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연은 조용히 수술을 마치고 수습 좀 하다가 수술실에서 나가 샤워실로 향했다.
오늘 수술 시간이 길어서 능연에게도 매우 피곤한 수술이었다.
여원 등도 물건을 정리하고 환자를 밀고 속속 수술실에서 나갔다.
메인 중계 시스템은 끝나고 협진 영상은 로이드가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게 아직 연결되어 있었다.
“마지막에 소개한 누군지 모를 의사의 소개가 조금 과장되긴 했어도, 수술은 정말로 훌륭했다네.”
미켈센이 가장 감탄하며 말했다.
“음. 능연 치료팀 여원 선생입니다.”
로이드의 말에 미켈센은 ‘여원’이라는 이름을 되새기며 말을 이었다.
“아, 재미있는 젊은이군. 기회를 잡을 줄 알고. 보아하니 연구 능력도 있는 것 같고. 다시 만나게 되면 대화를 많이 해보게.”
“여원 선생 아직 수술실에 있습니다.”
로이드가 말을 끊자, 미켈센은 무심결에 고개를 숙이며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원이 말없이 몇 걸음 다가가 렌즈 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미켈센은 어색한 듯 웃었다.
“아까 안경을 안 써서······.”
“괜찮습니다. 많이들 안 쓰죠.”
여원은 평온하게 웃어 보이고는 외국 의사와 간호사 하나만 남겨둔 채 수술실에서 나갔다.
간호사가 바삐 움직이는 걸 따분하게 보고 있던 미켈센이 물었다.
“로이드, 지금은 몇 명이 수술실에 있나?”
“셋입니다.”
“아, 미안해요. 여원 선생.”
미켈센이 다급하게 사과하자 로이드가 껄껄 웃음을 터트렸다.
“여원 선생은 이미 나갔습니다.”
“정말로······ 나갔나?”
미켈센이 멍해졌다가 묻는 말에 로이드도 문득 놀라서 다급하게 왼쪽, 오른쪽, 왼쪽 위, 오른쪽 아래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