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630화 (611/877)

수술실.

X-ray, CT 사진이 모두 능연이 좋아하는 형식으로 수술 베드 한쪽에 놓여 있었다.

정 주임과 이 주임은 팔을 겨드랑이에 찔러넣고 익숙한 듯 낯선 듯 필름을 바라봤다.

“여기서 찍은 겁니까?”

정 주임이 냉큼 걸어 나와 필름 몇 장, 특히 CT를 바라보면서 친절하게 묻다가 순간 의아한 듯 다시 물었다.

“논평 구병원 분원에 CT기가 있다고?”

“이동식 CT기입니다. 운리에서 제공한 테스트 기기고요. 재난 지원 일부분인 셈이죠.”

여원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받침대 위에 높이 선 그의 표정은 충분히 상대에게 전해졌다.

긴 목욕을 즐긴 두 주임은 정신이 말짱해졌는데도 정 주임은 말이 다 꼬였다.

“이, 이동식 CT?”

“네. BODY·TOM,NeuroLogica사 최신 아이템입니다. 자동 차트 시스템도 있고요.”

최첨단 의학 설비가 상당히 마음에 든 여원의 말투에 자부심이 넘쳤다.

정 주임은 철저히 승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CT 자체가 천만 위안 넘는 값 비싼 기기인데 이동식 CT기는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장기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려면 억 단위를 부른데도 이상할 것 없는 가격이었다.

병원에서 그런 거래를 추진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머리를 써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이렇게 호화로운 CT기, 이렇게 호화로운 수술에 경외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동식 CT까지 있으니 능 선생은 호랑이 등에 날개까지 단 것 같겠네요.”

정 주임이 껄껄 웃으면서 듣기 좋은 말을 했다.

이 주임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창서성 첫 번째 이동식 CT기겠군. 기기는 어디 있지요? 저도 아직 실물을 본 적 없습니다. 아니 어떻게 운반한 겁니까? 헬기로? 무거웠을 텐데.”

“아이고 이 비싼 것도 샀는데, 운반이 대수겠습니까?”

정 주임이 다시 껄껄 웃었다.

“운리 겁니다. 대여한 거라, 다 쓰고 나면 돌려줘야 해요.”

능연은 수술에 집중하며 다른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고, 이번에도 여원이 값비싼 훅을 치켜들면서 대답했다.

“응? 그리고 운리는 그걸 새것으로 팔고? 그러면 안 되지.”

“그 기기는 ‘운리 금융 자금’ 것입니다. 융자 렌탈 회사 제품이고요.”

구석에 있던 맥순이 그때 작은 소리로 한마디 했다.

“아······. 운리 스케일 한 번 크구만.”

정 주임은 두려움을 느끼며 그렇게 말했다. 의료인으로서 제약 회사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융자 렌탈까지 하려면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지는 더욱 잘 알았다.

상상만 해도 이가 다 흔들릴 것 같았다.

“수술 보세.”

이 주임 역시 감탄했지만, 그는 부처계 사람이라 진작 마음을 다잡았다.

정 주임이 어깨를 들썩이며 뭔가 말하려고 할 때 핸드폰이 울렸다.

“미안합니다.”

구석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은 정 주임이 잠시 후 수술대 앞으로 돌아오더니 능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능 선생, 위가우 알아요?”

“누구요?”

환자 문정맥 박리 중이던 능연이 얼굴을 찌푸렸다.

“위가우요. 심장 전문가. 적 원사 제자. 복강경도 자주 하는······.”

정주임은 열심히 설명하면서 말을 이었다.

“위가우가 적 원사 쪽을 대표해서 팔채향 분원에 지원 나온답니다.”

“아.”

“그 인삼 베이비 있잖아. 인삼 향수 좋아하는.”

“아아~”

곁에 있던 여원이 다시 설명하자 능연이 이번엔 말꼬리를 길게 늘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