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경관님, 빨리요.”
“내가 일등이다! 일등!”
“좀 떨어져요. 부딪히면 큰일이야.”
개를 기르는 코기남들이 지팡이를 짚거나 누군가의 손을 잡고 쩔뚝대면서도 경보를 했다.
곁에 있는 재활 의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이없는 듯 그들이 다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혹시나 정말로 넘어지는 사람이 있을까 신경 쓰고 있었다.
서 경관은 여전히 휠체어에 앉아서 휠을 밀면서 달리다가 낯익은 재활 의사에게 말을 걸었다.
“막 수술 끝났는데, 쟤들 저렇게 달려도 됩니까?”
“이 정도 속도는 괜찮습니다.”
재활 의사가 한 마디하고 걸음을 떼자마자 어깨로 몸을 지탱하고 헉헉대는 남자들을 재촉했다.
“빨리 걸어요, 빨리. 밥도 못 먹었습니까?”
사람들이 모두 분노해서 고개를 돌렸다.
“벌써 지친 겁니까? 지난번에 도둑 재활한 적 있는데, 훨씬 빨리 뛰던데요? 더 오래 버티고요. 이래서 도둑 잡겠습니까?”
“도둑은 경찰견이 잡습니다!”
재활 의사가 입을 삐죽이는 모습에 다들 승복하지 않고 고함쳤다.
“그럼 더 쉽겠네요. 뛰어, 한 마디면 개가 잡는 거 아닙니까?”
재활 의사가 껄껄 웃었다.
“경찰견! 경찰견 훈련시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십니까?”
눈을 부릅뜬 코기남의 막 회복한 머리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우리는 기술 경찰이라고요. 기술자요!”
재활 의사는 별별 사람을 다 봐왔고, 들은 헛소리는 더욱 많았다. 사람이 지쳤을 때 무슨 말도 다 하는 법이었다.
그는 입을 내밀며 손을 휘휘 저었다.
“이 병원에서 기술자 아닌 사람도 있답니까? 자, 앞으로 뛰세요.”
코기들은 다시 이를 악물고 앞으로 속도내서 걸었다.
걷다가, 걷다가, 모두 걸음을 멈췄다.
“우리 개 취급당하면서 혼난 건가?”
코기남 하나가 머뭇거리며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묻자, 뒤에 있던 사람이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개 취급당한 건 혼났다고 할 수 없지.”
“그건 그래.”
“찬성.”
“계속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