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350화 (331/877)

운화의 아침은 점점 더워졌고, 진료소에 동 누님의 마음은 더욱 점점 뜨거워졌다.

“관우가 괄골(刮骨) 치료받을 때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던데, 화타의 얼굴이 잘생겨서였을까?”

그는 묘탄생에게 내피 봉합을 지도하는 능연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봉합은 제가 하는 걸요?”

“그런 분위기 깨는 말 안 하면 안 되나요?”

묘탄성이 껄껄 웃으며 하는 말에 동 누님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기고는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 묘탄성의 부은 눈이 실룩이더니 하마터면 바늘로 손바닥을 찌를 뻔했다.

동 누님은 다시 시선을 능연에게 돌렸다.

“여기 진료소에 화타가 있는 줄 알았다면 매일 남편 때려서 뼈를 부러뜨릴 걸 그랬어요. 그럼 자주 왔을 텐데.”

“남편을 때리지 않고도 다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시지 그래요.”

능결죽이 못 들어주겠다는 듯 말했다.

“일리는 있는데, 아들을 때릴 순 없잖아요. 아들 이제 곧 중학교 들어가거든요. 집에 개는······셰퍼드라 제가 못 이겨요.”

묘탄성은 성취감이 너무 없다는 생각에 봉합하기 싫어졌다. 힘들게 에스테틱 시술해서 돌려보냈더니 뭔가를 패서 다칠 생각을 해?

묘탄성은 능결죽을 바라봤다.

“능 사장님, 꼭 다쳐야만 진료소에 오나요.”

“안 다쳤는데 진료소 와서 뭐하게.”

능결죽은 스마트한 얼굴로 눈빛을 빛내고 입을 삐죽이면서 환자와 묘탄성 모두 들으라는 듯 말을 이었다.

“제대로 꿰매라고. 에스테틱 시술은 그 효과가 나와야 제값하지.”

“알겠습니다.”

묘탄생이 무슨 할 말이 더 있을까.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능연의 지도대로 움직이면서 능결죽의 존재를 저 멀리 던져버렸다.

업계에서 계속 살아나가고 싶은 의사는 평생 배움이 불가피했다.

병원을 떠나게 됐던 묘탄성은 기술과 실력을 올릴 기회를 잃은 것이 가장 슬펐었다. 지금까지 다 의대에서 배운 기술로 먹고 살았고, 진료소에 에스테틱 기술을 노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사는 드물었지만, 그래도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더 배우고 싶어 했다.

능연의 가르침은 묘탄생이 기대한 것보다 섬세했고 진지했다. 능연은 그런 성격이었다. 학교 다닐 때도, 남 선생과 남자 동창이 족집게 문제와 족보 같은 연습 문제와 시험 문제를 항상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능연 학생은 시간만 있다면 진지하고 섬세하게 그 문제들을 열심히 풀었다.

이미 풀었던 문제라고 해도 능연은 종종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고등학교 시험 때 능연은 섬세하고 진지하게 연습 문제를 풀어온 덕에 모르는 문제 하나 없이 시험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환자를 대할 때도 능연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열 번, 백 번 한 수술방식이라도 해도 능연은 여전히 재미있게 해나갔다. 갖가지 상처를 봉합했지만, 같은 상처를 대할 때도 능연은 처음처럼 섬세하고 진지하게 봉합했다.

묘탄성을 지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됐습니다.”

“음, 문제없네요. 됐어요.”

묘탄성의 봉합을 살펴본 능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부, 감사합니다.”

평소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봉합한 묘탄성은 흥분한 마음으로 대답했다. 봉합 실력이 전보다 늘었고, 더 늘었기 때문에 능연이 얼마나 잘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전에 능연이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훨씬 더.

“사부, 앞으로 진료소에 자주 오시죠.”

흥분한 묘탄생은 점점 더 자연스럽게 사부라고 불렀다. 능연이 그렇게 잘하다니, 자신의 미래도 밝아진 것 같았다. 능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묘탄생을 바라봤다.

“우리 집인데요.”

“그렇지, 그렇지. 자주 집에 오라고요.”

막 드레싱을 끝낸 동 누님은 능연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묘선생을 바라보며 괴롭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묘 선생님, 자꾸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깨지 말아요.”

동 누님은 더는 묘탄생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집에 갈 생각은 더욱 없었다.

“능 선생을 보고 있으니 마취가 풀려도 안 아프네요.”

“하하, 마취 아직 안 풀렸거든요.”

“나중에 아프면 묘 선생이 잘못 꿰맨 탓이에요.”

동 누님이 눈을 치켜떴다.

“잘못 꿰맨 거라면 돈 안 낼 거예요.”

농담으로 하는 말이이었지만, 묘탄생은 한숨이 나왔다.

“누님, 그게 무슨 억지입니까.”

“묘 선생님, 내가 도리를 따지는 사람이면 남편을 때려서 병원에 오겠어요?”

“네, 일리 있네요.”

묘탄생은 멍하니 자신의 단골손님을 바라봤다.

“그렇죠?”

“그렇습니다.”

묘 탄생은 동 누님의 손바닥을 바라보며 묘하게 고분고분해졌다. 어쨌든 꽈즈(아직 의문은 있음) 때문에 다친 손으로 남편을 때려 병원에 온 사람이라면 마흔 넘은 중년 남자 하나는 식은 죽 먹기 아니겠냐 말이다.

능결죽은 머리를 굴리며 싱긋 웃는 얼굴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남편도 우리 진료소에 오면 되는데요. 그냥 상처쯤은 쉽게 꿰매요.”

“뼈 부러졌어요. 의료보험이 있어서 병원에 가야 처리가 되고요. 그리고 남자가 얼굴에 몇 바늘 꿰매는 게 무슨 대수라고요. 굳이 비싼 에스테틱 할 거 있어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능결죽은 참는 게 돈 버는 거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에 없는 말을 하고는 돈 받을 생각을 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묘탄성도 기분이 좋다. 남자의 사업 욕심과 허영심을 둘째치고 에스테틱 봉합으로 버는 돈을 생각해도 기뻤다. 묘탄생이 쓰는 봉합사는 몇백 위안에서 천 위안까지 했고, 다른 이런저런 수입을 생각하면 병원에 있는 것보다 더 벌었다.

지금은 능연 밑에서 배울 수도 있으니 더욱 기뻐하며 ‘사부’, ‘사부’ 외치며 능연 곁을 맴돌았다.

“그래도 외과에 단골손님이 있는 것만 해도 괜찮은 거죠.”

“어디가?”

아쉬워하는 동 누님을 배웅하고 생각이 많은 듯 내뱉는 묘탄생의 말에 의사 생활을 못 해본 능결죽이 궁금한 듯 물었다.

“단골고객은 익숙하잖아요. 동 누님 피부만 해도 찌르기 전에 탄력을 알고, 두께도 어느 정도 감이 잡혀서 쉽게 봉합할 수 있어요. 얼마나 편하다고요.”

능결죽이 땀을 삐질 흘리면서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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