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직원 고맹은 귤 한 봉지 들고 간담췌외과 너스 스테이션으로 가서 간호사들에게 인사하고는 간호사들 책상마다 귤 두 개를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제일 만만한 간호사를 붙잡고 물었다.
“오늘 하 주임님 봤어요? 기분 어떤 거 같아요?”
“아이고, 고맹 씨. 어쩐 일로 우리 진료과에서 납셨대?”
뒤에 있던 나이 든 간호사가 눈을 치켜뜨며 못마땅한 듯 귤 두 개를 흘겨봤다. 목소리에 놀란 고맹이 다급히 몸을 돌려 인사했다.
“누님, 누님. 제가 잘못했어요. 이번 주엔 내내 술에 쩔어서 살았네요. 안 온 게 아니라 못 온 겁니다.”
“그래, 인기 많겠지.”
“아니고 누님. 제가 사이트 아이디 하나 드릴게요. 한드 많이 보시고, 저한테 이러지 마세요.”
“약속한 거다?”
말 몇 마디에 10, 20 위안하는 동영상 사이트 아이디를 얻은 간호사 이모님은 흡족한 듯 말투도 누그러뜨렸다.
고맹도 하하 웃었다. 제약회사 직원은 선물을 주는 것도 영업 실적에 따라 구분했다. 진료과 주임이라면 통 크게 써야 했고, 어떻게든 상대가 원하는 걸 바라는 대로 이뤄주도록 노력했지만, 간호사에게는 아무래도 조절을 했다. 귤 정도야 얼마든 줄 수 있지만, 동영상 사이트 아이디는 그래도 상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받아야 줄 수 있었다.
착즙 능력이 대단한 나이 든 간호사보다 입구 쪽에 앉은 어린 간호사가 단순했고, 고맹과 나이 든 간호사가 이야기를 마친 걸 본 어린 간호사가 좋은 마음에 고맹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 주임님 오후 내내 나오시지도 않고 사무실에 계세요.”
“기분이 좋다는 거예요, 나쁘다는 거예요.”
“그야 모르죠. 말실수할까 봐 걱정돼서 함부로 말 못 하겠네요.”
간호사도 바보는 아니라서 그 이상은 털어놓지 않았다.
“에이, 제가 뭐라고 한다고요. 그냥 물어보는 거지.”
“아예.”
어린 간호사라도 제약회사 직원의 입에 발린 말엔 쉽게 넘어가지 않고, 상대하고 싶으면 상대하고 듣기 싫을 땐 그냥 흘려넘겼다.
제약회사 직원이 정말로 대단한 걸 내놓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아서였다. 의사들은 하나 가면 둘 오며 들락거리는 제약회사 직원에게 종종 물들지만, 간호사들은 오히려 냉정하게 지켜봤다.
간호사가 입을 닫으니 고맹도 어쩔 수 없었다.
너스 스테이션에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수도 없어 고맹은 그저 웃어 보이고는 쓰린 속을 끌어안고 털 빠진 늑대처럼 비틀비틀 하원정 사무실로 향했다.
똑똑.
문을 노크한 고맹은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이번엔 바로 하원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 주임님, 고맹입니다.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고맹은 불안함이 가시지 않은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사실 고맹은 간담췌외과 의사들과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 담당하는 진료과가 많은 데다가 간담췌외과는 그중에 작은 진료과에 불과해서였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진료과라고 해도 진료과는 진료과고 정기적 약 사용량도 적지 않았다. 고맹의 기억으론 하원정은 그래도 말수가 적은 중년 의사였다. 젊은 축에 끼는 의사라서 실력으로 말을 하기도 했고, 경력이 오래된 진료과 주임 중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아서 고맹은 하원정의 일처리 스타일이 별로 기억나는 게 없었다.
술 마실 때 모습은 그래도 기억이 났다. 고맹은 술자리에서 3초만 있으면 어느 주임이 정말로 술에 취한 건지 취한 척하는 건지, 많이 취했는지 조금 취했는지 구별할 수 있었다.
“아, 고맹? 무슨 일인가?”
하원정이 눈을 치켜들고 물었다.
“곧 명절이지 않습니까. 뭐 필요한 거 없으신지, 와 봤지요. 그리고 작은 선물 하나 드리려고요. 정말 작은 겁니다.”
일단 봉투 하나를 건네니 하원정의 표정은 냉담함이 조금 줄어들었다.
“음, 신경 써줘서 고맙네.”
하원정은 살며시 서랍을 열어서 손으로 쓸어 봉투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고개를 든 하원정은 남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살짝 얼굴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자네 곽 주임 알지?”
“응급센터 곽 주임님이요?”
의문문으로 말을 마친 고맹은 속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주임 사이의 관계는 복잡한 경우가 많아서 제약회사 직원은 함부로 끼어들려고 하지 않는다.
“예, 자주 뵙는 편이죠.”
“능연은? 만난 적 있나?”
고맹은 멍해졌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만난 적은 있지만, 정말 얼굴만 본 사이입니다.”
“소화기 외과는?”
“거의 없네요.”
“음······.”
하원정이 말꼬리를 길에 늘이며 계속했다.
“능연이 오늘 소화기 외과에서 응급 간 수술을 한 건 했네. 알고 있나?”
“소화기 외과에서 응급 간 수술을요? 너무 간 거 아닙니까?”
“웃겨?”
고맹이 웃음을 터트리자, 하원정의 얼굴이 굳었다.
“아뇨! 아닙니다. 아, 아까 능 선생 본 것 같은데······.”
“같다고?”
하원정이 벌떡 일어났다.
“보호자들이 몰려오더라고요. 병원에 지금 능연 오빠 부대 생긴 거 아시죠?”
“뭐라고?”
하원정이 바보 보듯이 고맹을 바라봤다.
“연예인 팬처럼요.”
“능연이 연예인보다 더 잘생겼지.”
헛기침하며 설명하는 고맹의 말에 그제야 깨달은 하원정이 한마디 하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
“가서 봐야겠네.”
고맹은 순순히 밖으로 나와 하원정의 뒤를 바짝 따랐다.
능연은 병실 구역에서 수술할 환자 신체 진찰을 연달아서 했다. 같은 담낭 수술이라고 해도 환자마다 상태가 달랐고, 몸 상태는 더욱 달랐다.
능연이 마스터급 담낭 절제술, 심지어 그저 전문가급이라도 터득했다면 환자마다 다른 담낭 상태가 자연스럽게 파악될 테니 이런 검사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능연의 현재 실력으로는 신체 진찰이 가져다주는 이득이 컸다.
어떤 환자는 기꺼이, 또 어떤 환자는 그렇게 내켜 하지 않으면서 능연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해주는 신체검사를 받았다.
능연이 병실에서 노인 복부 검사를 하고 있을 때, 하원정이 병실에 도착했다.
“능 선생, 아직 쉬러 가지 않았나?”
능연을 본 하원정은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드러냈다.
“네. 오후에 수술 몇 건 더 하려고요.”
“몇 건 더 한다고? 허허. 소화기 외과에서 응급 수술도 하나 했다면서, 좀 쉬지 않고.”
“안 힘드니까요.”
능연이 하원정을 힐끔 보며 대답했다. 그러자 하원정은 잠시 멍해졌다가 한참 만에 머쓱한 듯 웃었다.
“그렇긴 하군. 몇십 초였는데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겠지.”
능연은 하원정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간 절제도 하는데 담낭 수술도 하려고?”
“네.”
능연은 하원정이 바라는 해명이나 핑계 없이 딱 한마디로 대답했다. 하원정도 곧 능연이 하고 싶은 수술을 하는데 자기한테 해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
“우리 간담췌외과 수술도 빠듯하긴 한데 말이야.”
하원정은 막을 수 있으면 막아보려고 했다. 그러자 능연은 눈에 띄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와드릴까요?”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하원정은 본인이 무슨 헛소리를 한 건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장안민은 계단에서 담배를 물고 지쳐서 말도 하기 싫은 상태로 상대를 바라봤다.
퍼스트 어시는 집도의보다 편하지만, 온종일 바삐 움직인 데다가 거기에 담낭 수술 두 건까지 했더니 이제 젊지 않은 허리와 다리에 무리가 갔다.
이따 또 수술해야 한다. 내일도 오늘 같은 하루일 것이고, 모레······ 모레는 세 시간 걸려 팔채향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절망적인 마음까지 들었다.
계단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장안민은 고개조차 돌리기 귀찮아서 말없이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이따 수술 전에 입도 헹궈야지, 아니면 간호사에게 민망한 잔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평소에 담배를 잘 피우지 않는데, 요즘은 정말 너무 힘들고 정신 집중도 되지 않아서 피우기 시작했다.
“장안민, 쉬고 있나?”
하원정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리자, 놀란 장안민이 담배까지 떨어뜨렸다.
“이거 피우게.”
하원정이 시가를 꺼내 장안민에게 건네고 라이터와 가위도 건넸다. 그제야 살펴보니 하원정도 검지만 한 짧은 시가를 물고 있었다.
“짧은 거라 금방 태워.”
하원정이 손을 까딱거리자 장안민이 냉큼 받아들이고는 하원정이 가르쳐주는 대로 조심스럽게 시가 꽁무니를 자르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살며시 빨아당겨서 연기를 내뱉었다.
“불 좀 더 오래 붙여. 중간이 아직 덜 탔네. 전에 담배 안 피우는 거 같던데?”
“덜 피우긴 하는데, 피우긴 피웁니다.”
“요즘은 많이 피우고?”
“네.”
“스트레스, 밤샘, 담배. 암 3대 위험요소야. 능연하고 수술하는 거, 버틸 만해?”
장안민은 시가 한 모금 빨아당기고는 눈앞의 시야가 가리도록 연기를 뿜었다.
“버텨야지 어쩌겠습니까.”
장안민은 갑자기 하원정 앞에서 솔직히 털어놓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저랑 동기 세 명 중에 제가 제일 느립니다. 뭐든 해야죠.”
느닷없이 갑자기 찾아온 허심탄회한 상황에 마흔 넘은 하원정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장안민의 말은 다른 업계에서는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의사들로서는 피할 수 없는 잔혹 동화였다. 진료과에 동기 의사가 있다면 높은 확률로 미래에 주임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진료과 주임은 하나뿐이고 성공한 자는 뜻도 이루고 명예도 따르지만, 실패한 자는 그걸 견디지 못하면 병원을 떠나 새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하원정 본인은 그런 실패를 겪지 않았지만, 그런 경쟁과 줄을 한두 번 지켜본 게 아니었다.
하워정은 장안민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며 그를 바라봤다. 능연 같은 의사 밑에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과주임 노선을 밟고 싶은 거라면, 한마디 충고부터 해야겠네.”
하원정은 장안민을 지그시 바라보며 덧붙였다.
“능연이 자네보다 젊다는 것 말일세.”
장안민은 아무런 말 없이 시가를 태웠다.
“병원에서 연공서열을 따지는 건 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야.”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장안민을 본 하원정이 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왜? 내가 연공서열 운운한 자격이 없어서?”
장안민이 억지로 웃어 보였다.
“우리 간담췌외과가 이렇게 약체인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나 하원정이 너무 젊어서 그렇지.”
하원정도 오랫동안 그런 생각을 해왔는지, 말이 나오자 술술 내뱉었다.
“운화병원 브랜드 정도면 그래도 대단한 축에 드니까, 우리 간담췌외과에서 정원 모집을 박사 이상으로 올려도 지원자가 수두룩하지. 그런데 바로 쓸 수 있는 부주임급을 끌어 오려면 어떤 조건을 내세워도 다들 고개를 저어. 왜인 줄 아나?”
장안민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가 대답하지 않아도 간담췌외과 의사라면 다 아는 일이었다.
주임 될 생각이 없는 부주임은 모두 쓰레기고, 운화병원은 쓰레기는 모집하지 않는다.
“내가 너무 젊어서 오려고 하는 부주임이 없어. 아니면 나이가 너무 많거나. 그런 의사가 왜 오겠나, 양로자금 모으려고?”
하원정은 웃으면서 장안민을 바라봤다.
“능연이 지금 겨우 스물 몇이지? 걔가 곽 주임 뒤를 이었다가는 응급센터도 대대적으로 물갈이될 거야.”
“아니면 더 높이 올라가거나요.”
장안민도 못할 말 없다는 듯 내뱉고 시가를 깊이 빨아당기고는 바로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다. 하원정도 시가를 다시 물었다.
장안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능연은 진료과 주임에서 머물지 않으리라. 장안민보다 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병원이란 시스템은 실력이 만능은 아니지만 돈보다는 유용했다.
하원정 정도 수준이 되면 적당한 병원을 찾아 제대로 된 진료과를 꾸려 달라고 하고 한 해 천만 위안 이상 경비도 받아 낼 수 있다. 그러면, 간 절제 분야에서 기술에서 한창 하원정을 앞선 능연이라면 어떨까?
간담췌외과가 아니라 따로 간 외과를 개설해도 된다. 능연 기술로는 나중에 간 센터로 발전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알아서 잘 생각해.”
하원정은 시가 맛도 떨어져서 그길로 자리에서 떠났고, 장안민은 천천히, 천천히 벽에 기대서 앞을 바라보며 천천히, 천천히 시가를 피웠다.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원정에게 받는 시가일 것이다.
잠시 후, 장안민은 담배를 끄고 다시 수술실로 향했고 문을 밟고 들어가자 수술복 차림의 능연이 보였다.
“다행이네. 늦은 줄 알았어.”
“다른 사람도 아직입니다.”
“응? 사전 준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안 왔네요.”
놀란 장안민이 ‘음’ 소리를 냈다.
“오늘 어시 간담췌외과 사람이야? 능 팀 사람은 어쩌고?”
“좌 선생하고는 다들 쉬러 갔어요.”
“그래도 자기 팀 사람 있는 게 편하지.”
“선생님 있잖아요.”
능연은 생각하지도 않고 장안민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고 장안민은 순간 멈칫했다.
“손은 씻으셨어요? 수술 준비하죠.”
능연은 고개를 들어 간호사에게 수술 가운을 입혀달라고 눈짓했다.
장안민은 생각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걸어 나가 수술복을 입었다. 잠시 후, 결정을 내린 장안민이 능연에게 다가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능 선생, 하 주임이 아까 날 찾아왔어. 날더러 널 막으라는 말 같은데, 내가 안 받아들였어.”
“절 막아서 뭐 하게요?”
능연은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재빨리 시트를 깔고 소독하며 물었다.
길 가다가 한 번쯤은 마주치게 생긴 낯선 마취의도 준비하는 동안 가십에 호기심을 활활 불태우며 장안민과 능연을 주시했다.
“하 주임은 아마 네가 간 수술, 담낭 수술하는 게 못마땅할 거야.”
“오늘도 간담췌외과 수술이 빠듯하다고 하시던데요?”
“그 뜻이 아니야. 하 주임도 수술 많이 하고 싶다는 뜻이지.”
“아, 그렇게 말씀하시니 알겠네요.”
장안민이 쓴웃음을 지으며 하는 말에 능연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능연은 수술을 많이 하고 싶은 의사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간 수술은 이제 출장 수술만 할게요.”
“출장 수술. 그러네, 출장 수술하면 되겠네.”
장안민은 다시 솔깃했다. 능연이 출장 수술을 하면 조수들도 한 건에 몇백은 버는 수준이라 하루 하게 되면 팔채향 가는 것보다 훨씬 많이 번다.
“이따 좌 선생님이랑 적당한 병원 상의해 보세요. 간 절제 수술은 수술 후 관리가 까다로우니까.”
“오케이. 걱정 마.”
장안민은 대답하면서 적당한 병원이 어디 있을까 머리를 굴렸다. 창서성 주변에 간 절제를 할 수 있고 사후 관리도 잘할 병원은 거기서 거기였다. 능연이 그 병원들을 돌며 간 수술을 하면 앞으로 운화병원 간 절제 수술이 어떻게 될까?
능연의 기술이라면 비슷한 병원에 가서 탁월한 실력을 선보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원정의 실력을 훌쩍 뛰어넘는 실력을 보이게 되면, 능연이 자기를 억누르려고 한다고 하원정이 의심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 장안민이 고개를 들어 능연을 보니 능연은 집중하는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장안민의 마음도 묘하게 진정됐다. 능연이 잘생겨서이기도 하고, 능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차피 하원정을 누를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아서이기도 했다.
“실력이 좋다는 건 대단한 거지.”
마취의의 시선을 느낀 장안민은 골려주고 싶은 마음이 밀려와서 그를 향해 찡긋 윙크했다.
길 가다 한 번쯤은 마주치게 생긴 마취의가 멍해졌다가 순간 눈빛이 환해졌다.
그리고 이어서 마취의는 장안민을 향해 찡긋 윙크로 화답했고 장안민이 턱이 빠져라, 입을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