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두 대가 헬리콥터에서 떨어졌고, 부력 있는 큰 통도 함께 떨어졌다.
군복 차림의 고용 군인 몇 명이 재빨리 푸른 통을 거두고 보트에 올라 목표지를 확인하고는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곳은 국정 자선 병원과 몇십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지만, 그보다 앞에는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없었다. 보트로 가는 것도 위험을 무릅쓴 일이었다.
그러나 고용 군인 몇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예전에 그들이 맡았던 임무와 비교하면 오늘 임무는 참으로 간단한 임무였다. 가장 중요한 건, 그동안 들었던 허세용 임무보다 이번 임무가 훨씬 수월하고 허세 떨긴 더 좋아서 다들 매우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몇 사람은 폭풍우를 뚫고 ‘온갖 괴로움을 뚫고’ 열심히 앞으로 나갔다. 산을 만나 길을 뚫고, 물을 만나 다리를 지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간에 배가 뒤집히고, 배를 들고 지나는 둥 위험하고 복잡한 작업은 피할 수 없었다. 비싼 돈을 받아서 망정이지, 다들 기록 영상을 찍으려 들 뻔했다.
물론, 비싼 돈이 아니었다면 아예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몇십 킬로미터에 불과한 길을 이른 아침부터 출발해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국정 자선 병원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됐어. 여러분, 우린 이제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대장은 모자를 가다듬고 웃어 보였고, 대원들도 환호했다.
“자, 이제 팀을 나눈 대로 1팀은 쿠파 마을, 2팀은 국정 자선 병원으로 향한다. 타겟을 잘 보호하면 보너스를 받게 된다. 또한, 쿠파 마을과 병원 사이의 길은 이미 막혔다. 그러니 어떻게든 길을 회복하는 팀도 보너스를 받는다. 양 팀이 모두 길을 회복하면 보너스를 나누게 된다.”
대장이 입술을 핥으며 말을 이었다.
“이것보다 돈 벌기 쉬운 임무는 없다. 다들 이런 곳에서 목숨을 잃는 일은 없도록 하자.”
“물론이죠!”
“지폐 만세!”
“요트 하나 빌려야지. 갑판 위에서부터 갑판 아래까지 돌아다니면서 하고, 그리고 갑판 아래에서 다시 갑판 위로 올라가면서 하고, 그리고 또······.”
“보너스 받은 거지 금고를 턴 게 아니라고.”
대장이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1팀은 쿠파 마을에 도착하면 전국정의 경호원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뭘 해야 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 내가 일일이 지시할 필요는 없겠지? 2팀은 감염 특별히 주의하고, 1팀이든 2팀이든 방독 마스크를 끼는 게 좋을 거야.”
“여기가 아프리카도 아니고요. 에볼라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공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거의 없을 겁니다.”
“시체 무시하지 말라고.”
대원 하나의 말에 대장이 수면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오염된 물도 치명적 요인이다. 작은 마을이라고 방심하면 안 돼. 소가 많은 마을인데, 사료가 부족해서 지금쯤 몇백 마리는 굶어 죽었을 거야. 시체가 오염된 물에 둥둥 떠다닐 테고, 앞으로 하루 이틀에 철수하지 못하면 반드시 방독 마스크를 쓸 것!”
거기까지 말한 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병원 방향을 가리켰다.
“2팀은 나를 따라간다. 10분 휴식하고 출발. 병원엔 쓸 만한 통신 장비가 없어서 구체적 상황이 어떤지 아직 모른다. 어쩌면 다 죽고 없을지 모르고 또 어쩌면······. 음, 사람이 다 죽었다면 우리는 시체를 뒤집어서라도 그 의사 시체를 찾아 나와야 한다.”
“먹힌 것만 아니길 바라야겠네요.”
“며칠 사이에 그렇게까지 됐겠어.”
“절망한 사람들이 어떤지 몰라서 그래?”
대원이 무슨 소리를 하든 대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황 보고를 하려고 위성 전화를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