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능연은 이미 오후 두 번째 수술을 시작했다.
많은 설비와 새로운 기계가 들어온 후, 연속 수술 규칙을 다시 수정한 능연은 수술실 두 칸을 교대로 사용했다. 덕분에 하루 수술량이 운화병원 50%는 됐다.
물론 기본적인 데브리망 같은 작은 수술도 포함해서였고, 조수들의 휴식 시간이 충분해졌다는 장점이 있었다. 어차피 수술실은 두 칸뿐이고 당직 아닌 의사는 아침까지 푹 자고 일어났다가 틈틈이 다시 자러 가서 날 밝으면 일어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능연은 최대한 수술을 정밀하게 하려고 애썼다. 완벽한 수술 퀘스트는 퀘스트라기보다 차라리 일종의 리마인드였다.
능연 본인은 원래 완벽함을 추구하는데 환자와 수술이 너무 많고 무의식중에 큰 압박을 받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지금은 지리적 제한이 있는 팔채향에 있고 수술이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이라 당연히 마음 놓고 완벽한 수술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능연에게 완벽한 수술이란 규칙을 착실히 지켜서 모든 스텝대로 수술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보다 융통성 있고 환자에게 더 적합한 수단을 채택한 수술이었다.
수술실에 들어온 능연은 우선 간 수술의 노출에 집중하기로 결정 내렸다.
평소에 수술할 때 능연은 양측 늑골 하 절개구를 가장 많이 채택했다. 그러니까 환자 복부에 ‘사람 人’자 모양을 그려 배꼽 위 복부 공간을 전부 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노출이 잘 되어서 간 절제 같은 고난도 수술의 안전 계수가 높아진다. 그러나 정밀함을 따지면 상 복부의 모든 근육군을 파괴하기 때문에, 환자의 회복도 늦고 거대 수술 흉터를 남길 수 있어서 가장 완벽한 선택은 아니었다.
특히 간 테두리 종양 혹은 간 일부 절제 때는 사실 작은 절개구만으로도 충분하다.
능연은 그런 생각으로 환자의 CT 필름을 보면서 우늑골 아래 작은 절개구를 냈다.
“응? 이렇게 작게?”
어시인 마연린이 눈을 깜빡였다.
“네. 오늘 수술은 이거면 됩니다.”
능연의 말투엔 자신감과 확신이 가득했다.
간호사들은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능연 얼굴을 보면서 속으로 아우성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