썩었다.”

“썩긴요. 선생님, 출장 한 번 가시면 몇 보루 살 거면서.”

“내가 무슨 출장을 가냐.”

연문민이 웃으며 추켜세우는 말에 장안민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뭔가 떠오르는 듯이 고개를 들어 연문빈을 바라봤다.

“자주 능 선생이랑 출장 수술 가? 돈도 나눠 받고?”

“네.”

“얼마나?”

연문빈이 시원스럽게 대답하자 장안민은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음, 적으면 200, 많으면 500? 제일 많이 받으면 한 번에 1000이고요.”

“이야, 대단하네. 능 선생 일주일에 세 번은 가지 않아? 그럼 못해도 하루에 1000은 벌겠네.”

계산해 본 장안민은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고작 담뱃값 정도구나?

이제 막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뱉으려던 연문빈은 장안민의 말에 웃음이 터져 콜록콜록 댔다.

“한 건에요. 횟수로 따지는 건 옛날식이고요. 지금 누가 능 선생을 그런 대접 해요.”

연문빈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한 건? 그럼 능 선생은 나갈 때마다 한 번에 몇 건이나 하는데?”

“선생님 생각에는요?”

연문빈은 38cm 팔뚝을 들어 올려 웃는 얼굴로 담배를 빨아 당겼다가 신속하게 연기를 내뱉었다. 늘 헬스만 하는 독신 대장 같은 모습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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