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661화 (642/877)

위 절제와 간 절제는 능연 무기고 중 전략 무기였다. 특히 간 절제 스킬은 끊임없이 수술해서 그랜드마스터급으로 오른 후 능연이 절제할 수 있는 간 유형은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의사는 수술을 반복하면서 잘하고 못하는 게 생기고, 자신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생기지만, 그렇다고 해도 초특급 스킬은 키워낼 수 없다.

이건 일반인이 의사를 대단히 오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대단한 의사는 모든 방면에서 강하다고 생각하고, 대단한 의사가 약한 부분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일반 의사보다는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대치로 비교하면 약한 부분은 아무리 해도 약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능연도 사실 전략 무기만 전면적으로 갖췄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그의 그랜드마스터급 간 절제 스킬은 세계 5위, 전국 2위에 오를 정도다.

거기에 전국 48위 위 절제 스킬을 더하면, 능연이 위 & 간 연합 절제 수술할 때 당연히 1 서열 중에 1 서열을 차지하게 된다.

당연히 위 & 간 연합 수술할 때는 의사 두 명이 각자 한 장기를 담당하고 협력하여 진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이런 방안과 능연이 혼자 진행하는 건 확연한 차이가 있다. 게다가 전국 간 절제 2위, 위 절제 48위 이내의 의사를 찾아 수술받을 능력 있는 환자도 드물 것이다.

그것보다는 강한 진료과를 중심으로 다른 과 의사를 붙여 협력하에 수술받는 것이 현실성이 크다. 아무래도 수술실에서 큰소리치는 데 익숙한 두 대가 의사가 한 수술에 있으면 개싸움이 되어 보기 안 좋을 수도 있고 말이다.

위암이 간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10%에서 18%씩이나 된다.

그리고 위암 간 전이 환자 중 평균 5년 생존율 환자는 겨우 20%이며, 수술 후 5년 생존율도 고작 23.8%이다.

일반 암 수술과 비교해도 위암 간 전이 근치술 효과가 딱히 더 좋지 않은 걸 잘 알 수 있다.

그러니 능연은 당연히 상세한 평가를 거친 다음에 보호자 혹은 환자 주치의와 상의할 생각이었다.

수술을 할 수 있고 능연이 집도하게 해준다면 평균 수준을 크게 넘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수술하려면 일반외과와 중증간호과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그러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했다.

인내심이 충분한 능연은 본인의 결정을 발표하는 데 급급해하지 않았다.

중책을 맡게 된 사정을 아는 간호사는 매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능 선생님, 안심하세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둘만의 작은 비밀!”

그 얘기를 하는 유부녀 간호사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저희도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곁에 있던 다른 간호사들은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는 말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귀를 쫑긋한 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들었는데, 어떻게 못 들은 척하냐고. 그럼 너무 비열하잖아!

“너희 둘······.”

일 처리 하러 가려던 간호사의 표정이 굳었다.

“들은 걸 어떻게 해.”

“우리도 한편이야.”

“맞아, 맞아.”

“이건 아니지.”

사정을 아는 간호사는 내키지 않는 모습으로 강조했다.

“뭐가 아니야?”

“길에서 지갑을 주워도, 일부를 주워준 사람한테 보상해야 하는데.”

“맞아, 맞아!”

“지금 지갑 주운 게 아니잖아.”

사정을 아는 간호사는 언짢은 듯 대답했다.

“몰라, 몰라. 다 같이 비밀을 지키는 거야.”

“맞아, 맞아!”

세 간호사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병실에서 나갔다.

그들에겐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서 오래 자리를 비울 수도 없었고 해서, 잠깐 사이에 다 함께 능연이 원하는 자료가 들어 있는 아이패드 하나를 가지고 돌아왔다.

위암 간 전이 환자도 파이프를 여러 개 꽂고 침대에 가지런히 누웠다.

그의 아내 소봉은 젖은 수건으로 그의 팔다리를 닦고는 더는 해줄 게 없어서 슬픈 눈으로 환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환자의 눈빛은 흐렸지만, 아무 말 없이 얼굴에 미소 지은 채 아내를 바라봤다.

“이만 나가세요”

이런 장면을 가장 못 견디는 염 선생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ICU에 돌보는 사람이 따로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보호자분도 몸 챙기시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죠.”

일반 환자였다면 염 선생도 이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침 인연이 닿았고, 보호자의 태도가 좋은 데다가 가련하기도 해서 염 선생의 보호 본능을 일으켰다.

그러나 ICU의 특기는 목숨을 지키고 목숨을 구해내는 것이지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었다. 위암 수술을 마치고 이 환자가 ICU에 들어왔을 땐 염 선생도 장점을 발휘할 수 있었지만, 간 전이 된 지금은 염 선생의 컨트롤 범위를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환자가 오래 살게 할 수는 있어도 그게 의미가 있을지, 보호자에게 의미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이이가 이번에는 쓰러진 것도 저한테 말하지 않더라고요. 집에서 죽을 생각이었대요.”

소봉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염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생각으로는 집에서 죽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수술하고 돌아가서 일을 더 열심히 했고, 스트레스도 더 받았나 봐요.”

소봉은 침대에 누운 남자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한테 조금이라도 돈을 더 많이 남겨주겠다고······.”

침대 위에 남자는 들리는지 아닌지, 그저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열심히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돈은 필요 없어요. 돈이 필요했다면 이이하고 결혼하지도 않았겠죠.”

소붕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렇게 말했다.

“선생님, 이이 죽는 거 아니죠? 그렇죠? 맞죠?”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현대 의학은 많이 진보했습니다. 매일매일 신기술과 새로운 방법이 나타납니다. 남편분 수술할 의사나 약이 생길지도 몰라요.”

염 선생은 의사로서 가장 무기력한 ‘미래식 위로’를 했다. 환자 남편의 간 전이 면적이 크고 위치가 좋지 않았다. 거기에 지난번 수술과 방사선 치료 회복이 좋지 않아서 몸 상태가 지극히 엉망이라 수술 안전선을 크게 벗어난 상태였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 소봉 역시 눈물을 참으면서 강인하게 돌아섰다.

“수술하고 싶습니까?”

아이패드의 각종 검사 항목과 리포트를 다 읽은 능연이 그때 고개를 들어 느릿느릿 물었다.

소봉은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능연을 돌아보면서 여전히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에 의사 선생님이, 제 남편은 전이가 너무 많이 되었고 위치가 안 좋아서 수술 못 한다고 하셨어요.”

“음. 확실히 전이된 곳이 많긴 합니다. 위치도 안 좋고요.”

능연은 반복한 다음, 다시 물었다.

“그래서, 수술하고 싶습니까?”

소봉은 잠시 망설였다. 너무 광범위한 질문이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곁에 있던 염 선생은 벌써 다급해했다.

기도 삽관할 때 능연과 경쟁해보려고 했지만, 그건 청소년 팀 선수가 프로 선수랑 한 번 비교해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주치의, 특히 ICU 주치의인 그는 매일 능연이 만들어낸 환자를 받으면서, 능연의 기술엔 매우 감탄하고 있었다.

감탄하지 않았다면 비교해보려고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능연의 환자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반 의사가 환자를 받을 때, 본인 무기고 상황을 보고 입원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래에 어떤 환자가 있는지, 응급에서 보낸 환자는 누가 있는지 봐야 해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능연급 되는 의사가 환자를 찾을 땐 여지가 훨씬 더 넓어진다. 다른 건 몰라도 간담췌외과에서 받은 환자를 능연이 원한다면 하원정이 속으로 좋아하든 욕을 하든, 아니면 울든 개뿔 소용이 없다.

그 밖에도 운화병원 같이 이렇게 큰 응급센터에서 간담췌외과 방면 환자 역시 능연이 우선 선별했고, 필요할 때는 능연은 직접 곽 주임을 통해 창서성 내 응급의학과에서 환자를 선별하고, 본인도 출장 수술로 뚫어 놓은 각 큰 병원 루트를 통해 일반외과와 간담췌외과에서 환자를 선별했다.

그 밖에도 능연은 본인의 치료 팀을 통해 ‘어서 의사한테 물어봐’ 사이트에서 필요한 환자를 모을 여지가 충분했다.

지금은 능연이 삼 년 동안 모은 유명세가 있어서, 전국적으로 환자를 뽑아내진 못해도 적어도 창서성 내 간담췌외과에서는 절대권력, 절대 유혹력을 가지고 있다.

의사가 그 정도가 되면 환자를 받고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절할 수도 있다. 소위 연구, 소위 전공 혹은 전문가라는 건 바로 이런 수단으로 이뤄낸 것이다.

그럼에도, 주치의 염 선생이 보기에 이 환자의 병세는 사실 능연 수술 범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봉이 머뭇거리고 있는 모습에 더욱 초조해했다.

그러나 재촉할 수는 없었다.

어찌 됐든 이건 큰일인 데다가 그것도 생사가 걸린 큰일이었다.

게다가 염 선생도 능연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무기고를 확장했나? 아니면 무기고를 확장하려고?

염 선생이 알기로는 능연이 이런 말기 간 전이 케이스를 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었다. 물론, 아무리 각박한 기준이라고 해도 능연의 간 절제 능력은 믿었다.

“저는 수술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방사선 치료 많이 괴롭죠? 그죠?”

소봉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물었다.

물론 방사선 치료가 괴로운 건 잘 알고 있지만, 작은 응원을 받고 싶을 뿐이었다.

“환자분 잘 버티시잖아요. 저번 치료도 잘 견디셨잖아요. 그죠?”

곁에 있던 간호사가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아픈 거 못 참는 사람이에요.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이를 악물고 참은 거라고요.”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지, 소봉의 고인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려서 볼을 타고 흘러 옷깃을 적셨다.

“휴우, 나가서 말씀합시다.”

염 선생이 턱을 치켜들고 나가자고 눈짓하자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던 소봉이 고개를 돌려 염 선생을 바라봤다.

“염 선생님, 선생님 생각은요?”

신뢰를 따지자면, 그는 당연히 좀 더 익숙하고 그래도 남편 목숨을 한 번 살려냈던 ICU 주치의를 더 믿었다.

잠시 생각하던 염 선생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남편분을 ICU에 두신다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서 보살필 겁니다. 그러나 암은 매우 빠르게 진전합니다. 며칠, 수십일, 기껏해야 반년 정도일 거예요. 조금 더 버텨보려고 수술하겠다면, 북경에 가지 않는 한, 창서성 안에서는 능 선생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마지막 말은 완전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있는 대로 대답했다.

소봉은 놀란 듯 능연을 바라봤다. 능연의 나이 대비 실력이 의아하고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나 소봉은 바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다시 머뭇거렸다.

“능 선생님, 우리 그이 의견 물어봐도 되나요.”

“그럼요.”

능연은 재촉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소봉은 다급하게 침대 곁으로 가 남편을 바라보며 귓가에 대고 자세히 설명했다.

누워있던 남편의 흐리멍덩하던 눈빛이 점점 생기가 생겼고, 잠시 후 소봉의 손 위에 가볍게 손가락을 놀렸다.

“동그라미예요.”

흥분상태였던 소봉은 오히려 평온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그라미?”

염 선생이 무슨 말이냐는 듯 물었다.

“입원하기 전에, 말을 못 하게 되면 동그라미는 동의, 엑스는 거부, 이렇게 약속했었어요. 조금 전에 동그라미를 그렸어요. 확실해요.”

그렇게 이야기하는 소봉의 눈에서 눈물이 다시 흘렀다.

“이이는 저랑 좀 더 있고 싶은 거예요.”

염 선생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능연을 불렀고 소봉도 다급하게 능연 앞으로 섰다.

“능 선생님, 우리 수술할 거예요. 잘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나중에 의사가 리스트 가지고 와서 잘 설명드릴 겁니다.”

능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긴말 없이 돌아설 준비를 했다.

소봉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염 선생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능 선생은 ICU 주치의보다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능연은 ICU 휴게실로 가서 핸드폰을 꺼내 좌자전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대가 식겁하든 말든 임무를 내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와 동시에 시스템 제시어도 튀어나왔다.

-‘환자를 살리고 보살펴라’ 퀘스트, 포기하시겠습니까?

“아니.”

능연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심장 스킬이 걸린 퀘스트를 어떻게 쉽게 포기할까.

능연이 휴게실을 나가려고 할 때 시스템에서 다시 제시어가 튀어나왔다.

-‘환자를 살리고 보살펴라’ 퀘스트, 포기하시겠습니까?

“아니!”

능연은 이번에도 같은 대답을 하고 다시 걸음을 내딛자 시스템이 다시 알렸고 능연은 또 거절했다.

그렇게 세 번 반복한 후에, 시스템에서 새로운 퀘스트가 다시 튀어나왔다.

- 퀘스트: 환자를 살리고 보살펴라 (NEW)

- 퀘스트 내용: ICU 내 환자 10명 살릴 것. (3/10), 위 & 간 연합 근치술 한 번 완성할 것.

- 퀘스트 보상: 심장 외상 보건술 (마스터급)

퀘스트 인터페이스를 바라보며 능연은 입을 삐죽이면서 투덜댔다.

“이건 비합리적이지. 퀘스트 내용은 늘었는데 퀘스트 보상은 같다니.”

시스템은 깜빡, 또 깜빡, 다시 깜빡이다가 새로운 퀘스트 인터페이스를 내보였다.

- 퀘스트: 환자를 살리고 보살펴라 (NEW)

- 퀘스트 내용: ICU 내 환자 10명 살릴 것. (3/10), 위 & 간 연합 근치술 한 번 완성할 것.

- 퀘스트 보상: 심장 외상 보건술 (마스터급), 스태미너 포션 한 병.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