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능연이 마연린을 데리고 회진을 마친 시간에 식당엔 이미 음식이 가득했다.
브라질은 땅이 넓고 물건이 많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물자가 풍부한 나라였다. 그래서 브라질인의 식탁은 항상 풍부했고, 병원에 갇혔어도 식당에서는 변함없이 뷔페를 제공했다.
그러나 오늘 메뉴는 생선과 소고기 위주였다.
첫날 잡은 제부는 아직 남아 있기 충분할 정도로 무거운 놈이었고, 생선은 막 잡은 신선한 것들이었다.
용병 중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 체류하는 사람 중에도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통신 두절되고 전기가 부족하고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사람들은 어떻게든 낚시 도구를 구해다가 대낚시도 하고, 그물 낚시도 하고, 통 낚시까지 했다.
두 시간밖에 못 잤어도 능연은 보기에 여전히 위풍당당하고, 멋지고, 활기찼다. 그는 식당으로 들어서서 모두를 향해 미소 지어 보이고는 바로 접시를 들고 음식을 담았다.
마연린은 다소 초췌하고 나약하고 지친 모습이었지만, 역시나 배고픈 상태로 능연 뒤를 바짝 따랐다.
용병 중에 폭파수는 계속 기다리던 능연이 나타나자 냉큼 다가가 인사하고는 띄엄띄엄한 영어로 말을 걸었다.
“능 선생님. 중국 사람이 좋아한다는 생선 요리를 했습니다. 꼭 맛보세요.”
“알겠습니다.”
능연은 거절하지 않고 폭파수가 이끄는 대로 노릇노릇 튀겨진 네모난 생선튀김을 집어 올렸다.
“드셔 보세요. 소금을 뿌려도 되고요.”
폭파수가 다급하게 소금을 생선 위에 뿌렸다.
뒤따라오던 마연린도 작은 조각을 하나 집었다.
능연은 다른 음식을 더 담지 않고 우선 접시를 들고 자리에 앉아 맛부터 보기 시작했다.
두꺼운 생선 살이 겉은 노릇노릇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것이 꽤 씹는 맛이 있었다. 슬쩍 맛보니 대구 같았는데 그보다 쫄깃쫄깃해서 생선과 고기 사이의 식감이라 특이할 뿐만 아니라 지극히 맛이 좋았다.
“이게 무슨 생선입니까?”
연달아 두 입 먹고 나서야 능연이 물었다.
“Water Monkey.”
“물 원숭이?”
영어로 대답하는 폭파수의 말에 능연이 중국어로 한 번 번역하고는 다시 물었다.
“이게 왜 중국 사람이 좋아하는 생선입니까?”
“물 원숭이니까요. 중국 사람들이 이런 생선 좋아하는 거 알고 있습니다.”
폭파수는 오랑우탄처럼 손가락으로 귓가를 긁었다.
“전에 홍콩에 두 번 간 적 있는데, 다들 좋아하던데요.”
“대체 무슨 생선이지?”
마연린도 머리를 갸우뚱했다. 그때 식당으로 온 세리나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치켜들고 프로 같은 표정을 지었다.
“Water Monkey는 아로와나예요.”
“아로와나?”
마연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금룡어, 은룡어 같은 거요. 브라질 사람은 가시가 많아서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중간 부분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다 버리죠.”
“아, 풍수어 말이구나.”
“맞아요.”
세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연린은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큰 조각 하나를 다시 집어 들고는 뚫어져라 바라봤다.
“중국에서는 이 한 젓가락에 4, 5천 위안 하겠지? 이걸 여기선 그냥 튀겨 버린단 말이야?”
“지금 무슨 말씀들 하시는 겁니까?”
사람들의 중국어에 다급해진 폭파수가 물었다. 그러자 세리나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이건 중국 사람들이 행운을 비는 물고기예요.”
“정말요? 음, 우리한테 행운이 필요하죠. 나도 한 조각 먹어야겠다.”
폭파수도 냉큼 달려들어 커다란 조각을 집어 들었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었다.
“행운을 비는 물고기? 능 선생님이 그걸 믿는다면 우리도 한 조각 먹어야죠.”
“성자가 좋아하는 생선이니 분명 행운을 부를 겁니다.”
“어제 나도 물 원숭이 잡았는데. 그런데 다져서 미끼로 썼거든. 괜찮아, 또 잡힐 거야.”
“같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