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능 팀 전체 회식이라, 마연린, 연문빈 등 외에 당분간 팀에서 잡일 하는 훈련의 셋, 실습생 다섯도 함께했다.
세 훈련의 중에 구소렴은 운화병원이나 능 팀에 남을 수 있는 기본기가 있어서, 다른 훈련의 둘에 비해 좀 더 적극적으로 굴었고, 지금도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익숙하게 훈련의와 실습생을 부리던 좌자전은 잠시 비는 시간에 곁에 있던 장안민에게 속삭였다.
“슬슬 밑에 사람 골라서 써야겠어. 그래야 나중이 편하지, 장 부주임.”
“아이고, 아직 터무니도 없습니다.”
장안민이 다급하게 좌우를 살피며 말했다.
“터무니없기는, 이제 금방이지. 다른 사람은 아무 상관 없어. 능 선생만 동의하면 그만이지.”
“하 주임님이 어떻게 생각할지 아직 모르잖아요.”
“하 주임하고 상관없다니까.”
좌자전이 냉정하게 대답하고는 본인의 말투에 통쾌해했다.
마을 위생병원 시절부터 기대했던 통쾌함인데, 이제야 드디어 이뤘다.
능연을 바라보는 좌자전의 얼굴 주름 배열도 새롭게 되는 것 같았다.
“능 선생, 토끼, 통통한 놈으로 할까, 마른 놈으로 할까?”
“알아서 하세요.”
능연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아직 토끼까지 연구하지는 않았다.
“음. 같이 가서 고를래?”
자리에서 일어난 좌자전이 장안민을 바라봤다.
“아, 네.”
우선 멈칫하던 장안민이 따라 일어났고, 소 사장을 향해 한마디 한 좌자전이 바로 토끼 우리로 향했다.
장안민은 보통 키에 조금 뚱뚱하고 걸음걸이가 못나고 굽은 등에 몸매도 별로인 좌자전을 뒤에서 바라보면서, 놀랍게도 묘하게 든든하고 마음이 놓인다고 생각했다.
“안민아, 네가 한 마리 골라.”
좌자전은 두세 걸음 만에 우리 앞으로 가 고개를 숙이고 포동포동한 토끼를 바라보면서 장안민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젊은 사람이 아무래도 안목이 좋지. 어느 놈이 좋을지 한 번 봐봐.”
“여기 젤 큰 놈이요. 털이 맨질맨질하네요.”
장안민이 한 마리 고르자마자 소 사장이 팔을 뻗어 토끼를 잡아 들어 올렸다.
“잘 골랐네.”
“선택은 중요하죠.”
좌자전이 씨익 웃으면서 하는 말에 장안민이 냉큼 한마디 했다. 평소에 이렇게 이야기할 만큼 머리가 돌아가지 않지만 지금 눈앞에 당근이 너무 선명해서 머리가 저절로 휙휙 돌아갔다.
좌자전은 다시 웃었다. 마을 위생병원 출신인 그는 뭔가 감추고 숨기는 버릇이 없었다. 지금 장안민 앞에서는 더욱 말을 빙빙 돌릴 이유가 없어서 대놓고 말했다.
“부주임이 된 다음에 어떻게 능 선생한테 잘할까, 그 생각만 하면 돼. 나머지는 생각해도 소용없는 거니까.”“그야 당연하죠. 당연하죠.”
발효기 하루를 거친 장안민은 이미 그 점을 고려했었다.
“당연히 응급센터를 먼저 고려해야죠.”
“뭐냐? 부주임 되면 응급센터 사람 아니라는 소리냐?”
“아니요. 그럴 리가요. 저야 당연히 응급센터 사람이죠.”
“그럼 됐어. 그러니까, 우선이니 아니니 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안 그래?”
좌자전은 마을 간부들이 사용하는 거친 방식으로 장안민의 사고방식을 바로 뒤틀었고 장안민도 바로 적응했다. 외과 의사는 원래 거친 사람들이어서, 금세 좌자전의 수법에 적응했다. 사실 장안민은 좌자전의 그런 방법이 꽤 좋았다.
“저는 앞으로도 능 선생 사람입니다. 부주임이 되는 말든 그건 마찬가지예요.”
“그래, 내 말이.”
좌자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걱정은 좀 되네요. 우리 이렇게 대담하게 하다가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닐까요?”
하원정 밑에서 몇 년 일한 장안민은 마음이 복잡하긴 했다. 좌자전은 담담하게 한 마리를 다시 가리키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하 주임이야, 언짢기야 언짢겠지. 하지만 고민 좀 한 다음엔 가만히 있을 거야.”
“왜요?”
“우린 돈도 있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하 주임이 막 나갈 리가 없어.”
“하 주임님도 때로는 꽤 고집스럽습니다.”
“그럼 고집부리라고 하지 뭐. 우리가 정말 간담췌 2 외과를 못 열 거 같아?”
“정말 만든다고요?”
“아니.”
장안민이 멍해졌다.
“하지만 하 주임이 그렇게까지 한다면, 태도를 명백히 보인 셈이고, 그럼 그때 곽 주임님이랑 우리 능 팀이 어떻게 할 것 같냐.”
좌자전이 싱긋 웃었다.
“결과는 안 변해. 네가 부주임이 되면 하 주임이 언짢아하겠지. 하지만 네가 부주임이 안 된대도 하주임은 언짢을 거야.”
거기까지 이야기한 좌자전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지금 상태도 그래. 간담췌외과 수술 절반은 능 선생이랑 네가 하지? 이 수술량이 없어지면, 간담췌외과 보너스도 줄어들걸? 돈이 적어져도 밑에 사람들이 하 주임을 우러러볼까?”
“수술은 주로 능 선생이 하지, 저는 상관없어요.”
장만인은 드디어 상황이 이해됐다. 하 원정은 벌써 꿀을 빨고 있다는 걸 깨닫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주임과 부주임들이 어째서 그렇게 열심히 수술하고 연구하는지 새로 깨닫게 되었다. 기술이 안 되는, 특히 같은 병원 다른 의사한테 밀리는 의사에게는 오로지 그 길밖에 없었다.
“토끼 하나 더 하죠.”
좌자전이 곁에 있는 귀여운 토끼를 한 마리 더 골랐다.
“하얀 건 한 근에 40위안 더 비싸.”
“왜요?”
소 사장의 말에 좌자전은 우선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유를 물었다.
“예쁘니까.”
“밥상에 올라갔을 때 털 색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미리 찍어서 자랑하면 되잖아. 여기 빛도 잘 들어와.”
소 사장이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하얀 토끼를 불빛이 비치는 쪽으로 들고 갔다.
좌자전이 아직 망설이고 있는 사이, 장안민은 핸드폰을 꺼내 토끼를 비추며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좌 선생님 이것 보세요.”
“응, 괜찮네. 영정 사진 같아.”
장안민이 보여주는 사진을 힐끔 보고 고개를 끄덕인 좌자전이 소 사장을 바라봤다.
“응. 이따 나 드레싱 좀 해줘.”
소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토끼를 작은 통에 넣었다. 흰 털에 붉은 핏자국이 보였다.
“긁혔어요? 어느 다리로 긁은 거야. 이따 잘 구워서 소 사장님이 드세요.”
“얘 아니고, 아까 처음 걔야.”
소 사장이 고개를 흔들면서 토끼 대신 변명을 했다.
“어떻게 참으셨어요.”
“습관 되면 괜찮아.”
장안민이 놀라서 묻는 말에 소 사장은 토끼 8개월 판매한 사장답게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