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리 생중계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게 바로 우리 운화병원 수술입니다.”
외모가 평범해서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레지던트가 본인의 존재감을 뽐내기 위해 곽종군의 마음을 추측하며 마음에 들 만한 말을 한마디 했다.
그 말을 들은 곽종군이 고개를 돌리려고 하는 참에 일반외과 과 주임이 껄껄 웃는 소리가 들렸다.
“위, 간 연합 근치술 같은 수술이야 소문 들었으면 당연히 봐야지. 이런 심리는 말이지······.”
일반외과 과 주임이 말문을 열자 곽종군은 당연히 고개를 돌려서 상대를 바라봤다. 응급센터의 주임 나으리로서, 불벼락 뿜는 게 직업이라고 해도 예의는 지켜야 했다.
“신기한 것 수집하는 심리 말씀이십니까?”
대주임이 말씀하시니, 현장에 일반외과 의사는 당연히 호응해야 했다.
위&간 연합 근치술은 표준적인 일반외과 수술로, 간담췌외과에서는 하고 싶어도 위는 일반외과에게 넘겨서 양측이 연합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아니면, 이렇게 좋은 수술, 이렇게 이름 알릴 좋은 기회를 어느 한쪽이 독식한단 말인가? 그건 너무 호사스럽지 않은가 말이다.
곽종군이 눈알을 굴려 지금 말을 꺼낸 일반외과 의사를 바라봤더니, 얼굴이 나이 들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 불독처럼 쳐져 있어서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별 기억이 없는 얼굴인 걸 보면 아마도 경력이 짧은 주치의 정도일 테고, 직접 벼락을 뿜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곽종군 주임 나으리는 ‘잠시 보류’라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주 선생은 그런 곽종군을 바라보며 저런 게 바로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웃지 않는다는 억지웃음의 표본이라고 생각했다.
“능 선생이 하는 위, 간 연합 수술은 다른 사람이 하는 거랑 다릅니다.”
여원이 옆에서 한마디 했다.
“위암 간 전이 환자가 외과 치료에 적당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몸이 너무 허약해서 수술을 견딜 수 없어서입니다. 능 선생이 개발한 능 간 절제술은 그런 쪽으로 매우 적합합니다.”
“능 간 절제술이라니. 너만 그렇게 부르는 거 아니고?”
얼굴이 나이 들어 보이는 경력 짧은 주치의가 저도 모르게 태클을 걸었다.
“성에서 공인된 치료 방안인데요? 전국 범위로도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고. 인정 못 하겠다면 논문으로 반박하겠습니다.”
“같은 병원인데 내가 어떻게 논문으로 널 욕하냐.”
“쓸 수는 있고요?”
여원이 의자에서 내려와 서서히 허리를 곧추세우고 일어섰다. 높이엔 변화가 없었고, 심지어 오히려 조금 낮아졌지만, 기세는 당당했다.
수술 빼고 논문 이야기만 할 때는 두려워해 본 적이 없었다.
여원과 마주 서서 눈을 마주치고 있는 맞은편 초짜 주치의는 정말로 조금 뜨끔해졌다.
병원의 무시 체인을 따지면, 일반외과가 응학을 무시하는 건 정치적으로도 정확했다. 그러나 다른 진료과 의사끼리도 내부적으로 사실 등급 구분은 있었다. 실력이 뛰어나고, 실력을 늘릴 능력이 있는 의사와 아부 능력밖에 없는 의사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누구 욕하려고 논문을 쓰라는 거냐?”
초짜 주치의가 웅얼웅얼, 지기는 싫다는 듯 되받아쳤다.
“욕하려고 논문 쓰는 게 어때서요. 루쉰도 논문 써서 사람 욕하는데요?”
“뱉은 말은 책임져야지.”
여원과 곽종군이 거의 동시에 말을 하면서 둘 다 예리한 눈으로 초짜 주치의를 바라봤다.
초짜 주치의는 바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일반외과 과 주임은 ‘그런 말을 잘도 네 입으로 한다’고 똑똑히 쓰인 표정으로 곽종군을 힐끔 봤다.
“혈관 검사 주의하세요. 7호사.”
능연은 이미 간 조직 봉합을 시작했다.
간 전이 암 절제는 일반 간 절제와 스텝 상의 차이는 크게 없다. 다만 종양을 깔끔히 처리해야 한다는 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환자의 몸 상태로는 재수술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능연은 거기까지 하고 난 후에야 잠시 손을 멈추고 가상 인간을 사용해서 직관적인 절개 검사를 시작했다.
완벽한 커닝 행위였다. 만약 두 의사가 경쟁하는 것이라면 그런 행위는 선 밟고 시합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환자로서는 의사가 쓸 수 있는 스킬을 안 쓰는 건 선을 아예 밟아 지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눈에는 능연이 멍 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쨌든 그의 주의력은 가상 인간에게 쏠려 있으니 말이다.
의사들은 조금 의아해하다가 웅성대기 시작했다.
“문제 생긴 건가?”
“꽤 순조로운 거 같던데요.”
“무슨 문제가 생긴 거지?”
사람들은 오히려 정신을 집중해서 수술 과정을 되짚기 시작했다.
능연의 실수를 현장에서 찾아낼 수 있다면, 분명히 이름을 톡톡히 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여원은 비웃는 듯 입을 삐죽이며 몸을 곧게 세웠다.
“우리 능 선생은 수술할 때 이런 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오랜 고민을 하는 단계가 있죠. 장기 둘 때 결정적인 부분에 이르렀을 때, 각 방면 정보를 고려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 한 번의 고민으로 앞으로 30보, 40보까지 생각해야 하니까요. 우리 능 선생도 마찬가집니다.”
참관실에 있던 의사들의 의아한 마음이 순식간에 해소됐다.
“능 선생이 고민하는 시간은 길 때도 짧을 때도 있습니다. 짧을 때는 몇십 초, 길 때는 몇 분도 있습니다.”
상황을 본 여원이 고개를 치켜들고 말을 이었다.
“한 번은 북경에서 수술할 때, 능 선생이 2분 넘게 고민하자, 수술대 옆에 있던 북경 의사가 능 선생이 겁에 질린 줄 알고 바로 손 씻으러 갔는데, 결국 고민을 끝낸 능 선생이 순식간에 수술을 끝냈고, 손 씻으러 갔던 사람은 마침 돌아와서 수술실 정리를 도왔죠. 하하하하.”
여원의 높고 명확한 웃음소리에 의사들이 머쓱해하면서 따라 웃었다.
“그러니까, 수술하다 말고 옆으로 가서 태극권 하는 것도 능 선생 습관이라는 거네?”
뒤에 서 있던 의사 하나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물었고 여원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려 아래를 바라봤더니 과연 능연이 몇 발짝 뒤로 물러서나 허공에 손을 휘두르고 있었다.
“네. 이럴 때도 있습니다.”
여원이 이를 악물고 같은 주장을 했다.
“능 선생은 고민이 길어지면 수술 동작을 모의합니다.”
“동작을 저렇게 크게? 저러다가 환자가 감염되면 어쩌려고.”
그 말을 하는데 능연은 벌써 간호사에게 수술 가운을 벗겨 달라고 하고 손을 씻으러 나갔다.
안 그래도 못마땅하게 보던 의사들은 이때다 싶어 바로 기분을 풀기 시작했다.
“뭐야 저건.”
“원군 찾으러 간 건 아니겠지?”
“책 보러 간 거 아니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마디 하면서 꽤 즐거워 보였다.
그러는 사이 수술실 문이 열리고 능연이 다시 수술실에 나타났다.
“집중합시다.”
능연은 한마디 상기시키고는 다시 메스를 잡고 환자의 몸에 찔러넣었다.
“상처면 지혈.”
능연은 잘라낸 간 조직을 용기에 던졌다.
참관실은 순간 고요해졌고.
“이렇게 바로?”
“토끼처럼 빠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