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연은 주문을 마치고 심사하는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옛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는 특별한 건 없지만, 불편하지도 않았다.
규모가 작은 가게는 2층, 3층 공간 모두 그다지 크진 않았다. 널찍하게 테이블 6개를 놓고 룸도 4개 있었다. 테이블 사이에는 칸막이로 대충 막아 놓았고, 장사가 제법 잘 되는지 테이블 반이 차 있었다.
능연과 전칠은 둘이 작은 테이블에 앉았다. 이학초는 같이 식사하자는 말을 거절하고 다른 가게로 갔고 검은 옷을 입은 보디가드 둘은 칸막이 양쪽에서 기세 좋게 서 있었다.
전칠은 단정하게 능연의 맞은편에 앉아 곁눈으로 양쪽을 살피면서 미안한 듯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집에서 보낸 사람들이라 어쩔 수 없어요. 따돌리면 집에서 걱정할 거예요. 혹시 너무 싫으면······.”
“괜찮아요. 공공장소는 원래 사람이 많고 쳐다보는 사람도 많죠. 습관 됐어요.”
능연이 침착하게 대답하자 전칠이 바로 웃음 지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됐어요.”
그리고 금세 오리가 테이블 위로 올랐다.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식당이라 오리 구이를 손님 앞에서 썰어주지 않아서 형식감이 조금 없었다. 하지만 오리 자체는 잘 구워져서 바삭바삭한 오리고기 껍질이 두툼하니 기름도 반지르르해서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다.
입에 넣었더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맛이었다.
자기랑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는 전칠의 모습에 능연이 저절로 미소 지었고 전칠은 눈앞에 오리고기에서 빛이 난다고 생각할 만큼 기뻐했다.
“바삭바삭하네요.”
전칠이 우아하게 평가내리면서 고기를 두 입에 나눠 먹었다.
“정말 바삭바삭하네요.”
능연이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겉이 바삭바삭한 오리 구이는 전통적인 오리 구이가 아니다. 특히 전취덕(*북경 전통 오리 구이집)이 정통이라고 따지자면 부드러운 오리 구이야말로 진정한 오리 구이의 표준이었다.
그러나 능연은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았다.
전칠은 더욱 개의치 않았다. 집안 셰프가 더 맛있게 만들지는 몰라도, 오늘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지 않은가.
비슷한 시각, 두 원사는 침대에 누워 지루하고 짜증 난 듯 주변을 둘러봤다.
원사 우대로 1인 병실을 받았지만, 하얗고 퍼런 벽은 아무리 봐도 짜증이 났다. 순백색 시트, 현대화된 다기능 침대, 그리고 복잡한 호출 시스템도 자신의 허약함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원사님, 주사 놓을게요.”
수간호사가 간호사 둘을 데리고 들어왔다.
“잘 부탁하네.”
두 원사가 체면을 차리며 대답했다.
“저희가 할 일인걸요. 왕 원장님도 신신당부하셨어요. 원사님은 국가 대들보이니 최고로 모셔야 한다고요.”
수간호사는 농담조로 그렇게 말하고는 곁에 있는 간호사 둘을 가리켰다.
“그래서 최고 수준의 간호사를 데리고 왔습니다.”
두 간호사는 나대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제 할 일을 하며 붕대를 소독하고 주삿바늘을 들고 원사의 정맥을 정확히 겨누고 찔렀다.
“두 원사님 혈관이 참 약하네요.”
“피부도 약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