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490화 (471/877)

능연은 여원의 수술을 볼 생각 없이 응급센터에서 어슬렁거렸다.

여원은 원래 능 팀 구성원 중에 기초가 가장 좋은 의사였다. 석사 졸업에 학력도 높은 점이 사실 유리한 때가 많았다.

그러나 여원의 수술 능력은 정말 아니었다. 간단한 수술도 망치기 일쑤여서, 집도의로서 그에게 수술을 맡기는 건 본인이 수술하는 것보다 더 긴장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여원은 기회를 얻고 싶어도 어려웠다. 치프 레지던트 기간에도 여원은 집도보다는 조수를 더 많이 했다.

지금까지 능연도 내시경 수술이나 여원에게 기회를 조금 줄까, 일반 응급 수술은······ 사실 능연 본인도 익숙해지는 과정이라서 남에게 전수하고 어쩌고 할 형편이 아니었다.

그에 비해 좌자전이 콜리스 골절을 할 땐 마음이 놓였다. 입문급은 되고 곧 전문가급이 될 거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정형외과의 작은 수술에 불과해서 정말로 파고들면 진도가 빠를 것이다.

능연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느긋하게 처치실로 들어가 고개를 들어보니 좌자전이 환자에게 수법 복위를 해주고 있었다.

조용히 곁에 다가가서 좌자전이 손가락 끝이 하얘질 때까지 두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고는 서서히 환자의 어깨를 당기는 걸 지켜봤다.

좌자전은 조금 헐떡거리면서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했다. 어떻게 해도 힘든 일이었고, 특히 조수의 도움이 없는 상황에는 더욱 체력 소모가 큰 일이었다.

좌자전의 동작을 보면서 어떻게 지도할까, 고민하는 사이 능연의 귓가에 시스템 알람이 울렸다.

- 퀘스트 완성: 신인 훈련

- 퀘스트 목표: 의사의 기술 등급을 UP 시켜라

- 퀘스트 보상: 중급 보물 상자

능연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좌자전의 지금 동작은 전문가급이 되기에는 아직 무리인 것 같았다. 그러니까······.

능연의 표정이 변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웅웅 울어대기 시작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좌자전은 능연이 있는 걸 발견하고 묘하게 긴장했다.

능연은 미소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능 선생! 내가 맨손으로 전구를 꺼냈어! 하하하. 구경할래? 전구가 꽤 커.

여원의 말투에 뿌듯함이 가득했다.

“이렇게 빨리요?”

능연도 아까 X-ray를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골치 아픈 케이스라고 생각했었다.

-작은 손의 장점이지.

여원은 계속 뿌듯해했다.

이물질 꺼내는 것도 일종의 기술이라면, 여원의 이 기술은 전문가급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바로 갈게요.”

능연은 핸드폰을 집어넣고 다시 좌자전을 바라봤다.

좌자전은 여전히 뼈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너무 과하게 힘을 준 바람에 핏줄이 곤두서고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좋아요’를 외치면서 그 와중에 능연을 챙겼다.

“능 선생, 좀 쉬면서 해. 쓰러지지 말고.”

능연은 자애롭게 좌자전을 바라봤다.

“선생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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