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 6 병원 식당에 즐거운 웃음꽃이 피었다.
하얀 가운과 수술복을 입은 의사들은 천금을 줘도 바꾸지 않을 손가락을 놀리며 접시를 들고 뛰어다니면서 순두부를 펐다가 또우찌앙을 펐다가 난리였다.
오늘 아침은 돈 낼 필요가 없는, 경화 6 병원 몇 년 이래 가장 통 큰 아침 모임이었다.
새벽에 집을 나서 병원에 와 수술한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더 일찍 온 의료진들도 하나같이 들어와서 순두부와 또우찌앙을 마음껏 즐겼다.
장안민은 단숨에 순두부 두 그릇을 비우고 루주와 전병도 먹고 두유를 따라놓고는 이득을 본 사람의 기쁜 표정을 발산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가난해서 속옷도 못 갈아입는 형편인 좌자전은 반평생 가난했던 중년 남자의 경험을 발휘하며 시간 걸리는 순두부는 먹지 않고 일단 단숨에 또우찌앙 세 그릇을 비우고 요우타오를 테이블에 옮긴 다음 능연이 먼저 먹는 걸 지켜보고는 다시 가서 루주를 가지고 와서 다시 능연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또 또우찌앙 두 그릇을 먹고 자기도 배가 고프지 않고 윗사람도 초조할 일이 없을 때 다른 음식을 가지러 갔다.
여러 스승을 모시고 성장한 서은은 북경 의사로서 자존심도 없이 동료가 보는 앞에서 능연을 위해 조미료를 뿌리고 젓가락을 건네고 테이블을 닦고 티슈를 건네면서 아침 식사마다 특색을 설명했다.
그렇게 식사하면서 주인과 손님 모두 즐거워했다.
마지막엔 6 병원 주방장들이 간까지 내주어서 크게 환영받았다. 의사들은 어린아이처럼 자기 몫으로 맡아온 간을 자랑했다.
“좌외엽 상단, 여기가 제일 맛있는 데야.”
“나는 좌내엽.”
“이건 방엽이야. 조금 두꺼운 부분이지.”
“능 선생이 오늘 자른 아랫부분이랑 비슷해. 안 그래? 아이고, 이 돼지는 암에 걸린 게 아니길.”
“한 살 안 된 돼지가 원발성 간암이라고 해도 그게 티가 나겠어? 거울이나 비춰봐, 당신한테 그럴 운이 있겠냐?”
능연은 재미있다는 듯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을 먹었다. 능연이 즐거워하는 걸 본 서은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식당 주방장은 싸구려 재료일수록 그럴싸한 걸 잘 만들죠. 전에 막 병원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간을 자주 먹었답니다. 그리고 토끼 고기도요. 그때 토끼로 자주 연습했거든요.”
“그렇죠. 돼지 간은 별로 안 비싸니까요.”
좌자전도 간을 집어서 재빨리 입에 밀어 넣고 웅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돼지 간을 사람한테 이식할 수 없는 게 아쉽네요. 그게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관련 연구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과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능 선생, 이따 좀 쉴 겁니까? 이제 토론회 열어야 하는데 언제 열까요?“
”바로 시작하죠.“
”네.“
서은도 능연이 그럴 거라 생각했었다. 능연이 쉴 생각이 있었다면 어제부터 쉬지 수술 끝나고 쉴 이유가 없었다.
능연이 배불리 먹고 테이블이 깨끗해진 걸 본 부원장 왕안지가 싱글벙글 그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역시나 토론회 이야기를 꺼냈다. 그들로서는 수술도 수술이지만 토론회도 중요했다.
토론회로 결론을 얻어야 기술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운리 제약에서 연 설명회보다 간단했지만, 의사들은 더 많이 모였다.
맹삼도 회의실로 섞여서 들어갔고, 출근해야 하는 흑 선생은 그와 함께하지 못했다.
의사들은 두서없이 큰 회의실에 자리했다. 이런 수준의 설명회는 주최 측에서 다다익선을 바라서 참여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다.
회의실의 큰 스크린에 곧 그날 수술 장면이 재생되었다.
왕안지는 웃는 얼굴로 능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능 선생, 오늘 토론회는 능 선생 때문에 연 거니까 먼저 설명해주는 게 어떤가?”
능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양하지 않고 바로 레이저 펜을 집어 들고 잠시 기다렸다.
“지금 재생되는 부분은 절개 부분입니다. 음, 위치 선정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MRI를 보고 불규칙 간 절제 수술을 계획했습니다. 규칙 간 절제보다 수술 중 출혈을 제어할 수 있고 수술 시간을 감소할 수 있습니다. 수술 시야를 충분히 드러내기 위해서 현재 절개구를 선택했습니다. 절개구 거리도 잘 제어해야만 했고요.”
절개구 하나로도 능연은 길게 설명했다.
영상이 진행될수록 설명해야 할 게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촉박하니 능연의 말은 점점 빠르고 간단해졌다.
“간 전이가 발견됐죠. 간 내 전이는 무서울 게 없습니다. 처리만 잘하면 되니까요. 중점은 수술 시간이죠. 고령 노인은 버티지 못하니까요. 아, 이건 문정맥 처리 중입니다. 문정맥은 간장 수술에서 가장 쉽게 부딪히는 복잡한 문제죠, 여기서 특수한 방안을 채택했습니다.”
요 며칠 진행한 간암 수술이 능연에게 완전히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마스터급 간 절제 수술은 이미 능연이 모든 걸 꿰뚫을 수 있게 했고, 지금 일부러 수술 난도를 올리고 나니 그의 기술 수준에 알맞아서 능연은 자기만의 총결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가상 인간을 사용하지 않아도 능연의 총결로도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일정하게 올릴 수 있었다.
현장의 의사들도 매우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히 북경 의사들은 외국 선진 경험이 많지, 횡 교류의 기회는 정말 드물었다.
횡 교류라고 해도 대부분 북경 의사가 출장 수술 가고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의사들은 대부분 제법 진지하게 들었는데 맹삼은 점점 짜증 나고 귀를 긁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더 못 기다리겠어.”
맹삼은 미간을 잔뜩 좁혔다. 아부하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면서 여기서 더 기다렸다가 능연의 가치가 점점 더 치솟을까 봐 걱정이었다.
맹삼은 허리춤에 낀 가방을 툭툭 두드렸다. 안엔 10만 위안이 든 현금카드가 있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적은 금액도 아니었다. 맹삼은 이 정도면 성의 표시는 됐다고 생각했다. 맹삼은 10만 위안을 옆에 끼고 그대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드디어 토론회가 끝날쯤, 맹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옆 방으로 가셔서 식사하시면 됩니다.”
제약회사 직원 몇이 갑자기 회의실에 나타나 소책자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맹삼에게 책자를 건넨 직원은 더욱 분위기가 특별했다.
“그쪽도 운리 영업직원?”
맹삼이 의아한 듯 상대를 봤다.
“그건 아니고요. 그냥 능 선생을 좀 도우려고요.”
자주 세컨드에게 선물하는 맹삼은 단숨에 전칠의 손에 들린 가장 저렴한 것이 10만 위안인 에르메스 버킨백이라는 걸 알아봤다. 가방을 따라 올라가 보니 테디베어 롤렉스가 보였고 그것도 적어도 10만 위안부터이리라.
맹삼은 갑자기 당황스러운 마음에 10만 위안이 담긴 서류 가방을 툭툭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