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668화 (649/877)

능연은 느긋하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4지 단지 수술을 끝내고 나니 붐비는 퇴근 시간이 완전히 끝나 있었고 길에 차가 많지 않아서 제타가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창문을 내린 능연은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기분도 좋아졌다.

시스템이 준 퀘스트 보상은 불공평했지만, 연속으로 위급 환자를 구해낸 건 역시 즐거운 일이었다.

능연은 머릿속으로 어릴 때 봤었던 구급 현장의 모습을 떠올리기까지 했다. 그때는 병원도 적고, 과정이 복잡해서 진료소는 초진 책임을 지고 있을 때였다. 하구 진료소를 포함한 진료소들은 수액이나 놓고 큰 병원으로 트랜스 시키는 지금과 달리 밤에 열나는 아이, 혹은 설사하는 어른 같은 환자를 매우 많이 받았다.

“묘 선생님은 에스테틱 수술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능연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차를 서서히 주차장에 세웠다.

밤의 진료소엔 사람도 별로 없었고, 맞고 있는 수액량을 보니 그것도 거의 끝날 시간이었다.

능결죽도 단골 환자들처럼 안락의자를 옮겨서 나란히 앉아서는 수액 맞는 노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도평은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로 황도 한 그릇을 들고 먹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가끔 한두 마디 끼어들었다.

“다녀왔습니다.”

능연이 학교에서 돌아온 것처럼 소리를 냈다.

“응? 아들 왔어? ICU에서 일한다더니?”

“응. 다 했어.”

도평이 놀란 듯 자리에서 일어나서 묻는 말에 능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밥은?”

도평 여사는 남은 황도를 다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어. 족발 먹었어.”

“그럼 이따 먹던가. 음, 황도 좀 먹어.”

고개를 흔드는 능연의 모습에 도평이 그렇게 말하고는 준비하러 사라졌다.

잠시 후, 마지막 손님을 배웅한 능결죽이 하이디라오(훠궈 체인점) 배달원을 맞이해서 들어왔다.

“너 때문에 일부러 시킨 거다.”

배달원이 세팅하는 동안 능결죽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너 온 걸 보더니 네 엄마가 바로 전화했단다.”

그렇게 말하는 사이 배달원이 이미 냄비와 육수를 세팅했다. 맑은탕과 홍탕이 나뉜 원앙 훠궈와 소고기, 양고기, 완자, 곱창, 황훠우 등이 테이블 가득 놓여있었다.

“능 선생님. 6시간 전에 주문하신 거라 과일 서비스도 있습니다. 여기에 두겠습······.”

“아이고, 냄새 좋다.”

능결죽이 재빨리 배달원의 말을 잘랐고 배달원은 열심히 제 할 일만 했다.

“선생님, 추가한 식기도 세팅했습니다. 총 3세트입니다. 더 필요한 거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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