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 6 병원, 수술실에서 허금억은 간암 회복하고 외국에 나가 치료할 돈 있는 행운아다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어 포셉을 받아 제 위치에 집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수술할 수 있다니, 정말 좋군.”
“주임님, 할 수 있습니다.”
“주임님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주임님이 다시 건강해진 건 우리 진료과, 우리 병원의 복입니다.”
경화 6 병원 의사들은 10년 이상 아부 경험으로 조금 민망한 찬사를 보냈다. 기술이 안 좋은 게 아니라, 어제부터 지금까지 아부를 너무 떨었고, 같은 ‘아부사’를 쓸 수 없다 보니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언어로 가장 닭살 돋는 찬사를 만들 수밖에 없어서였다.
허금억은 기분이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며 제자와 제자의 제자의 찬사를 들으며 껄껄 웃었다.
“역시 중국어가 좋아. 앤더슨 센터에서 매일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통역하고. 통역한테 우리 중국어로 이야기 좀 하자니까 안 된다잖아. 저는 통역하려고 고용된 사람이지, 선생님하고 수다 떠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러면서 말이야.”
“그래서요?”
주임이 수다 떨기 시작하자 밑에 의사들은 기운이 좀 났다.
“그래서? 그래서 컴플레인 걸었지. 아마 짤렸을걸? 나중에 새로 통역이 왔는데, 교포 2세더라고. 말이 안 통해서 이야기하기도 싫더라고.”
순간 할 말을 잃은 의사들은 두려워하며 머리를 쥐어짰다.
“역시 주임님이십니다.”
“대단하세요.”
“멋져요, 주임님.”
“이 아부쟁이 새끼들.”
허금억이 껄껄 웃자, 의사들은 순간 민망해졌다. 주임이 돌아온 후로 너무 솔직해져서 상대하기 더 어려워졌다.
곁에 있던 부주임 조동은 아부 파티가 썰렁해지면 난감해진다는 생각에 다급하게 그가 지어 보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주임님, 어린 아부꾼이 생겼다고 저희를 잊으시면 안 됩니다. 저희 늙은것들도 아직 팔팔합니다.”
“그럼, 우리는 늙은 아부쟁이겠네?”
그 옆에 있던 다른 부주임이 따라 웃었다. 20년 동안 아부꾼으로 살아와서 그 정도는 순조로웠다.
허금억은 더 큰 소리로 껄껄 웃다가 한숨을 다시 내쉬었다.
“다, 자네들이 마음에 놓이지 않아서가 아니겠나. 자네들 아니었다면 진작에 은퇴했지.”
부주임 몇이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숙였다. 승진 좀 하게 주임이 은퇴하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그들의 표정을 살핀 허금억은 그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훤히 꿰뚫고는 오히려 더 기분 좋아져 웃어댔다. 한참을 웃던 허금억이 다시 말을 꺼냈다.
“조 선생, 다음 수술 들어오게.”
“예? 다음 수술 앤더슨 센터에서 온 전문가 수술 아닙니까?”
조동이 매우 놀라 물었다.
“맞아. 우리가 퍼스트 서면서 배워도 된다고 했네. 다음 수술에 들어오게.”
허금억은 앤더슨 센터에서 외과 팀을 병원으로 모셔왔는데 그 팀은 집도부터 퍼스트, 세컨드 어시, 마취의과 간호사까지 완벽한 팀이었다.
국내에서 해외 출장 수술을 요청하는 표준적인 방법이었다. 같은 외국 외과 의사라고 해도 혼자 오느냐, 아니면 팀으로 오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매우 달랐다.
국내 병원 역시 해외 팀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
특히 각종 첨단 설비를 사용하는 방법은, 해외 실력 있는 팀과 제약회사가 몇 년이나 협조해서 완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첨단 설비가 시장에 막 등장할 때, 이미 충분한 사용 경험이 있는 팀들도 있기에, 그런 팀을 초빙하면 효과가 높았다.
허금억은 기술 교류 명분으로 앤더슨 암센터 팀을 초빙해온 것이다.
팀장 로이더 본인이 외과 대가였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암센터에서 일하는 것만 봐도 로이더의 실력엔 의문이 없었다.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는 더욱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로이더는 결국 허금억의 정성 가득한 설득에 넘어갔다.
사흘에 6만 달러라는 순수입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미국 의사인 로이더의 수입은 높은 편이었고, 미국 의사 중에도 고 수입자에 속했다. 그러나 연봉 82만 달러라고 해도 사흘에 6만 달러라는 보수는 쉽게 거절할 액수가 아니었다.
게다가 다른 팀원에게도 따로 돈이 지급되었다.
허금억 역시 흡족한 결과였다.
이번 초빙에 경화 6 병원은 10만 달러 예산을 지급했다.
10만 달러라고 해봐야 고작 60 몇만 위안이었고, 삼갑병원에서는 돈도 아니었다.
물론 따지고 보면 60만 위안은 적은 돈은 아니다. 그래서 아낄 수 있으면 아끼자는 생각으로, 허금억은 사전에 적합한 환자 세 명을 구했고, 각 20만 위안씩 출장 수술비를 받았다.
국내 정상급 전문가의 출장 수술비 할인가 7만 위안, 혹은 10만 위안인 것과 비교해서 팀으로 온 외국 전문가가 고작 20만 위안이라면, 돈 많은 환자는 당연히 받아들였다.
경화 6 병원 일반 외과 내부에서도 앞으로 사흘 동안 진행할 수술을 매우 기대했다.
해외 팀의 실력이 과연 어떤지, 다들 한번 보고 싶었다.
그런 기회를 자신에게 줄 것이라고 상상도 못 한 조동은 의아하기도 하고 걱정도 됐다.
“제가 어떻게······.”
“일단 한 번 들어가 보게. 게다가 우리 진료과에서 자네들 몇 사람이 수술을 가장 많이 하지 않는가. 앞으로 내가 수술할 일은 점점 줄어들 거고, 기회가 생기면 당연히 자네들한테 줘야지.”
허금억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
간암은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생각도 바꾸었다.
허금억은 이제 공정원 원사가 되겠다는 꿈도 꾸지 않았고, 그냥 관리나 하고 작은 수술이나 하면서 가장 위험한 초기 5년을 버티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수술실 분위기가 유쾌해졌다.
기대가 생기니 외과 의사들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의사는 기대로 사는 사람들이다. 아니면 진작에 우울증으로 죽었을 것이다.
허금억이 무심결에 드러낸 마음에서 희망을 본 온 진료과가 흥분에 사로잡혔다.
오후, 제약회사 직원이 특별히 경화 6 병원을 찾아 앞으로 할 수술 중계가 순조로울 수 있도록 일반 외과 참관실을 새로 조율했다.
제약회사에서는 특별히 수술 하나를 생중계 시연했고, 허금억은 방송만 잘 되면 그만이라고, 그렇게 자세히 보지 않았다.
처음으로 중국에 방문한 로이더는 꽤 흥미진진한 모습이어서, 우선 수술실을 참관하고 참관실에 들러 100인치짜리 대형 TV를 진지하게 들여다봤다.
세 외국 의사가 점점 더 진지해졌다.
“이 수술 영상 저희에게 줄 수 있습니까?”
로이더가 갑자기 그런 요구를 했다.
통역의 말을 들은 시험 조정을 하던 직원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생중계라서 자료가 필요하더라도 중계가 끝나야 합니다.”
“생중계 수술이라고요? 어디에서 하는 겁니까?”
로이더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운화 병원이네요.”
신호 출처를 본 직원이 답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