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648화 (629/877)

이른 아침, 운화병원 응급센터.

아름다운 간호사들이 반짝반짝하게 닦아 빛이 반짝이는 유리문 앞에 서서 상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드라마 촬영하는 거예요?”

응급실에 온 환자 하나가 택시에서 내려서 비틀비틀 걷다가 눈앞의 장면을 보고 걸음도 멈추고 비음도 사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닙니다. 바로 들어가세요.”

간호사 하나가 웃음을 거두고 명령조로 말하자 환자가 고분고분 ‘아’ 소리를 내더니 다시 비틀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응급실로 들어갔다.

빠빵-

승용차 한 대가 클락션을 울리며 문 앞에 섰다.

“왔습니다!”

여자 기사가 머리를 내밀고 신난 목소리로 고함쳤다.

“왔다 왔어!”

“어서 자리 잡아.”

간호사들이 다시 미소지으며 새하얀 손을 마주 잡았다.

구급차 한 대가 서서히 문 쪽으로 들어오자 차가 완전히 정지하기도 전에 간호사들의 시선이 이미 조수석에 고정되었다.

문을 열고 내린 능연의 귓가에 바로 지지배배 맑은소리가 들렸다.

“능 선생님! 어서 오세요.‘

“능 선생님, 돌아오신 걸 환영해요.”

“능 선생님, 고생하셨어요.”

그때 누군가 헛기침하고는 목소리를 냈다.

“자자, 다 같이! 하나, 둘, 셋!”

그리고 깔끔하고 낭랑한 목소리가 일제히 들렸다.

“능 선생님의 개선 귀환을 환영합니다.”

능연은 기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돌아오니 좋네요. 다들 많이 바쁘셨죠?”

능연의 안부 인사에 바로 꺄악하는 비명이 터졌다.

“이제 돌아오셨으니 됐어요.”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능 선생님 안 계시니까, 응급실도 한가하더라고요.”

능연은 사회 기대에 부응하는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응급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로비와 팔채향 몇 배는 넘는 건물 높이에 능연은 온몸이 편안해졌다. 공기에 약물 냄새가 나긴 했지만, 의사에게는 익숙한 향기니까 말이다.

좌자전은 엘리베이터 쪽에서 다급하게 다가가 능연을 맞이했다.

“사무실하고 수술실 모두 체크했는데 자리 비웠을 때랑 똑같아. 언제든 바로 쓸 수 있어. 설계효 선생 수술도 순조롭게 끝났고. GS 과 주임님이 직접 했고 두 시간 만에 끝냈지.”

“벌써 끝났다고요?”

아직 퀘스트 종료 제시어를 받지 못한 능연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응. 아침 첫 수술로. 운리 시스템으로 생중계했는데 시청자 수 80 넘었어.”

좌자전이 생중계 수를 강조해서 말했다. 평소에 능연이 수술할 때 생중계는 보통 그 절반 정도였고, 10이 좀 넘는 때도 많았다.

운화병원 일반외과 과 주임의 가치가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큰 주임이라 수술을 자주 하지 않기도 해서 그의 수술을 생중계한다니 방송을 보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옛날 제자들은 설사 아부할 생각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수술을 하면서 스승의 수술을 보는 건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녹화했어요? 잘 됐나요?”

능연이 사무실로 돌아가며 물었다.

“응, 했지. 이따 보내줄게. 깔끔한 수술이었어. 장안민하고도 이야기 나눴는데, 수술 잘 됐다고 하더라고.”

좌자전이 자세하게 설명했다. 본인 수술 실력이 별것 아니니 능연에게 정확한 보고를 하려고 일부러 장안민을 불러서 영상을 같이 봤다.

과연 능연은 평균을 웃도는 미소를 지어 보였고, 좌자전은 크게 고무됐다.

“환자 한 번 봐야겠어요.”

“아, 그래. 설 선생님은 일반외과 병실에 계셔.”

능연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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