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후, 날두가 탄 차가 국정 자선 병원에 도착했다.
쿠파 마을과 비슷하게, 국정 자선 병원 주변에도 홍수, 진흙, 쓰레기 천지였다.
다른 점은 병원엔 훈훈한 연기가 나고 은은한 웃음소리와 음악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진한 바비큐 냄새도.
“파티하는 거 같은데. 목장주 파티라니. 눈알 고기가 남아 있으면 좋겠네.”
냄새를 맡은 마리안느가 웃음을 터트렸다.
“사체 태우고 소고기 냄새로 덮는 건지도 몰라요.”
날두는 창밖을 바라보아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큰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왔는데, 병원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마리안느는 날두의 표정을 보지도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시체 태우는 냄새일 리 없어. 이런 냄새가 아니라고. 소고기랑 같이 구우면 더욱 이런 냄새가 날 리 없고.”
번뜩 무슨 생각이 난 날두가 휙 고개를 돌려 곁에 있는 농장 주인 누님을 바라봤다.
“됐어. 병원에 데리고 왔으니. 빨리 가서 발가락이나 꿰매라고.”
마리안느는 아무렇게 주차할 곳을 골라 세우고는 음악이 들리는 쪽으로 흔들흔들 다가갔다.
멈칫하는 사이 날두가 그녀를 부르려고 해도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한참 후에야 조무사 두 명이 느릿느릿 그쪽으로 다가갔다.
“발가락 잘린 환자인가요?”
조무사가 묻는 말에 날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발가락은 가지고 왔나요?”
“네네.”
마리안느가 챙겨준 것이었다. 날두는 냉큼 보온 상자에서 발가락을 꺼냈다.
“됐어요. 수술하러 갑시다.”
조무사들이 휠체어를 밀고 들어갔다.
날두는 새장에 갇힌 오리처럼 고개를 좌우로 내밀며 두리번거렸다.
병원 밖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비교하면 병원 안은 매우 청결하고 질서 있었다.
로비에는 약 다시 바르길 기다리는 환자, 그리고 재활하거나 돌아다니는 환자가 있었다. 환자 보호자는 로비와 복도를 오가면서 환자를 돌보거나 수다 떨면서 서로 돕고 있었다.
병원 안은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날두는 괴로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곧 옥골 · 잘생 · 선풍 · 능연을 보았다.
찰칵찰칵.
날두는 참지 못하고 카메라를 들어 능연의 연사를 찍었다.
“카메라 내려놓으세요.”
능연이 낮은 목소리로 지시하고는 말을 이었다.
“붕대 전부 풀고 소독 한 번 하세요.”
“그렇게나? 붕대 엄청나게 드는 손님인데?”
날두의 상태를 본 마연린이 나지막이 말했다.
“쿠파 마을에 약국 있습니다. 지금 우리한테 붕대랑 소독액이 넘칩니다. 수술실, 병실, 회복실, 복도. 모든 곳을 새로 청소하고 소독하세요.”
능연이 한숨 돌렸다는 듯이 하는 말에 마연린은 두피가 저릿했다.
“우리한테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마을 사람 손 빌리면 되죠.”
능연은 다시 한숨을 내쉬며 곁에 있는 날두를 바라봤다.
“5시간이요. 5 시간 뒤에 환자 다시 데리고 오세요.”
날두는 착한 아이처럼 고개를 들고 능연을 올려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