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358화 (339/877)

조금 늦게 달려온 금학진 부친이 모두에게 술을 돌렸다.

“상황 어떤가? 식구들 기분은 어떻고?”

“괜찮을 것 같아요. 여자들끼리 모여서 울다가 웃다가 하는데, 전 그쪽에 안 갔습니다. 학진이 ICU에 있는데 못 들어가게 하더라고요. 가서 보기만 해도 안 됩니까?”

원장이 신경 쓰며 묻는 말에 환자 부친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ICU는 감염 조심해야 해서, 괜히 들어갔다가 수술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들어간다고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고 말이야. 의사랑 간호사는 다 프로니까, 가족보다 당연히 더 잘 돌볼 테니 걱정말게.”

원장은 위로하는 동시에 설명도 했다.

“그건 알죠······. 하아······.”

환자 부친은 한숨을 내쉬다가 다시 웃음을 쥐어짜면서 모두를 향해 술잔을 들었다.

삼갑병원 원장 권력은 매우 크지만, 원장은 구체적인 일을 하지 않으니 환자 부친은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의사들에게 일일이 술을 돌렸다.

의사들도 당연히 원장 처남 체면을 세워주었다.

능연도 마찬가지로 빼지 않았다. 그냥 술잔 부딪히는 게 싫고 원샷이 싫을 뿐이지, 술 자체는 싫지 않았다. 그 방면에는 도평 여사의 공이 컸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모두 강제로 술을 권했을 것이고 특히 이런 상황에서 나이 어린 사람은 기어서나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능연은 곽종군이 곁에 있기도 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다들 능연이 호락호락 술 권한 사람 체면을 살려줄 성격이 아님을 파악했다.

원장 어르신도 능연을 보면서 이쯤 되는 놈이면 다른 사람 체면 생각 안 하는 게 정상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원장 처남이야 더욱 능연이 술을 많이 마시질 않길 바랐고, 한 바퀴 술을 돌린 다음 일부러 능연 곁에 앉아서 말을 걸었다.

“능 선생, 내가 이런 부탁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말해도 될까?”

샴페인을 마시고 스리랑카 게를 먹으면서 기분이 꽤 좋은 능연은 별말 없이 그를 힐끔 바라보기만 했고 곽종군이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금 사장님, 할 말 있으면 하시면 되지요. 우리 능연이는 실력은 좋은데, 말을 잘 안 합니다.”

“압니다, 알아요. 우리 건설 쪽에 이런 사람 많습니다. 능 선생, 며칠 동안 우리 학진이 좀 특별히 돌봐 줄 수 있을까? 요즘은 뭐, 전문 치료 고문 이런 것도 있다면서요.”

“저는 수술한 환자는 다 직접 돌봅니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능연이 대놓고 대답했다.

“저는 간호학을 배우지 않았습니다. 필요하다면 전문 레지던트를 보내서 돌보도록 하죠. 치료 자문은 제 전공이 아닙니다.”

“그, 능 선생. 내가 아들이 하나뿐이라 그래요. 능 선생, 한 일, 이주만 시간 내줄 수 없겠나? 내 아들 받아만 준다면 우리 가족은 평생 능 선생 은혜 잊지 않고 살겠네.”

환자 부친은 사실 원장과 이미 상의한 후 그런 부탁을 입에 올린 것이었다.

매일 의사 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그렇지, 병원에 어느 신인이 두드러지는지 원장은 다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가 찍어둔 ‘신인’은 보통 부주임급 이상이고 못 해도 선임 주치의는 되지만.

병원 원장은 신인이 오르는 과정을 시시각각 주시하며 자신이 주목한 의사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리고 주목해야만 하는 의사는 당연히 능연이었다.

의사들이 주목하는 포인트와 달리 원장인 오지생은 능연의 어떤 기술이 어떤 수준에 있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각처에서 모은 자료로 능연 치료팀의 환자 예후를 살펴봤다. 낮은 사망률, 낮은 합병증 발생률, 빠른 회복 기간 등 모두 앞 순위를 차지했다.

병원에서는 환자를 고를 수 없는 걸 고려하면, 원장은 더욱 능연 환자의 예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능연 치료팀 예후 지표를 굳이 문제 삼자면 환자 평균 입원 시간이 병원 규정에 크게 어긋나서 병상 회전율이 낮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응급의학과에서 신경 쓰지 않으니 원장 역시 신경 쓸 필요 없었다.

환자 보호자로서 봐도 병원에 며칠 더 입원하는 게 대수도 아니었다.

ICU 병상이라고 해도 앞에 며칠 각종 비용이 조금 높을 뿐, 일반적으로 하루 2,000위안 정도라서, 며칠 더 머물러서 더 잘 회복될 수만 있다면 대부분 환자는 그걸 원했다.

원장한테 그 소식을 들은 환자 부친은 능연의 그런 ‘특징’에 더욱 주목했다. 수술은 끝났고, 환자 가족의 가장 큰 관심사는 예후가 되었다.

금학진은 간 반 개, 비장 하나, 장을 반쯤 잃었다. 그리고 방광과 요도를 다쳤지만, 예후만 좋으면 몇 년 후에는 계속 운전하고 야외에서 캠핑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기와 술을 덜 먹고 밤을 덜 새면 엔지니어보다 더 오래 살고 머리숱도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예후가 안 좋으면······ ICU가 인생 종점이 될 수도 있다.

“저는 내과의가 아닙니다. 전체 예후 과정을 보면 ICU 의사가 더 낫습니다.”

“그냥 큰 틀만 잡아주면 됩니다.”

환자 부친은 갑자기 사람들 앞에서 말을 꺼낸 게 몹시 후회됐다. 진료과 주임 앞에서 능연에게 고개 숙이면 젊은 사람이라 들떠서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능연은 그런 젊은이가 아니었다.

그때 소화기과 주임 전화가 울렸고 그는 음식을 집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감염? 몇이나?”

벌써 세 번째 ‘감염’이라는 단어였고, 룸 안의 의사들은 모두 동작을 멈췄다. 소화기과 주임은 ‘응’, ‘응’ 대더니 핸드폰을 내려놓고 손을 닦았다.

“그만 먹어야겠어. 난 병원에 돌아가 보겠네.”

“잠시만. 몇 사람이라나?”

원장이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병원 내 감염은 엄숙한 화제였다.

환자 하나 혹은 둘, 병원에서 원인 모를 감염이 일어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며 일반 감염은 피할 수 없다. 겨울 호흡기과에서 폐병 환자가 감염되는 일도 흔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감염되는 건 문제였다. 그것도 작은 문제일 수도, 큰 문제일 수도 있는데 작은 문제면 술 몇 잔 벌주로 마시면 되겠지만, 큰 문제는 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삼갑병원 행장 원장이 자리에서 내려올 이유는 천만 가지가 있지만, 병원 내 감염으로 내려오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었다.

“확정 둘, 하나는 아직 확정까지는 아니랍니다.”

“원인은 찾았나?”

원장의 물음에 소화기 외과 주임이 고개를 흔들었다.

“가보게.”

원장은 무서울 정도로 심각한 얼굴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다들 각자 진료과에 전화해서 무슨 상황 없는지 확인해 보도록.”

원장이 말을 꺼내기 전에 의사들도 모두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는데 원장의 허락이 떨어지자 다들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룸 안이 순식간에 시장통처럼 어수선해졌다.

잠시 후, 룸 안은 또 완전하게 고요해졌다.

“감염으로 보이는 케이스가 있답니다.”

“우리도.”

“두 건 발생. 1인실로 옮겼다고 합니다.”

의사들이 하나하나 보고하는 동안 곽종군만 이상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곽 주임, 자네는? 감출 것 없네. 응급의학과에 오가는 사람이 많으니 감염 인수가 많아도 정상이지.”

원장 오지생은 심각했지만, 곽종군에게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곽종군은 입을 삐죽이며 ‘이 몸은’이라고 시작하려던 말을 삼키면서 대답했다.

“우리 응급의학과는 원내 감염 증상이 없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지.”

원장은 별말 없이 직접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원감과 사람 불러서 최근 원내 감염 상황 보고하라고 해.”

오지생 원장은 직접 운전해서 병원으로 돌아갔고, 성격을 잘 아는 원장 비서는 긴장한 채 뒷좌석에 앉아 있다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급하게 사람을 부르러 달려갔다.

원장이 너무 저기압이라 잘못 건드렸다가 불똥이 튈 것 같았다.

잠시 후, 조금 전까지 회식 자리에 모여 있던 BOSS들이 병원에 남아 있던 각 진료과 주임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새로 리모델링한 화려한 회의실에 밀림의 고릴라처럼 각 진료과 주임이 모두 둘러앉았다.

“다들 원감 제대로 했어?”

“주에 두 번씩? 근데 왜 보고 하는 사람이 없었지.”

“신경외과에서 사람이 둘이나 죽었대. 그런데도 한 마디 없었다는 거 아니야.”

“신경외과에서 사람 죽는 게 별일 아니라 그랬겠지.”

병원에서 하는 대화는 잔혹하기 마련이었다.

각 과 주임들은 서로 정보를 교류하면서 어떻게 원감과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울까 고민했다. 혹은 어느 과가 됐든 상관없었다.

어느 진료과든 해마다 크고 작은 원내 감염 사고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원내 감염인 폐 감염 발병률이 0.5%에서 5%에 달했고 운화병원도 비슷했다.

역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위염도 때마다 원감과에서 설교 케이스로 꺼내는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그러나 진료과 내부 감염이 온 병원으로 퍼졌을 때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결론 났나?”

원장은 인사도 미소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 바로 시선을 원감과 주임에게 던졌다. 다른 진료과 주임들은 괜히 맨 처음 두들겨 맞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조용히 자리를 찾아 앉아 있었다.

“최근 한동안 원내 감염 상황으로 분석해 본 결과 MRSA인 것 같습니다.”

원감과 주임이 골치 아파 죽겠다는 표정으로 보고했다.

MRSA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감염으로 가장 흔한 다중 내성 감염균이었다.

접두어 없이 그저 평범한 황색 포도알균이라면 그저 페니실린으로 수월하게 없앨 수 있는 하찮은 세균이다. 그러나 메티실린 내성이라는 말이 붙으면 살상력이 증폭하고, 소멸시킬 항생소가 많지 않다. 짜증 나는 건, 각종 항생소 치료법이 소용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것은 설사 신형 항생소를 채택한다고 해도 MRSA 감염은 사망률이 1/5이나 된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하면, 한 번 폭발하면 열 사람 감염됐을 때, 두 사람 죽으면 제어가 잘 된 편이고 실제로는 다섯 명까지 사망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최근 한동안?”

원장이 눈을 부릅떴다.

“한동안 문제가 나타나는 사이 무슨 조치를 했지? 왜 이런 결과가 된 건가?”

원감과 주임은 입이 있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현재 의료 환경으로는 MRSA 검출률이 높아도 너무 높았다. 아무 삼갑병원에서도 검출률이 40% 이상에 달한다. 다만 검출률이 발병률은 아니고 폭발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진료과 하나에 MRSA가 발생했다면 용서할 여지가 있지만, 온 병원에 폭발한다면 그건 빼도 박도 못하는 원감과 책임이었다.

사고는 다른 사람이 치고 책임을 짊어지는 것이 원감과의 일이었다.

한두 번 뒤집어쓰는 것도 아닌 원감과 주임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 병원 원감과 관리에 구멍이 생긴 건 맞습니다. 우선, 감염이 발생하면 주에 한 번씩 모아서 보고하게 되어있습니다. 각 진료과에 감염 케이스가 발생해도 저희가 바로 알 수 없고 전체 분석 관리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MRSA는 확정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입니다. 보통 48시간 이상이죠. 발견되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 여러 감염 케이스가 나온 후에야 뒷북치며 알게 됩니다. 세 번째, 지금 MRSA는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로서······.”

“책임 문제는 나중에 따지고, 일단 지금 상황을 설명하게.”

원장이 듣기 싫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자주 책임을 뒤집어 써온 원감과는 그 방면 기술도 뛰어났다. 진료과마다 그런 특성이 있고, 산부인과 의사는 점점 밤샘 기술을 터득하게 되고, 심장외과 의사는 점점 오줌을 참는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정형외과 의사는 점점 돈 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원감과 주임이 책임 전가 기술 18기를 시전하면 오늘 회의는 끝이라, 원장은 단호하게 책임 추궁을 멈추고는 마음을 달랬다. 원감과 주임도 몰래 한숨을 내쉬고는 원장이 마음을 돌리기 전에 입을 열었다.

“현재 종합한 상황으로 봐서 과거 일주일 동안 호흡기과에서 MRSA 발병 세 건, 종양과에서 두 건, 그리고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서도 두 건 보고 됐습니다.”

그가 보고하는 소리에 각 진료과 주임들의 표정이 모두 심각해졌다.

우선 내과와 산부인과 상황을 보고한 원감과 주임이 외과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신경외과는 세 건, 흉부외과도 세 건, 수부외과는 한 건입니다.”

원장의 표정이 점점 흐려졌다. 외과까지 MRSA가 발생했다면 정말로 심각한 문제였다.

“프린트해서 보여주게.”

원장은 구두보고로 끝내지 않고 옆에서 기록하는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고, 비서가 서둘러 프린트를 작동해서 조금 전 기록한 회의내용을 찍찍 뽑아냈다.

원장은 위에서 아래로 읽어 내려가며 숫자를 기억했다.

“곽 주임, 응급센터엔 아직 감염 보고가 없나?”

끝까지 읽은 원장이 갑자기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저흰 없습니다. 몇 번이나 체크했고요.”

곽종군은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원장은 전혀 믿지 않았고 원장이 입을 열기 전에 다른 주임이 벌써 얼굴을 찌푸렸다.

“곽 주임, 그렇게 나오면 곤란하지. 응급이 원감 블랙홀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센터로 승급했다고 이런 식으로 튈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없는 걸 어떡하란 말인가? 주사라도 한 방 놓아줘? 자네 감염되게?”

곽종군은 강한 전달력 있는 음성으로 또랑또랑 대답했다.

“곽 주임, MRSA는 건강한 사람 몸에도 자주 나타나네. 응급센터에서 발생한다고 창피할 일도 아니고, 이제 위에 보고도 해야 하니 감출 것 없네.”

“정말 없습니다.”

곽종군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의심 가는 케이스는?”

“그것도 없습니다.”

곽종군은 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더 단호한 말투로 이었다.

“안 그래도 다시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보고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보고할 케이스가 없습니다.”

원장은 더없이 심각한 얼굴로 원감과 주임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응급센터에 한 건도 없다니. 그러니까 정말로 원내 감염이었단 말인가?”

그 말에 원감과 주임은 원내 감염이 정말로 원내 감염이 아닌 경우도 있냐고, 외부에서 온 걸 원내 감염이라고 하냐고 속으로 독설을 내뿜었다.

원감과 주임은 곧 말투를 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응급센터는 원감을 아주 훌륭하게 하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요.”

곽종군은 아무런 말 없이 미소 지었다. 오랜 시간 불벼락을 뿜어 온 그는 다른 사람이 헛소리를 한다고 해도 두려울 게 없었다.

“그래서, 응급센터가 가장 규칙을 잘 만들어서 잘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진료과 내부 원감 폭발을 막았다?”

원장의 말투가 진지했다.

“원감 폭발은 단순한 요인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원감 방호 작업을 일부분 잘하면 확실히 원감 사고 폭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방어 처치는 모두 다중 방어고요. 그래서 각 진료과에서 엄격하게 그 일부만 따르거나 대부분을 따르면 폭발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원감과 주임은 그 김에 짊어진 책임을 내던졌다. 그러나 원장은 그렇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원감 규정대로 시행하도록 독려하는 게 원감과가 할 일이지. 일단 그건 접어두고. 곽 주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건가?”

“저희는 능연이 원감을 했습니다. 새로운 원감 조례를 만들었던 것 같군요. 직접 인원을 조정해서 원감을 시행했죠. 지금 보니 아주 잘해온 모양입니다.”

곽종군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면서 조금 전 원감과 주임의 말을 받았다.

“능 선생이라······.”

조금 전까지 회식을 하던 원장은 느끼는 바가 있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능 선생 불러서 물어보도록 하지. 원감 폭발은 재난성 사고 아닌가. 원감 사고가 일어났다면 적극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발전이 있지.”

비서를 보내 능연을 불러오도록 한 원장이 다시 모두를 바라봤다.

“우선 MRSA 발생 규모와 범위를 둘러보고 대응 방안을 내서 위에 보고하자고. 자,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감과 주임은 그 질문에 엉덩이에 불 떨어진 듯 초조해했고, 곽종군은 쪼오금 흡족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몰래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처음엔 그도 능연이 원감 때문에 고생하는 걸 반대했었지만, 그래도 심하게 반대하지 않았다 이 말이다. 그것 역시 리더의 수준 아니겠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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