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여사 주한은 다음 날 바로 침대에서 내려왔다.
심정지나 뇌경색 같은 환자는 모두 치료 시간이 중요했다. 골든타임 3시간 안에 구조 처치를 받은 환자는 예전처럼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 생활은 대부분 일반인이 보내는 평범한 생활처럼 여전히 따분하고, 허탈하고, 재미없을지 몰라도 어쨌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병세라도 해도 구조 처치 기한을 넘기면 예후가 완전히 달라진다. 생활력을 잃는 건 가벼운 편이고 일상생활 할 능력을 잃어버리는 끔찍한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생활은 어려워지고, 고달파지고, 힘들어져서 일반인이 보내는 평범한 생활을 한다는 것은 꿈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명 여사 주한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로도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운이 매우 좋았다. 건강검진을 받아 숨은 병을 제거하고 완벽하게 수명을 30년 혹은 10년 비명 생활을 늘린 것과 마찬가지였다.
주한과 어깨를 다친 아이 아빠는 수액 걸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누워있었다.
오늘까지인 팔채향 분원 의무 검진을 하는 동안 내보낸 환자가 적지 않지만, 입원 환자는 더 많았다. 그중 대다수 두통 같은 작은 병이었지만, 그래도 침대를 차지하고 누웠다.
팔채향 분원 규모에서 단숨에 침대 80개를 채웠더니 정말이지 걸어갈 공간조차 없었다.
주한 부부가 쌍으로 입원하게 되니 간호사들은 망설이지도 않고 그들에게 커플 침대를 만들어 주어서 20cm 공간을 만들어 냈다.
“나 이제 괜찮아요. 퇴원할 거예요.”
밖을 한 바퀴 돌고 들어온 주한이 퇴원 요청을 했고, 불려온 여원이 먼저 검사를 해보고 입을 열었다.
“심정지 상태에서 구조된 거예요. 병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면, 위험했을 겁니다. 그러니 한 이틀 정도 병원에서······.”
“의사들은 돈 벌 생각밖에 안 한다니까. 나는 일 년 사계절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에요. 얼마나 힘들게 집 산 줄 알아요? 의사들은 하나같이 흡혈귀 같다니까. 의사뿐이 아니지. 바닥 까는 데 평당 40위안 달래. 쳇! 그게 뭐 얼마나 힘들다고. 내가 직접 깔면 돼!”
여원은 병도 혼자 고칠래?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물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쓸데없이 여자랑 실랑이할 이유가 없었다. 싸울 기력이 있으면 아껴서 논문 쓰는 게 훨씬 나았다.
“주한 씨 가족 계십니까?”
여원은 환자 본인과 싸우지 않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요!”
젊은 남자 하나가 뜨거운 물 주전자를 들고 들어왔다.
“주한 씨는 상황을 조금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재발 우려가 있어요. 생명이 위험하다고요. 마음을 놓을 수 없으니 지금은 퇴원할 수 없습니다. 아시겠어요?”
“네.”
“퇴원하면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셔야 합니다.”
잠시 생각하던 여원은 개뿔 소용없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정말로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숙모님, 그냥 이틀 더 입원해요. 의사 선생님이 목숨이 위험하다고 하시잖아요. 그냥 며칠 더 있으면서 안정되고 괜찮아지면 집에 가요.”
젊은이는 나이도 어리고 사회 경험도 적어서 몇 마디에 바로 놀라서 거꾸로 주한을 설득했다.
“입원비는 공짜로 나와?!”
목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자 주한은 손가락으로 젊은이를 나무라며 말을 이었다.
“헛소리 듣지 말고 어서 퇴원 수속이나 밟아.”
“저, 저는 싫어요.”
젊은이는 아무리 주한이 뭐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고, 정신을 차려보니 꼬맹이 의사는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주한은 한숨을 내쉬면서 애 아빠 손을 꼭 잡고 곧 잠이 들었다.
어제 온종일 고함치고 구급처지 받고 하느라 기운이 쪽 빠져있었다.
아이 아빠는 어깨가 아팠지만, 그래도 아이 엄마의 손을 꼭 잡았고 두 사람 모두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주한은 아무리 설득해도 입원은 더 하지 않겠다며 여원을 위협했다.
“계속 여기에 잡아 뒀다가, 나중에 남편이 와서 나 때려죽이면 책임질 거예요?”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된 여원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그럼 심전도 한 번 해보고 문제없으면 반나절 관찰하다가 퇴원하세요. 됐죠?”
“이제 괜찮다니까요?”
여원이 좋게좋게 말을 하니 주한도 고함을 지를 수는 없고, 얼굴을 굳힌 채 대답했다.
“괜찮으면 좋죠.”
여원도 길게 말하지 않고 회진을 종료하고 간호사를 바라봤다.
“31번 침대 소변 검사랑 혈액 검사 서둘러주세요. 이러다가 환자 퇴원하고 결과 나오겠네요.”
“리포트는 한꺼번에 시로 보내서 검사하거든요.”
팔채향에 진단의학과가 있긴 하지만, 직원이 의사 면허도 없을 정도로 실력이 너무 떨어졌다. 그러나 높은 분 친척이라, 평소에 검사 항목은 바로 구병원으로 보내 검사하곤 했다.
검사할 게 생기면 버스 기사한테 10위안 주고 샘플을 보낸 다음에 인터넷으로 결과를 확인하고 프린트하는 게 분원에서 검사하는 것보다 간단하고 정확했다.
의무 검진 며칠 동안 검사할 자료량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았지만, 건강검진으로 먹고사는 구 병원으로서는 감당할 만한 양이었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의무검진하는 동안 자료를 진단의학과 직원이 직접 차를 몰고 가지고 갔다. 의학과 직원이 평생 해 온 일 중에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해요. 31번 자료 사진 찍어서 절 주세요. 제가 재촉할 사람 찾아볼게요.”
여원이 찾을 사람이란 바로 능연이었다.
능연은 두말없이 바로 자료를 ‘의무검진팀’ 단톡방에 올리고 ‘구병원 닥터 왕’을 태그해서 ‘왕 주임님, 심경색 환자가 퇴원을 요청합니다. 이 리포트 우선 검사해 주세요.’ 하고 보냈다.
능연이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리더-호흡기과 홍’도 마찬가지로 ‘구병원 닥터 왕’을 태그해서 ‘동의합니다. 서둘러 검사해 주시길.’ 하고 보냈다.
이어서 ‘곽종군’도 ‘구병원 닥터 왕’을 태그해서 앞의 메시지를 복사해서 보냈다.
구 병원 진단의학과 왕 선생은 단톡방을 확인하지 않았는지 바로 답변하지 않았다.
두 주임 어르신이 발언한 후, 단톡방은 적극적으로 변해서 우선 수부외과 왕해양 주임이 태그 없이 동의한다고 메시지를 남겼고 이어서 일반 외과 주임도 맞장구를 치며 서둘러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무 검진 온 의사들에게 검사 결과가 느리게 나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운화병원이었다면, 진단의학과 의사들은 대부분 연줄로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해도 열심히 일하는 황소, 누런말, 누렁이가 있었다.
그러나 구 병원 진단의학과는 농땡이도가 높았다. 첫째로 건강 검진으로 먹고 사는 구병원엔 검사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이 있어서 일일이 황소를 소환해서 일을 재촉하는 것도 피곤해해서였다. 그리고 일을 적게 하고 돈을 많이 가져가는 것이 구 병원 의사가 생존하는 황금 기준이라서 미루는 게 그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전부터 그런 모습을 언짢아하던 구 병원 주임 어르신들은 곧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고, ‘구병원 소강’이 ‘왕 주임, 어서 서둘러 검사 업무를 완성하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소강은 구 병원의 부원장이었고, 바로 능연의 장인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그분이었다.
그가 발언한 후, 단톡방에 있던 구 병원 의사들이 서둘러 줄을 서기 시작했다.
- 원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 어서 소 원장님 지시를 따르세요.
- 바로 업무를 완성하겠습니다!
‘구병원 닥터 왕’의 발언이 단톡방에 순간 나타났다.
팔채향에서 돌아온 의무 검진 팀은 주 부원장의 마중을 받은 다음, 의교과 간사가 시키는 대로 사진을 찍었다.
운화병원 같은 병원으로서는 이름 없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것이 의무 검진을 하고 돌아온 것보다 더 큰 영광이었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하는 일은 원래 의학 전문가의 존중을 받지 못 하는 일이었다.
주 부원장이 그 자리에 나타난 것만 해도, 의무 검진에서 돌아온 초짜 의사들에게는 모처럼의 예우였다. 사냥개가 돌아온다고 온 집안사람이 마중 나와 줄 서서 기다리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물론 주임 어르신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호흡기과 홍 주임은 아예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는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제약회사 직원의 시간을 조금도 뺏고 싶지 않다는 듯 서둘러 성원으로 달려가 식사자리에 참석했다.
능연은 의교과 간사가 시키는 대로 사진 몇 장 더 찍고 자리를 떠났다. 그의 뒤를 심덕관과 조장이 따랐다.
심덕관은 모든 이가 사라지길 기다렸다가 서둘러 능연을 향해 다가갔다.
“능 선생, 이제 돌아오셨으니 어머니 수술하면 안 될까요?”
마음이 급한 심덕관은 어서 어머니 수술이 끝나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능연은 심덕관을 힐끔 보고는 말을 꺼냈다.
“오늘 수술하려면 사전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늦었어요. 내일 하죠.”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그럼 어제 수술 준비를 했겠죠. 어차피 병원에 있는데 미리 말했으면······.”
심덕관은 순간 언짢아졌다.
“내일 아침에 어머니 수술할 예정입니다. 지금 상태도 안정되셨고 통증도 견딜 만할 테니 바로 할 필요가 없어요.”
능연의 치료팀에 지금은 빈 병상이 있어서 심덕관의 모친 조로는 진작에 입원해서 사전에 수액을 맞으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다.
수술 전 준비는 외과 의사가 가장 중시하는 내과 부분이었다.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은 수술할 때 불량 요인이 되고 제어할 수 있다면 수술 전에 최대한 제어하기 마련이었다.
“돌아오면 수술하겠다고 하셨잖아요. 지금은 안 되고 이따는 됩니까?”
“오늘은 쉬는 날입니다.”
초조해하는 심덕관의 모습에 능연이 그를 힐끔 보며 대답했다.
이제 막 돌아온 건 능연뿐만이 아니었다. 여원과 연문빈도 방금 돌아왔고, 운화병원에 남아 있던 좌자전 등도 편하게 지낸 건 아니었다. 겨우 몇 사람이 수많은 환자를 담당하느라 진작에 지쳐있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응급 수술이라면 모를까, 날짜를 잡아 놓은 일반 수술을 할 필요가 하나도 없었다. 심덕관의 모친 조로의 무릎은 이미 2, 30년 묵은 병이고, 수술 목적도 장기간 이어진 통증과 불편한 걸음 때문이지 최근에 새로 생긴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심덕관도 잘 알지만,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이 김에 화풀이를 하는 것이다. 조장이 등 뒤에서 슬그머니 심덕관을 잡아당겼다.
“능 선생 이제 막 올라왔는데, 바로 쉬지 않고 수술하라는 것도 좀 그렇지.”
조장이 진지한 눈빛으로 심덕관을 바라봤다.
“음.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화가 난 심덕관은 예의를 차릴 여유가 없었지만, 바보도 아니고 엄마가 수술대에 오르기 전에 집도의에게 찍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상대가 이 작은 수술을 며칠이나 미뤘으니, 화를 낼만 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의사였다면 구청장 사모의 수술을 이런 식으로 태만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능연이 관절경 수술에 뛰어나지 않았다면, 진작에 의사를 바꿨으리라. 다른 병원에 가지 않고 운화병원 안에만 웃으면서 고를 수 있는 정형외과 의사가 열 명은 안 되어도 여덟은 되니까.
“아니 이 능연이라는 애, 미친 거 아니야? 의무 검진이라는 건 그냥 의무적으로 하는 건데 그걸 그렇게 진지하게 해놓고 우리한텐 왜 이래? 북경 누구누구 아들이었으면 쟤를 가만히 뒀겠냐고.”
심덕관은 병원에서 멀리멀리 벗어난 후에 툴툴거리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운화에서 심덕관의 부친 이름은 실제로 매우 유용했다. 그보다 더 높은 직급의 자녀들은 거의 운화에 없었다.
창서성은 공직자 자녀들을 높이 추켜세우진 않았지만, 그래도 심덕관은 무슨 일을 하든 편하게 해왔고, 외사촌 조장 역시 이래저래 잘 지내고 있었다.
상대가 공직자였다면 심덕관이 이러지도 않겠지만, 의사가 이런다는 생각에 언짢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중에 언제나 조금 더 침착한 편이었던 조장이 웃으면서 그를 달랬다.
“능 선생은 그런 생각 같은 거 안 할 거 같아.”
“그런 생각하면 저런 식으로 굴겠냐.”
“올해 대학 졸업했다잖아.”
“음, 정말로 그렇게 젊다고? 잘생겨서 어려 보이는 줄 알았는데.”
“응, 진짜로 그렇게 젊어. 우리처럼 생각이 많으면 능력자가 못 되나 보다. 성립이나 운화병원 다른 의사들은 적어도 마흔 넘어야 유명해지잖아.”
“요사스럽네.”
“요사는 무슨. 순수해서 그렇지. 형이 생각하는 그런 건 전혀 생각 안 하니까.”
심덕관은 조장이 웃으면서 하는 말을 반박하고 싶었지만, 입에서 빙빙 맴도는 그 말을 삼키고 다를 말을 했다.
“순수가 무슨 개뿔 소용이 있어. 내가 매천귀였으면 머리통을 바닥에 비볐을 텐데.”
매가 어르신의 아들인 매천귀는 그들 같은 급에서는 말도 못 할 정도로 높은 사람이었다.
“그 매천귀도 그렇게 안 했잖아.”
“어? 그러네, 매천귀 성격이 아닌데.”
조장의 말에 심덕관이 멈칫했다. 조장은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속으로 능연의 가치를 결정하는 건 태도가 아니라 기술이니까 그렇다고 생각했다.
능연은 태도로 밥 벌어먹는 사람이 아니었다.
몇 시간 후, 심덕관도 차차 깨달았다.
그는 시뻘게진 눈으로 병원 큰 시계를 바라봤다.
지금은 새벽 2시, 간호사들은 벌써 빈번하게 병실을 들락거리며 수술 전 준비를 했다.
구청장 온 가족과 친척, 부하들도 시뻘건 눈으로 병실 혹은 복도에 서서 묵묵히 시중들거나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말수가 적어졌다.
그래도 조로는 구청장 부인이라는 특별 대우로 오늘 첫 수술을 받기로 했다.
병원 사정대로 배정했다면, 첫 번째 수술은 원래 증상이 복잡한 환자에게 돌아간다.
구청장 부부는 그에 대해 흡족해했지만, 심덕관은 조금 멍한 상태였다. 그는 평소에 새벽에 겨우 잠들었고, 시간을 다시 한번 살펴보니 지금쯤 꿀잠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일찍 일어나려고 어제는 두 시간 일찍 침대에 들었지만 결국 잠이 들지 않았고, 심덕관은 지금 날밤을 새운 기분이었다.
“환자분 이제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간호사가 한마디 하고는 검사를 한 번 더 하고 환자를 밀고 갔다.
심덕관 등이 다급하게 따라가서 수술실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렸다.
“오늘 첫 수술이라, 의사 상태가 제일 좋을 테니 괜찮을 겁니다.”
“능 선생은 축 원사가 추천한 의사잖니. 문제없을 거란다.”
“형수님 건강하니까, 수술은 순조로울 테지.”
친척과 부하들은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구청장 가족들은 점점 답답해졌다.
조로가 수술실에 있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르는데 가족들 기분이 편해질 리가 없었다.
심덕관은 수술실 문을 바라보며 열심히 마음을 다스렸다. 능연이 작은 실수만 해도 일은 심각해지리라. 그는 본인이 능연을 재촉한 바람에 이렇게 이른 시간에 수술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심지어 후회되기 시작했다.
“흠, 아버지. 그냥 가서 쉬세요. 제가 기다리면 됩니다. 수술 이제 막 시작해서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앞에 서 있는 부친을 바라보던 심덕관이 다가가서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렸다.
“수술 순조롭게 끝났습니다. 내일 아침 회진해보고 문제없으면 바로 재활 시작할 겁니다.”
좌자전의 코치로 능연이 직접 나와서 통지했지만, 내용은 지극히 간단했다.
“나, 나왔단다!”
스트레처 카에 누운 조로가 능연 뒤를 바짝 따라 나왔다. 반신 마취를 했고, 환자의 특수한 신분 때문에 수술 준비도 매우 충분해서, 수술이 시작하자 조금도 지체되는 것 없이 바로 끝나서 정신도 매우 맑았다.
베개를 베고 흥분해서 손을 흔드는 조로의 모습에 초조하게 기다리던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었다. 이건 미리 약속해두었던 분위기랑 너무 다른데?
엄숙 긴장하게 맞이하기로 했는데?
마취의, 너 약 잘못 놓은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