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혈 제어 멋졌습니다.”
“간이랑 부신 박리할 땐 아찔했는데, 위 선생이 너무 잘했어요.”
성립 의사 둘이 위가우를 둘러싸고 있는 대로 알랑댔다.
위가우도 얼굴 가득 흥분한 모습이었다. 더 힘든 심장 수술을 자주한다고 해도 복강경 하 간 절제 수술의 성취감도 비슷했다.
능연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으니 위가우의 마음이 더욱 격앙됐다.
“복강경에 익숙해지면 간이든 담낭이든 다 그게 그거죠.”
위가우는 다른 관점에서 스스로 추켜세운 다음 내친김에 말을 이었다.
“복강경은 확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간 절제 수술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아까 말씀하신 부신도 확대 기능을 쓰면 개복 수술보다 간단합니다.”
“지혈은 다르죠. 위 선생 지혈은 다른 의사가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성립에서 온 의사 둘 다 곧 부주임으로 올라갈 선임 주치의였고 따지고 보면 적 원사의 제자의 제자라 기술도 성숙했지만, 아부 능력도 성숙했다.
젊은 의사보다 뻔뻔하기도 하고 아부 포인트도 제대로 잡았다.
간 절제 수술이 어려운 것은 바로 지혈이 어렵기 때문이고, 복강경 하 간 절제에서는 그 어려움이 훨씬 높아진다. 복강경 하 간 절제 수술을 하다가 중간에 개복 수술로 돌리는 이유도 대부분 출혈을 제어하지 못해서였다.
두 의사가 출혈 제어를 칭찬하니 위가우도 기분 좋아졌다.
“능연 수술도 본 적 있으시죠? 제 수술이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위가우가 고개를 살짝 치켜들었다.
팔채향을 선택했고, 당분간 팔채향에 남기로 한 것도 능연과 겨뤄볼 생각에서였다. 그의 나이, 그의 실력이 되는 의사는 끝없이 비교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었다.
원숭이 무리, 유인원 무리 혹은 유치원에서 쉴 새 없이 주변 동류와 비교하면서 자기 지위를 확립하는 것은 태생부터의 본능이었다.
의사로서 그런 비교는 더 많은 현실적 의미가 있다.
일류 의사만 일류 자원을 즐길 수 있고, 최정상급 의사만 최정상급 자원을 즐길 수 있다.
위가우는 부주임, 주임 같은 직칭은 진작에 눈에 차지 않았고, 그는 더 멀리 더 높이 날길 원했다.
두 성립 의사는 어쩐지 껄끄러워졌다.
그들은 서로 상대의 뻔뻔함을 가늠하다가 승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위 선생은 상황에 맞춰서 적절하게 간 절제 수술을 하니까 능연하고 비교할 수 없지요.”
“맞습니다. 위 선생 오늘 수술 참 잘했어요.”
패자도 다급하게 맞장구를 쳤다. 뻔뻔함 같은 건 비교할 필요가 없었다.
위가우는 이상한 것도 몰랐다. 그는 원래 찬양에 익숙했고 적 원사의 제자가 된 후 찬양받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졌다.
“음, 운화에 있을 때도 능연 수술 자주 보셨습니까?”
위가우가 갑자기 생각 난 듯 물었다.
“여유가 있어야죠. 다들 바쁜 사람이라.”
더 뻔뻔한 주치의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운리 중계는 가끔 봤죠.”
“자주 봅니까?”
운리 수술 생중계는 위가우도 알고 있었기에 문득 생각 난 듯 다시 물었다.
“가끔 봅니다.”
“일도 바쁘실 텐데, 평소에 누구 수술을 제일 많이 봅니까?”
두 주치의는 머뭇거렸다.
“능연입니까? 왜죠?”
“그······그게 어쨌든 우리는 GS니까요.”
위가우가 놀라서 묻는 말에 덜 뻔뻔한 주치의가 최대한 변명했다.
“간 절제는 일반 외과에서 첨단 수술 중 하나인데 능연이 그쪽으로 꽤 유명하잖습니까.”
“창서성 병원에서는 능연이 그래도 뛰어나거든요.”
더 뻔뻔한 주치의도 재빨리 한마디 하고는 뒤이어 말했다.
“위 선생은 북경 심장외과 의사라서 노선이 다르지요.”
위가우는 멍청하지 않아서 껄껄 웃으면서 뒷짐을 졌다.
“됐습니다. 가서 능연 수술 봐야겠습니다. 현장에서 보는 게 영상보다 편하죠.”
두 주치의는 위가우가 실에 묶이지 않은 인삼 베이비처럼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린 안 되겠다.”
“좀 더 완곡해야 했나?”
“완곡 같은 소리하네. 이럴 때는 양심도 팔고 신나게 손바닥을 비볐어야지. 나중에 우리가 여기로 내려와도 원망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