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주임님 수술한다던데?”
“허 주임님 가는구만.”
“허 주임님, 이제 끝이래.”
동황구 병원 안에 갖가지 소문이 퍼졌고, 아래 있는 부주임은 모두 경계하며 귀를 사방으로 쫑긋 세웠다.
허금억이 끝이라면 일반 외과 주임 쟁탈전이 언제든 시작될 것이다.
강한 주임 밑에 눌려 있던 의사들은 진작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병원에 암암리에 그런 기류가 흐르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병원 직위는 정부 기관과 달라서 주임 자리는 거의 종신제이고 커다란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변동될 일이 없다.
누군가 주임 자리에 오르면 그 주임이 은퇴할 때까지 아랫사람은 죽어라 눌려 있어야 한다. 위로 오르지 못한 부주임 의사가 전처럼 자유롭게 사는 건 불가능했다. 어쨌든 그들은 초짜 의사보다 말을 안 듣고 그렇다고 순순히 사람 밑에서 부하를 자청하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보통, 과를 나누고, 그러지 못한 부주임은 다른 병원으로 이직한다. 병원 진료과의 권력 변경은 종종 대규모 숙청을 동반한다.
“간암이래.”
“간암이면 끝이네.”
“며칠 돌아올지도 모르지.”
“말하기 어렵지만 내 생각엔 안 되지 않을까? 차라리 그 시간에 요양하는 게 낫지.”
의사들은 비관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나눴다.
환자 치료 방면에서 봐온 게 많은 만큼 의사는 항상 비관적이었다. 그들은 일반인보다 더 많은 기적을 봐왔다고는 해도 그들이 봐온 비극이 더 많았다.
“쉰도 넘었는데, 회복력이 이제 다르지. 게다가 수술까지 한다면 얼마나 요양해야 할지 모른다고. 그리고 화학 치료도 해야 하잖아. 견딘다고 해도 일을 계속하는 건 무리겠지.”
“타켓팅 약물을 쓰지 않을까?”
“간암은 소용없어.”
“PD-1을 쓰면 한동안 버틸지도 몰라.”
“어쨌든 한참은 쉬어야겠지.”
오후가 되니 그 이야기를 하는 주치의와 레지던트도 많아졌다.
어쨌든 앞으로 목숨을 거는 건 부주임뿐 아니라 주치의와 레지던트들도 줄을 서야 했다. 사실 일부 줄은 이미 결정됐지만, 승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곁다리라도 잡으려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과 유일하게 상관없는 건 바로 훈련의와 실습생이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와서 해당 병원과 계약도 하지 않은 훈련의는 언제까지나 고급 노동력일 뿐, 당연히 이런 권력 투쟁, 진료과 쟁투에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
“저기, 우리 허 주임님 문병 가자고.”
누군가 그런 제안을 했다.
“가긴 가야 하는데, 오늘 가도 될까?”
“나중엔 바로 앤더슨 암센터 가신다잖아.”
“응? 그럼 은퇴하시는 건가?”
“그걸 누가 알겠어.”
이리저리 상의해도 별 결과가 없었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삼삼오오 병원을 나섰는데, 대부분 부속 2 병원에서 다시 만나 서로 마주 보며 슬며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