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388화 (369/877)

저녁에 진료과 일을 마무리 한 곽입청은 한탁 병문안 온 사람들도 슬슬 돌아갔을 거란 생각에 병실을 찾아 능연이 시범 수술을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럼, 능 선생 실력이 정말로 그만큼 좋은 거겠네?”

목숨이 달린 일이다 보니 신중하게 고민하던 한탁이 물었다.

“당연하지.”

곽입청은 아까 고맹에게 이야기했던 스토리를 한 번 더 이야기한 다음 손을 치켜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운화에서 능연보다 간 절제를 잘하는 의사가 있다면 포경 수술 100건 하겠네.”

한탁은 의아한 눈으로 동창을 보고는 웃음을 참았다. 그러자 간병하던 한 부인이 오히려 의아한 듯 물었다.

“비뇨기과에서는 흔한 일 아닌가요?”

“전 벌써 부주임입니다. 지금은 음경 절제를 하면 몰라도요.”

“알았어. 그 시범 수술, 하자고.”

뿌듯한 듯이 하는 곽입청의 말을 더 듣다간 간이 서늘해질 것 같아서 한탁이 냉큼 말을 잘랐다.

그러자 긴 설득을 늘어놓을 준비를 했던 곽입청이 미간을 좁혔다.

“잘 생각해. 시범 수술을 하다 보면 의사가 긴장할 수 있어. 평소보다 못할 수 있다고. 특히 능연같이 젊은 의사는······.”

“그럼 더 조심스럽게 하겠네?”

“그야 물론이지. 그런데 능연 성격이 말이지······.”

“됐어. 신중한 거보다 차라리 긴장한 게 나아. 우리 공부할 때도 그랬잖아. 큰 시험 때 더 잘했지? 평소에 잘 모르던 문제도 술술 풀고. 그게 말하자면······. 그래, 운동선수들도 큰 경기에서 실력을 더 발휘하잖아.”

이미 결심한 듯 조곤조곤 말하는 한탁의 모습에 곽입청은 그것과 다른 거 같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반박하지는 않았다.

“잘 생각해.”

“잘 생각했어. 규칙대로만 하면 나한테 해될 건 없겠지.”

“이야, 뼛속까지 공무원이구나.”

가장 좋은 결과는 못 얻어도 최악의 결과는 아닐 거라 믿는 것 같은 한탁의 모습에 곽입청은 감탄했다.

“그야 그렇지. 마누라랑 합방하는데도 사전에 보고해야 하는걸?”

칭찬받고 기쁜 한탁이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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