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능연은 매우 험난한 조건에서도 병원에 남아 브라질 환자를 치료하면서 국제주의 정신을 보여주었고, 또 우리에게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여주었습니다.”
마투그로수 주지사가 생동감 있는 명확한 음성으로 단상에 서서 원고를 읽었다.
기자들은 대왕 원숭이 출산을 지켜보는 것처럼 모여서 눈빛을 교환하며 사진을 찍었다.
맨 앞줄에 앉은 전국정은 다친 다리를 치켜들고서 옆 동네 오랑우탄처럼 흐뭇하게 웃으며 주지사를 바라봤다. 마음이 평온한 그는 때때로 고개를 끄덕였고 손으로 박자까지 탔다.
주지사의 원고는 그도 확인했었다. 고칠 곳은 많지 않았지만, 전국정 님은 그래도 의견을 냈다. 그 점만으로도 현지에서 그의 지위가 더 높아지리라는 걸 증명할 수 있었다.
전국정 님은 그것에 매우 흡족해했고, 능연을 바라보는 얼굴에 미소가 더욱 깊어졌다.
능연은 무표정으로 그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이런 회의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전국정에게 끌려와 있었다. 이제 병원에 수술도 없어서,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인터넷에 연결해서 ‘왕자 영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게임이 더 재미있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전국정은 이미 ‘진심 어린 감사’를 내놓았다. 능연은 그가 보물 상자를 더 내놓을 만한 재능은 없다고 생각했다.
“능 선생, 정말 한마디 안 해도 괜찮겠어? 모처럼의 기회인데 말이지.”
전국정이 능연의 귓가에 속삭였다. 능연은 고개를 흔들었고.
“알았네. 그럼 여기 소식을 중국에 전하도록 하지. 자네는 의사니까, 굳이 얼굴을 들이밀지 않아도 좋겠지.”
전국정이 이야기를 하는 사이, 주변에서 짝짝 박수 소리가 났다.
전국정은 다리를 치켜들고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서 주지사님의 미소와 특별한 인사를 받았다.
“이제 무릎에 힘 들어갈 텐데요.”
능연이 미간을 좁혔다.
“어렵게 한 수술인데, 누릴 수 있는 건 누려야지.”
전국정은 하하 웃고는 절뚝절뚝 단상으로 올라가 연설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