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456화 (437/877)

동황구 병원 일반 외과 큰 주임은 특별히 외과 담당인 부원장을 불러 존중을 표시했다. 새로운 수술 방식 전개라는 건 병원 1급 고위층이 지지해줘야 일이 쉬웠다.

고위층 둘이 몇 분 일찍 1층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초짜 의사 몇이 환영 준비를 순조롭게 하는 걸 보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차 네 대의 작은 행렬이 동황구 병원 문 앞에 섰다.

능연, 축동익, 빙지상 등이 앞다퉈 차에서 내려 웃고 떠들면서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부원장은 바로 얼굴에 미소를 드러냈다.

“음, 잘했군. 축동익 원사와 빙지상 교수까지 오다니. 오, 이천원 주임도 왔군. 잘했어!”

병원에 온 사람들을 보며 부원장은 마음속으로 이미 일반 외과 주임의 건의를 동의했다.

백만 위안 정도 드는 수술은 동황구 병원으로서 큰 숫자도 아니었고, 다 함께 화기애애하게 대담을 나누는 사진만 찍어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그는 큰 주임을 이끌고 로비 안으로 들어서서 바로 빙지상 교수의 손을 잡았다. 물론, 북경에 있는 인물이 가장 중요했다.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부원장은 빙지상 교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고, 빙지상도 어쩔 수 없이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환영 의식은 곧바로 공식 활동이 되어서, 빙지상과 축동익이 발을 뺄 수가 없었다.

능연은 여전히 자유로웠다. 사실, 부원장도 능연과 악수하고 사진 찍고 싶지 않았다. 능연의 이름값은 창서성에서 유명했지, 북경에서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사진을 찍었을 때 대비되는 느낌 때문이었다. 부원장은 능연 옆에 서서 늙어 보이고, 못 생겨 보이고, 몸매 안 좋아 보이고, 분위기도 없어 보이는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능연은 완전히 개의치 않고 상대방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슬렁거리면서 동황구 병원 응급의학과로 들어갔다.

동황구 병원은 경화 6 병원보다 약해서 중요한 진료과는 상대적으로 잘해놨지만, 응급의학과 같은 진료과 레이아웃은 명백하게 보통이었다.

능연은 눈으로 살피면서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동황구 병원 의사 하나가 좌자전의 지시를 따라 더 천천히 어슬렁거리면서 능연의 뒤를 따랐다.

‘요즘 전문가들 정말 짜증나네. 점점 젊어지고 까다로워지고. 어슬렁거리는 것까지 따라다녀야 해?’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능연이 그를 향해 손짓했다.

“예, 능 선생.”

초짜 의사가 재빨리 다가가 찬란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가 환자를 좀 봐도 됩니까?”

능연이 앞에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환자를 가리켰다. 고개를 돌려 보니 건장한 환자가 손에 거즈를 감고 있는 걸 보니 약을 다시 바르러 온 것 같았다. 상처가 아직 아픈지, 환자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아는 환자인가요?”

“아니요. 심근 경색 의심 가서 검사 좀 해보려고요.”

능연은 매우 솔직히 대답했고, 초짜 의사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리고 곁에서 다른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도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능연을 바라봤다.

응급의학과로서 심근경색과 뇌경색은 큰 문제였다. 과거 응급실엔 명확히 눈에 띄는 위치에 ‘흉통이 생기면 바로 의사를 부르세요.’ 혹은 ‘흉통 센터’ 같은 글씨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흉통이라고 반드시 심근 경색은 아니지만, 응급의학과 개념으로 보면 흉통 환자는 위험한 환자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무시할 수 없는 환자였다.

무시했다가 다른 의사가 발견하기라도 하면 더욱 큰일이니까.

다른 환자를 진료하던 의사가 고개를 돌려 건장한 환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맞든 아니든, 확인하는 게 우선이었다.

곁에 있던 나이 어린 간호사가 철없이 일단 해명부터 했다.

“손 다친 환자예요. 전에 우리 병원에서 드레싱했고요. 오늘 다시 처치하러 온 겁니다. 사람이 많아서 우선 기다리게 했습니다.”

현장에 있는 의사, 그리고 경력 있는 간호사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환자가 무슨 병이 걸린 건지는 현실이라 설명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상황도, 심근경색이 아니라면 좋고 밖에서 온······ 지나치게 잘생긴 의사를 욕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정말 심근경색이라면 지금 섣불리 한 말은 나중에 욕으로 돌아올 것이다.

응급의학과 의사 몇이 다가가는 모습에 긴 의자에 앉아 있던 환자가 이상하다는 듯 손잡이를 잡고 일어서려 했다.

“앉아 계시면 됩니다.”

동황구 병원 응급의학과 주치의 금운등이 재빨리 앞으로 나가 환자를 막았다.

가까이 가보니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환자 이마에 맺힌 땀을 손에 통증 때문이라고 넘어갈 정도가 아니었다.

“어디 아픈 데 있나요?”

“여기가 좀 이상하긴 하네요.”

금운등이 바로 묻는 말에 환자가 가슴 사이를 가리켰다.

확진이나 마찬가지였다. 금운등은 손을 뻗어 환자의 옷을 쓰다듬었는데 벌써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질산글리세린 가지고 오고, 스트레처 카 준비해. 심전도도. 서둘러!”

금운등도 식은땀을 흘리며 낮은 목소리로 명령하고는 바로 환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최근에 수술하신 적 있나요?”

“아뇨, 그냥 넘어져서 손을 다친 것 외엔.”

“그리고요?”

환자가 자기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느릿느릿 힘겹게 하는 말에 금운등이 시간을 다투며 다시 물었다.

“없어요.”

“고혈압 있습니까?”

“아니요.”

“최근에 아픈 적 있습니까? 감기나 열은요?”

땀을 흘리는 중년 환자가 고개를 저으며 하는 말에 금운등은 계속 질문했고 간호사를 불러 혈압을 재라고 지시하는 둥 긴장되고 혼란스러운 과정이 이어졌다.

운화병원 응급의학과에 익숙한 능연 눈에는 동황구 병원 응급의학과 수준이 보통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경험도 명백히 운화병원보다 떨어졌다.

가장 큰 차이는 고작 흉통 환자 하나로 응급실 대부분 인원을 동원했다는 것이었다. 슬쩍 봐도 적어도 간호사 셋이 응급실 안을 달리며 물건을 전했고, 간호사 둘이 혈압을 쟀고 나머지 하나는 뭘 도와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달려온 의사는 두 명뿐이었지만, 그건 응급실에 당직 의사가 모두 세 명뿐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때 흉통 환자가 하나 더 나타난다면 외면당할 가능성이 컸다. 일부러 외면하려는 게 아니라도 바빠진 의료진이 상대할 에너지나 정신이 없어서다.

잠시 지켜보다가, 금운등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 없음을 확인한 능연이 고개를 돌려 초짜 의사를 바라봤다.

“가운 하나 가져다주세요.”

“그게······. 금 선생님이 맡아서 하고 계시는데요.”

“일단 주세요.”

초짜 의사가 머뭇거리는 모습에도 능연은 긴말하지 않았다. 응급의학과에서 오래 있었던 만큼 장비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았다. 의사가 하얀 가운 하나만 걸쳐도 보통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받지 않고 일 처리를 쉽게 할 수 있었다.

초짜 의사가 머뭇거리며 하얀 가운 하나를 찾아와 능연에게 건넸다.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능연은 바로 받아들고 몸에 걸쳤다. 역시나 맞지 않았지만, 변함없이 멋졌다.

안 그래도 시선도 안 돌리고 능연을 바라보던 보호자와 간호사들이 쇼를 보는 것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고 능연을 바라봤다.

능연은 눈도 깜짝이지 않고 환자를 바라봤다.

“집에 전화 걸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환자가 온몸에 땀을 흘리며 힘겹게 물었다.

“간호사한테 핸드폰 주세요.”

금운등의 대답에 환자는 핸드폰을 꺼내려고 팔을 움직이다가 축 늘어뜨렸다.

금운등의 가슴이 철렁했다. 어레스트?

“스트레처 카 끌고 와서 환자 들어 올려. 옷 벗기고 심장 마사지 준비해.”

금운등의 목소리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크게 고함치지는 않고 안정적인 편이었다.

사실 응급의학과에서는 돌발 사건이 발생할 때나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를 대할 때마다 고함쳤다가는 하루 이틀은 몰라도 몇 년은 버틸 수 없다.

지금처럼 환자가 곧 심근 경색을 일으킬 것으로 이미 예상한 상황에 소리를 지를 필요가 없었다. 심근경색 조작 가이드대로 차근차근 해나가면 그만이었다.

옆에서 대기하던 스트레처 카를 고정하고 환자를 들려 올려놓고 가슴을 드러낸 다음 금운등은 전극판을 집어 들었다.

제세동 두 번 한 후, 금운등은 스트레처 카 위로 올라가 심폐소생을 시작했다.

응급실에 다른 의사 둘도 다가갔지만, 뭘 해야 좋을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능연은 한눈에 금운등 외에 다른 의사들은 이런 경험이 없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금운등도 경험과 실력은 있지만, 한동안 심폐소생을 안 한 게 분명했다.

대도시 북경이라고 해도 매일매일 심근경색 환자가 구병원으로 가진 않을 테니.

능연은 안타까운 듯 금운등을 바라보다가 앞으로 다가갔다.

“기도 개방하고 에피네프린 놓고 제2 정맥 통로 여세요.”

곁에 있던 초짜 의사가 넋이 나간 모습으로 능연을 보다가 금운등을 바라봤다.

“장시간 CPR 경험 있습니다. 가장 긴 건 2시간이었고요.”

능연은 그들이 대답하기 전에 바로 말을 이었다.

장시간 심폐소생은 심폐소생의 왕이었다. 한 건만 성공해도 허풍 떨 수 있는데 여러 건 성공했다는 건 진정한 심폐소생을 안다는 말이었다.

“에피네프린 놓고, 제2 정맥 통로 열어.”

금운등은 명령을 반복했지만, 기도 개방은 동의하지 않았다.

“기도를 빨리 열수록 앞으로 유리해집니다. 기도 관리가 심폐소생 환자한테 유익해요.”

“병원 내 심폐소생이라 기도를 바로 열 필요 없습니다.”

금운등이 심폐소생을 하며 대답했다.

병원 내 심폐소생은 밖에서 하는 심폐소생보다 성공률이 높았다. 금운등은 손상성 작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사실 정상적인 방법이었다.

어쨌든 병원 내 심폐소생은 바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능연은 살며시 고개를 흔들었지만, 고집하진 않았다. 환자가 몇 분 안에 심박이 돌아올지 말지, 능연 역시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경험으로는 이런 중년 환자의 돌발성 심근경색은 문제가 심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병원 내 심폐소생 성공 확률이 높은 건, 환자 심장이 정지한 후 바로 치료를 받아서 그렇지, 환자 자체에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밖에서 발병한 환자들도 병원으로 오기 전에 충분한 구조 처치를 받고 심폐소생을 하면서 병원으로 온 케이스도 능연은 많이 봐왔다. 그중 대부분 훌륭한 치료를 받았고.

그러나 능연은 훌륭한 치료라는 전제는 최악의 상황을 똑똑히 보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환자가 몇 분 만에 깨어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금운등이 희망을 거기에 거는 것엔 동의하지 않았다. 지금 기도를 열지 않았다가 환자가 몇 분 안에 깨어나지 못한다면, 그때는 어쩐단 말인가.

시간이 째깍째깍 흘렀다.

“3분입니다.”

“교대.”

간호사가 상기시키는 말에 금운등이 다른 의사를 불러 교체했다. 그의 얼굴에 땀이 스며 나왔고 안색이 흐려져서 얼굴을 구기면서 간호사에게 절개 키트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다.

말을 마친 금운등은 능연을 힐끔 보고는 어느새 그가 병원 가운으로 갈아입은 걸 보고는 미간을 찡그리며 북경톤으로 물었다.

“님도 우리 병원 의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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