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
총주방장의 지휘 아래 주방 전체가 정신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주방장들은 각자의 위치에 서서 몇십 초 만에 요리를 내놓으면서 재빨리 일하고 있었다.
주방 보조들은 갖가지 식자재를 준비해서 같이 담는 동안 나지막이 이야기를 나눴다.
“엄청난 VIP가 온대.”
“얼마나 엄청난데?”
“몰라. 어쨌든 봐봐. 주방 사람들 총출동이잖아. 다음 예약도 안 받고 그냥 들어오는 사람도 거의 안 받잖아. 돈도 안 버는 거 봐봐, 얼마나 엄청난 손님이라 이러겠냐고.”
주방 보조들이 수군대는 사이 총주방장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받은 총주방장은 한마디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주방 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손님 도착하셨다. 주문 중이라니까, 다들 준비해.”
총주방장은 그 한마디를 마치고 입을 다물었다.
성원은 큰 음식점이지만 가장 크진 않고 가장 유명하지도 않았다. 전통이 가장 오래된 식당은 더욱 아니었고, 가장 특색있는 식당도 아니었다. 그래서 VVIP가 식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본능적으로 믿지 않았다.
운화가 얼마나 넓은데, VVIP가 식당 하나 제대로 고를 줄도 모를까. 그저 운화병원 멍청한 의사 돈이나 버는 식당이라는 걸 설사 VVIP가 모른대도 수하도 모른단 말인가.
그러나 이제는 믿고 싶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총주방장은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을 하며 주방에서 서성거렸다.
어떤 주문을 할까?
너무 복잡하면 어떡하지?
제자들이 재료 준비는 잘했나 모르겠네. 아까 올라가서 살펴볼걸.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드륵드륵 주문서가 들어왔다.
“주문이다.”
총주방장의 말이 아니라도 모든 이가 이미 허리를 곧추세우고 대기했다.
총주방장이 직접 주문지를 들어 올려 읽기 시작했다.
1초, 3초, 5초.
“전문가군.”
총주방장이 긴 한숨을 내쉬고는 모두를 둘러봤다.
“복어 덮밥 2인분, 노화탕(老火湯: 여러 식재료와 약재를 넣어 오래 끓인 탕)이다!”
주방 안의 주방장들 역시 탄성을 질렀다.
“제대로 주문하는군.”
“젠장. 이거 시험하는 거 아니야?”
“시험 맞겠지. 이건 명백하게 테스트하겠다는 의도잖아.”
총주방장 역시 심호흡하며 마음 가득한 긴장을 밀어내고는 크게 고함쳤다.
“다들 자리로. 이번에 누가 실수로 체인 떨어뜨리면 그 체인으로 맞아도 내 탓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