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508화 (489/877)

차가운 등 아래 복도는 청결하고 조용했다.

주 매니저는 양손을 높이 들고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빠르게 걸었다.

그 뒤에 잡무를 책임지는 수행원 몇 명이 바짝 그를 쫓으며 엄숙한 표정으로 집중해서 나란히 걸었다.

복도 양측에 불빛이 비치니, 은은한 노란빛이 감돌며 조금 쓸쓸해 보이면서도 전문적인 느낌이 났다.

“접시가 팔에 닿지 않게, 접시 앞부분은 입에 닿지 않게, 뒷부분은 머리카락에 닿지 않게!”

주 매니저는 서빙 비법을 입으로 중얼거리며 손에 든 하얀 도자기 접시를 안정적으로 옮겼다.

성원에서 가장 프로페셔널한 매니저인 그는 전에 국가 기업 식당에서 일할 때 특별히 상해, 북경으로 연수를 나갔고, 나중에 국가 기업 식당이 규모를 줄일 때 성원으로 이직해 중간 관리자가 되어 종업원 트레이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번에 VVIP 손님이 아니었다면 직접 접시를 서빙할 일도 없었다.

총주방장이 만든 복어 덮밥과 노화탕은 조금도 트집 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데, 한 달에 3600위안 받는 종업원이 실수로 엎으면 어떡한단 말인가. 100위안 벌금으로 깎아? 설사 엎지 않는다고 해도, 국물을 조금 흘리는 것도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직접 접대하는 게 마음 놓인다고 생각한 그는 카트도 사용하지 않고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대하기로 결정 내렸다.

상대가 주문한 요리만 봐도, 총주방장은 상대가 전문가인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전통을 중시하는 전문가.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요리 중에 왜 하필 이 두 가지를 주문했겠나.

복도 끝 가장 큰 룸 앞에 서서 주 매니저가 다른 사람을 뒤돌아봤다.

서드 요리사가 계속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총주방장의 제자 중 하나로, 역시 직접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주 매니저는 심호흡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 있던 종업원 하나가 앞장서서 문을 두드렸다.

“네.”

“실례하겠습니다.”

주 매니저가 얼굴에 미소를 띠우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랬더니 방 안에······.

두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내가 왼쪽 지킬게요.”

“좋아요.”

“중간에서 만나요.”

“좋아요.”

“시작!”

“나, 죽었어요.”

서드 요리사를 힐끔 본 주 매니저가 복어 덮밥과 노화탕을 테이블에 올렸다.

“아, 감사합니다.”

능연이 고개를 들자, 주 매니저의 눈이 부셨다.

서드 요리사와 주 매니저는 머뭇거리며 룸에서 나왔다. 그들은 두 사람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고, 기대했던 피드백은 더욱 얻지 못했다.

그렇다고 능연과 전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복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들어하겠죠?”

주 매니저는 자신 없이 복도에 서 있었다.

“시간 끄는 걸 수도 있어. 우리가 바로 음식을 냈잖아. 다른 손님이었으면, 아직 5분은 더 있어야 요리가 나왔을 거야. 어쩌면 정상 손님 대접을 받으면서 식사하고 싶은지도 모르지.”

서드 요리사는 그런 듯, 아닌 듯한 결론을 냈다.

주 매니저가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그를 따라 한참 걷다가 다시 물었다.

“평가단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해요?”

“VVIP니까, 평가단보다 더 대단하겠지.”

서드 요리사가 고민하며 대답했다.

룸 안.

액정이 흑백으로 변한 능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열심히 복어 덮밥을 먹었고, 기분 좋게 몇 입 먹다가 국물도 마셨다.

전칠도 재빨리 핸드폰을 내려놓고 뒤따라 식사했다.

“음, 맛있네요. 어때요?”

몇 입 맛본 전칠이 능연에게 물었다.

“맛있네요.”

능연의 평가에 전칠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좋은 거 알려줄게요.”

전칠은 가방에서 새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켰다.

“핸드폰 어플인데 ‘어서 의사한테 물어봐’라고 해요. 기본 기능은 의사 소개하는 건데요,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에 있고 어떤 질환 전문인지, 어떤 논문을 썼는지 이런 걸 알아볼 수 있어요. 그런데 주요 기능은 의사한테 질문하고 외래 진료 예약하는 거예요.”

전칠은 그렇게 말하면서 생긋 웃고는 계속했다.

“인터넷 외래 같은 거죠. 사람들한테 선별 기회를 줄 거예요.”

“환자 질문이 너무 많으면요?”

잠시 생각하던 능연이 물었다.

“조건을 설정하면 돼요. 예를 들어 특정 환자를 지정하거나 무슨 검사를 한 환자만 질문할 수 있다거나. 물론 처음에는 환자 질문에 많이 대답하는 게 좋아요. 그래야 지명도를 올리니까요. 너무 바쁘면 일반적인 질문은 밑에 사람한테 시켜도 되고요.”

설명을 들은 능연은 바로 이해했다.

그는 핸드폰을 넘겨받아 몇 번 만지작만지작하고는 바로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졌다.

그리고는 바로 본인 핸드폰에 어플을 내려받아 다시 만졌다.

“여기에 직접 자기 정보를 입력해서 등록하는 거예요.”

전칠이 자리에서 일어나 능연 곁으로 가서 조작 방법을 알려주었다. 비록 전칠도 조금 전에 기능을 익혔지만.

능연은 그의 말대로 정보를 입력했고 바로 마무리했다.

맥순도 본인 팀을 이끌고 운리제약 최신 어플 ‘어서 의사에게 물어봐’ 홍보를 시작했다.

운리제약 고해상 영상 시스템이 히트친 후로, 운리제약은 하이테크 기술 제약회사라는 후광을 입게 되었다.

사실 확실히 하이테크 기술 회사라고 부를 만했다. 다른 하이테크 기술 제약회사와 비교하면 운리제약 IT 부서와 새로 구매한 ‘어서 의사에게 물어봐’ 회사는 모두 탑 급 기술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고해상도 영상’ 시스템의 플러스 효과로 맥순의 일도 점점 수월해졌다.

다른 한편, ‘어서 의사에게 물어봐’ 어플도 확실히 나쁘지 않았다. 원래 시장에서 가장 좋은 어플을 운리에서 사기도 했고, 후속 투자와 운리 자체 의료방면 자원까지 합해서 매우 빠르게 한 단계 랭크업 시켰다.

병원과 의사에게 리워드를 주는 무료 어플이 이 정도까지 되면, 자체 홍보 능력도 이미 갖춘 셈이었다.

맥순은 팀을 데리고 비행기에 타서 별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어플 가입 의사 수가 3만으로 늘었다. 그들의 기대, 그리고 ‘어서 의사에게 물어봐’ 초기 제작팀의 예상을 훌쩍 뛰어 넘은 숫자였다.

“인터넷 홍보가 이렇게 쉬울 줄은 정말 몰랐네.”

운화로 돌아온 맥순은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간 어플 초기 제작팀 역시 추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제약회사에 미녀가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

“정말 미녀?”

출장을 가지 않았던 IT 엔지니어가 바로 달려왔다.

“당연하지. 사진 속 미녀가 아니라고. 화장발도 아니야. 아침에도 만났었거든. 성형은 더더욱 아니고. 내가 건드려봤거든.”

“건드렸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제약회사 여직원이 내 가슴에 얼굴을 부딪친 적 있어. 그게 다야.”

“그래서 진짜 미녀라고? 몇 점짜리야?”

“8.15에서 8.2점!”

“다음 주에 나도 출장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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