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568화 (549/877)

월요일.

외래 병동으로 향한 장안민은 좌자전의 도움을 받아 ‘전문가 진료’라고 적힌 종이를 받고는 태연한 척하며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부주임 의사가 되면 ‘전문가 진료’ 팻말을 받을 자격이 된다.

장안민은 능연을 제외하고 간담췌외과에서 두 번째 전문가 진료 팻말을 받은 의사였다.

하원정의 팻말이 대각선 방향 진료실에 능연과 마주 보고 붙어 있었다.

장안민은 힐끔 볼 엄두밖에 없어서, 바로 심호흡하고는 냉큼 자신의 진료실로 들어갔다.

다년간 눌려있던 장안민은 하원정에게 인사하러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부주임 자리는 원했다. 하원정에게 밉보이는 한이 있더라도, 기꺼이!

그와 다른 간담췌 의사들은 달랐다. 다른 의사들은 부주임이 되어서 하원정의 눈치를 봐야 하고 갖가지 갈등과 괴로움을 겪지만, 장안민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는 배신자였고, 부주임이 되어서는 더욱 응급의학과 밥을 먹을 것이라 간담췌외과 후유증은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장 선생. 오늘은 일단 25명으로 적응해보는 게 어때?”

좌자전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능연에겐 10명을 배정해주고 그 김에 장안민도 배정해주려 했다.

아직 장안민의 수하는 없는데, 부주임이 된 첫날이니 승진한 느낌을 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25명이면 충분하죠.”

장안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좌자전이 이름을 부르지 않자 오히려 부자연스러웠다.

“보통은 서른 명인데, 일단 오늘 첫날이니까 추가도 많지 않을 거야. 일단 25명으로 좀 즐겨봐. 능 선생 쪽에 추가나 단골이 많으면 조금 조절해볼게.”

좌자전이 웃는 얼굴로 그렇게 설명했다.

“네네, 적당합니다.”

장안민이 다급하게 동의했다.

“오케이. 그럼 소렴이 보낼게.”

좌자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방으로 시중들러 갔다.

잠시 후, 구소렴이 안으로 들어가 장안민에게 인사했다.

장안민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혼자 진료실에 있는 것보다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훨씬 편했다. 좌자전이 그런 것까지 챙겨주니, 마음이 간질간질해졌다.

장안민은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이 정도로 이렇게까지 감동하면 안 돼.

“장 주임님?”

구소렴이 나지막이 그를 불렀다.

“장 선생이라고 불러 그냥.”

장안민은 짜릿해졌다가 무심결에 그렇게 대답했다.

“네.”

장안민은 문득 아쉬워졌다. 장 주임이라니. 간담췌외과로 돌아가면 그렇게 불러줄 사람이 없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한 장안민은 저도 모르게 표정을 가다듬고는 무심결에 모니터에 반사된 얼굴을 바라보면서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미소 지었다.

“장 선생님, 이제 들어오라고 할까요?”

“시작하자.”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구소렴이 묻는 말에 장안민이 자세를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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