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431화 (412/877)

“능 선생, 지금 환자 상황 괜찮은 거죠? 언제쯤 퇴원시킬 생각이십니까?”

서은은 능연이 말이 통하지 않자 바로 방법을 바꿔서 기술 쪽으로 접근했다.

곁에 있던 의사들도 그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몰려 들어서 하나같이 손을 공손히 모으고 목을 빼고는 흥미진진하고 온순한 모습으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하는 표정을 지었다.

요즘 같은 시절엔 기술을 배우고 싶은 의사라면 그 정도 아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늘 운화병원에 온 의사들은 모두 능연이 표현한 기술에 흥미가 있었다. 곽명성을 포함해서 북경 병원으로 가자고 요청을 하든 간 이식 요청을 하든 모두 능연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혹은 훔치고 싶어서 아부하는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능연은 별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저 다들 환자에게 관심이 있는 줄 알고 모두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꺼냈다.

“내일 상황 보고 호전되면 일반 병실로 갈 겁니다.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오도록 시도해보고 순조로우면 일주일이면 퇴원할 겁니다.”

“대단하네요. 기초 질환을 여러 가지 앓고 있는 73세 환자가 간 절제 수술 후에 일주일 만에 퇴원이 가능하다니요.”

서은은 사실을 말하면서 모든 사람의 동의를 얻었다.

“환자의 기초 질환을 처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암세포를 최대한 빨리 제거하는 수술은 확실히 어렵죠.”

“저강도 화학 치료를 단 한 번 진행했을 뿐이라고 들었습니다. 환자의 면역 계통에 아주 좋은 소식이지요.”

맞장구치는 말이 이리저리 오가며 다들 하나같이 능연을 추켜세웠다.

열정적인 성원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상황에서 쓰는 말이다. 스타를 향한 열정적인 성원은 그의 마음을 움직여 같은 드라마에 나오려고 하는 것이고 의사의 행동도 사실 비슷했다. 여기 의사들도 다들 능연과 함께 비슷한 수술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쨌든 단순한 간 절제는 요즘 같은 시절에는 흔해서, 암을 앓고 있는 간 정도 되어야 도전할 만했다.

능연은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자기가 알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서은은 유심히 듣는 척 듣다가 자기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말을 잘랐다.

“능 선생, 동영상에서 한동안 소리 없는 구간이 있던데, 그때 무슨 말씀을 나눴죠?”

다들 궁금해하던 화제라 사람들은 순간 모두 입을 다물고 능연을 바라봤다.

“수술 느낌 문제를 토론했습니다.”

“수술······ 느낌? 옛날 외과의처럼?”

서은이 막 병원에 들어왔을 때는 외과 의사에게 병리 검사나 각종 검사를 하는 습관은 없었고 암세포 확산 범위 판단도 매우 주관적이었다.

그 시절에는 의사마다 수술 후 생존 시간이 크게 달랐다. 하지만 조금 잘랐다고 해도 오래 사는 것만은 아니라서 그럴 걸 보고 수술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너덜너덜한 병소를 어디를 더 많이 자르고 어디를 덜 자르는지, 그게 바로 외과 의사의 시험이었다.

서은은 열렬한 눈으로 능연을 바라봤다. 그가 모셔온 스승이 한둘도 아닌데, 지금으로서는 기구 스킬이 아닌 의사 자신의 직감에 더 의존하는 이런 의사가 더욱 존경스러웠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능연은 고개를 들어 서은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고, ‘그 옛날 의사들처럼······’ 하고 설명하던 서은은 갑자기 능연의 나이를 떠올렸다. 스물 몇 살이면 그런 시대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나이다.

“능 선생은 그 수술 감각을 어떻게 배우고 연습했나요?”

그때 곽명성이 헛기침하며 서은이 묻고 싶어 하는 말을 대신 물었고, 능연은 그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인생이란,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너무 않았고,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특이한 분위기를 감지한 의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봤다. 병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질문을 던지면 상급 의사들은 그저 웃기만 하고 ‘설명하기도 귀찮구나, 다 알게 될 거다.’라는 듯 격려하는 표정을 지었다.

능연은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갔고, 여원과 좌자전이 그 뒤를 바짝 따랐다. 좌자전은 걸음을 서둘러 엘리베이터의 문을 눌렀다.

능연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자 좌자전이 엘리베이터 입구에 섰고, 엘리베이터 밖의 의사들은 들어가자니 눈치가 보였다.

“능 선생.”

그러나 서은은 눈치도 보지 않고 몸을 비틀어 안으로 들어갔다.

“능 선생, 우리 경화 6병원으로 가서 지도 수술 몇 건 해줄 수 있겠습니까?”

명백한 출장 수술 요청에 좌자전의 입가가 저도 모르게 실룩였다.

북경으로 가서 출장 수술이라니. 운화병원 같은 지방 병원으로서는 굉장히 쓸모 있는 허풍거리였다. ‘우리 00병원 00과 얼마나 대단하게? 북경 병원보다 낫다고. 전국 3등이야.’ 이런 말이 보통 그런 식으로 허풍떨며 나온 것이다.

물론, 대부분 의사는 북경에 출장 수술 갈 기회도 없고 학회 한 번만 참석하고 돌아와도 그렇게 허풍을 떨었다.

곽명성은 능연이 바로 승낙할까 봐 눈꺼풀이 튀었다.

곽명성은 능연을 직접 출장 수술에 초빙할 수가 없었다. 출장 수술이란 해당 병원 해당 진료과에서 해결할 수 없어도 다른 의사를 초빙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상급 병원에서 하급 병원으로 출장 수술을 간다. 성 병원 대빵이 지시급에 가고, 지시급 대빵이 현급으로 가고, 혹은 북경 대빵이 전국을 돌아다니고. 서은 같은 의사가 지방 병원 의사를 북경 병원으로 요청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물론 경화 6병원은 병원 서열에서 높은 편이 아니었고, 서은은 염치없기로 유명해서 곽명성이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곽명성은 스승 빙지상 교수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곽명성은 자기가 원래 생각하던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능 선생, 북경에 오신다면 우리 과에서 간 이식 수술을 준비하겠습니다. 우리 팀에 합류해서 한 번 해보시죠.”

팀에 합류한다는 건 출장 수술만큼 체면을 버리는 일이 아니었다.

능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서은이 벌써 눈을 부릅떴다.

“간 이식이 대단합니까?”

“네.”

곽명성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능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원래 그의 하루 일정 플로우대로 응급실로 향했다. 회진하고 수술하고 남는 시간엔 항상 응급실로 가서 작은 수술을 하며 즐겼다.

학교였다면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재미있는 책 한 권 골라 오후 내내 버텼을 것이다. 말을 거는 여자들이 대폭 줄었고, 쌓이는 쪽지, 편지, 종이학 같은 것도 한꺼번에 모아서 가지고 가면 되어서 일일이 답장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었다.

응급실엔 긴장감이 가져다준 고요함이 있었다. 응급실의 긴장감이 마음에 평온을 주었다. 그리고 냉정한 사고방식이 병세를 판단하기 더 좋게 했고.

능연은 그런 느낌을 좋아했다.

응급실 의사들도 능연이 수시로 와서 돕는 데 익숙해졌다.

운화병원 응급의학과 의사들도 듀티대로 움직였고, 처치실, 응급처치실, 약처방 파트 모두 다른 진료팀에서 로테이션 돌면서 관리했다.

능연의 치료팀은 응급 책임이 없고, 능연 본인은 듀티 의무가 없어서 그가 응급실에 있을 때는 예정 밖의 인원이 되는지라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당연히 좋아했다.

외부에서 온 의사들도 속속 그를 따라 응급실로 들어왔고,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얼떨떨해져서 중년 하얀 가운 의사 무리를 바라봤다.

“맞아. 능 선생은 응급의학과 의사지.”

“그러게요, 까먹을 뻔했네요.”

“능 선생 기술이 응급의학과에서도 나타나겠군.”

그때 환자 하나가 어깨를 부여잡고 걸어서 처치실로 들어왔다.

능연은 바로 앞장서서 환자가 어깨를 힘껏 누르고 있는 손과 수건을 치우고 잠시 살피다가 큰 소리로 데브리망 키트를 요구했다.

그리고 외부 각지 병원에서 온 스물 남짓한 의사들은 능연이 완벽한 데브리망 봉합을 하는 것을 지켜봤다.

과정을 끝낸 능연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고 매우 흡족한 눈빛이었다.

오로지 능연의 귀에 시스템 알람이 들렸다.

- 퀘스트 완성: 통증 해소

- 퀘스트 목표: 환자 300명 통증 해소

- 퀘스트 보상: 중급 보물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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