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443화 (424/877)

능연은 환타석을 들고 더 고르기 귀찮아서 손에 들고 빙빙 돌렸다.

두 원사는 의지를 불태우며 사장이 문외한인 틈을 노려 좀 더 건지려고 했지만, 여러 번 시도해도 실패했다.

오히려 이학초가 환타석을 더 내오라고 해서 능연 손에 들린 것과 비슷한 크기의 돌을 몇 개 골라 두 원사가 모르게 핸드폰을 꺼내 들어 몰래 계산했다.

두 원사의 명성을 듣고 몰려온 한가한 사람들도 물건을 고르지는 않고 구경하면서 카운터에 몰려 있었다.

사람이 많으니 말도 많았다.

사장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저으며 철 카운터 위에 돌들을 쓰레받기에 쓸어 넣었다.

“문 닫아야겠소. 내일 아침에 다시 오세요.”

“나는 아직 안 골랐네!”

“쉴 때는 쉬어야죠. 다음에 다시 오시죠.”

두 원사가 고개를 치켜들었지만, 사장은 손을 내저었다.

두 원사는 멍한 상태로 가게 밖으로 쫓겨났다.

거리에 햇살이 눈부시게 빛났고 아무리 봐도 문 닫을 시간이 아니었다.

“됐다. 안 판다니 그만이지 뭘. 여기 사장, 참······. 이상한 사람이구만.”

두 원사가 손자를 보며 싱긋 웃었다.

“이상하기만 하게요. 능 선생님 처음 오는데 건질 줄 몰랐네요. 그 환타석, 작긴 해도 천 위안은 합니다. 880이면 너무 싼 거예요. 나중에 다시 팔면 두 배도 받을 수 있습니다.”

손자가 능연에게 하는 말에 두 원사는 몹시 언짢은 듯 툴툴거렸다.

“능 선생이 직접 고른 거지. 능 선생,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게. 내가 꼭 하나를 골라서······.”

“이제 돌아가야 합니다. 수술 전 준비할 게 많아요. 나중에 퇴원하시고 골라도 되잖습니까.”

능연이 진지하게 말했다.

“퇴원한 다음에 어떻게 될지 누가 안다고. 그렇게 급한가?”

“예.”

두 원사가 할 수 없다는 듯 묻는 말에 능연이 앞장서서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가로수길과 파란 벽돌 벽이 옛 느낌과 현대 느낌이 융화한 햇살이 비추는 양고기 골목은 시간이 만들어낸 런웨이처럼 보였고 능연이 그 사이를 걸으니 수많은 시선을 받았다.

능연은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코를 벌름거리며 오른쪽 가게를 바라봤다.

훈제 오리 구이를 파는 작은 술집이었다.

“훈제 오리 구이 먹어요. 내가 살게요.”

“좋아요.”

능연이 고개를 돌려 전칠에게 말하자 전칠이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작은 술집으로 들어갔다.

두 원사는 거리에서 서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급하다면서?”

뒤를 따르던 좌자전이 앞으로 계속 가라고 손짓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능 선생은 환자가 어서 병원에 가야 해서 급하다고 한 거였으니까요. 환자가 병원으로 가기로 결정 내렸으니 본인은 급할 게 없죠.”

두 원사가 반박하려고 하는데 좌자전이 곁에 있는 손자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뭘 멍하니 보고 있어요? 할아버지 모시고 병원 가야지. 내일 수술할 사람인데 언제까지 밖에서 어슬렁거리려고요!”

“할아버지, 우리 일단 병원 가요. 가서 천천히 이야기해요.”

헐값에 물건 줍는 생각에서 그제야 벗어난 손자가 다급하게 말했다.

“나도 오리 구이 좀 먹으면 안 되나?”

“안 됩니다. 수술 전 음식은 엄격히 관리합니다. 나중에 마취했을 때 음식이 식도에 걸리는 수가 있어요.”

좌자전은 이제 두 원사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 그는 끝까지 추궁하는 스타일이었고, 그냥 안 된다고만 설명해서는 통하지 않았다. 그는 의구심이 엄청나게 강한 사람인데 이유를 잘 설명하면 반박할 근거가 있기 전까지는 고분고분해졌다.

환자마다 다른 방법으로 설득하는 건 의사에겐 에너지 분배 문제였다. 그러나 오늘 같은 경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두 원사는 특권을 부릴 만한 사람이었고 좌자전도 그 정도는 할 뜻이 있었다.

두 원사 일행은 재빨리 양고기 골목을 떠나 경화 6 병원 병동 구역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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