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곽종군의 대연회장.
곽종군은 인당 299위안 성원 뷔페를 식당 밥처럼 식권으로 나눠주었다. 원래 계획엔 이 식사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가 말했던 것처럼 줄까지 대서 돈을 내려는 사람이 있는데 돈을 안 받고 넘어가기도 그랬다. 다른 사람 돈이라고 해도 함부로 쓸 수는 없으니 당연하게 두 끼 더 마련하고 더 고급으로 준비하게 됐다.
강제로 식사권을 받은 박 원장은 근심과 시나리오를 마음에 품고 안으로 들어갔고, 신나게 먹고 마시면서 기분이 조금 풀렸다.
의료 중개업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건 바로 망신쯤은 개의치 않는 마인드 컨트롤이었다.
의사는 누구라도 성질이 좋지 않고, 외과의는 특히 그랬다.
곽종군에게 거절당한 건 예상 밖이긴 해도 박 원장으로서는 정상적인 직업 데미지였다. 그리고 몇 시간 만에 원래대로 회복되어 다시 전투력을 가다듬었다.
“곽 주임, 우리 얘기 좀 하지.”
배불리 먹은 박 원장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곽종군을 다시 찾았고, 조금 전에 타격받아서 여자친구한테 울며 호소해야만 했던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는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얘기해도 결과는 마찬가질세.”
한참 허세를 부렸고 이제 좀 쉴 생각이던 곽종군도 그 참에 인사하고 물러섰다.
두 사람은 근처에 있는 작은 소파로 자리했다.
곽종군을 한참 주시하던 박 원장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
“정말 자신감 넘치는구만.”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출장 수술 한 번에 5만 위안. 바라는 거 있으면 따로 이야기하고.”
잠시 침묵하던 박 원장이 바로 제시했다.
출장 수술 한 번에 5만 위안은 업계 최고라고 할 만했다. 중개인 만큼, 환자는 10만, 20만 어쩌면 3, 40만까지 낼 가능성도 있지만, 그건 중개인의 능력이었다. 어쨌든 능연은 원사가 아니고, 북경, 상해, 광동 정상급 주임이 아니라 정상급 가격을 받아 내기 위해서 깐 이빨이 한두 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가격이 높다지만, 따지고 보면 높은 것도 아니었다.
출장 수술 비용은 대부분 의사의 노동 강도 그리고 감수해야 할 리스크 등등에 달렸다.
간단히 말하면 한 번에 1만 위안인 간 절제 출장비는 한 건에 3시간, 하루에 두 건 정도를 보통으로 잡으니 하루에 2만 위안인 셈이다. 그러나 위, 간 연합 근치술이 되면 일반적으로 7, 8시간, 심지어 10시간은 필요한데 벌써 간 절제 수술 두 건의 강도를 넘어 세 배의 시간이 되는 셈이다.
다른 한 편, 위, 간 연합 절제에서 근치성 수술을 하는 조건이 매우 각박하다. 수술 전에 아무리 CT, PET, MRI를 많이 찍어도 개복해보면 상황이 적합하지 않을 상황도 끝끝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그런 수술의 실패 확률, 환자 사망 확률은 더욱더 커다란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시간은 세 배, 30배는 넘는 리스크로 5만 위안을 받는다? 높은 가격이긴 하지만, 말도 안 되는 가격은 아니다.
그래도 이 가격을 계속 받을 수 있으면 능연의 출장 수술 비용과 업계 내 지위에는 절대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다.
이러쿵저러쿵해도 5만 위안은 5만 위안이고, 정맥류 상종창으로 하루 10건 수술해서 10만 위안 번다고 해도 건당 출장비 5만, 10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곽종군은 박 원장의 성의를 느꼈지만, 여전히 콧방귀를 뀌었다.
“우리 능연은 출장 수술한대도 자네를 거칠 필요가 없네.”
“쿠션 하나 더 있으면 더 안전한 거 아닌가?”
박 원장이 자세를 낮췄다. 그는 어깨를 둥글게 말고 고개를 살짝 낮추고는 얼굴을 들어 ‘내 아부 실력을 보여주지’하며 장사치 얼굴을 지었다.
곽종군은 그런 모습이 매우 의외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더욱 경계했다.
“뭘 이렇게까지. 국내에 위, 간 연합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능연 하나도 아니고. 이렇게 허리를 숙이다니, 무슨 꿍꿍이 있는 거 아니고?”
박 원장이 능연밖에 할 수 없는 수술을 받았다면 태도를 더 낮췄으리라고 곽종군은 생각했다. 그러나 독점 기술에 독점 수술도 아닌데 박 원장이 이런 표정을 짓는 건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다.
“있기야 있지. 하지만 능 선생처럼 젊은 의사는 정말로 능 선생뿐이네. 국내 유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걸.”
“아예 연령대로 하나씩 구하지 그러나.”
“전 연령대를 다 해도 정말로 위, 간 연합 수술을 할 수 있는 건 내 눈에는 능 선생밖에 없네.”
곽종군이 콧방귀를 뀌자 박 원장이 다시 그 점을 강조했고, 곽종군은 그제야 박 원장의 말을 제대로 고민했다.
“10시간 수술이 장난은 아니지 않은가.”
박 원장이 기억을 떠올리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
“당시에 나도 동영상을 봤네. 얼마나 놀랐던지. 중간에 잠깐 쉬었지? 전 과정이 깔끔한 수술이었어. 내 생각에 능 선생이 조금 더 노련해지면 속도도 더 빨라질 거 같고.”
“음.”
“눈앞에 돈이 보이는데 벌어야지 왜 안 벌어.”
박 원장이 껄껄 웃었다.
“위암 간 전이는 전엔 외과 수술을 별로 안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선진 장비도 있고, 기술도 좋아졌으니 적극성 치료가 그래도 주류로 가야지. 안 그래?”
곽종군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출장 수술이라는 게 결국 인맥 아닌가. 능연 나이에 그 실력에, 함께 열심히 한 몇 년 하면 위, 간 연합 근치술 1등 자리에 못 올려놓겠나?”
드디어 박 원장의 진심이 드러났다.
출장 수술은 이윤이자 재산이었다.
여기서 박 원장에게 20대 젊은 외과의냐 60대 은퇴 직전의 나이든 외과의냐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망설이지도 않고 젊은 의사를 선택하리라.
젊음이 재산이라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위, 간 연합 근치술 같은 수술은 50대 이상 외과의는 두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두 사람이 함께한다는 말은 돈을 나눠야 한다는 말이고, 의료 중개인이 두 배로 일을 하고 두 배로 굴욕당해야 한다는 것이니 박 원장이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능연의 뛰어난 실력, 긴 작업 시간 그리고 거대한 잠재력을 바랐다.
곽종군은 완전히 알아들었지만, 여전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능연은 이쪽으로 계속 나갈 생각이 없어.”
“일단 나한테 있는 케이스를 한 번 보기나 하게.”
박 원장이 새로운 수를 던졌고, 잠시 망설이던 곽종군도 결국 손을 내밀어 자료를 받았다.
“동가 그룹 회장이야. 미국에서 위를 잘랐는데, 간에 전이 됐지. 백억짜리 큰 회사야. 이 수술 잘하면 능연뿐만 아니라 운화병원에도 잘된 일일걸?”
곽종군의 마음이 조금 동했다. 박 원장의 군안 진료소엔 호감이 없지만, 이 수술은 할 만했다.
“왜 미국에서 수술 안 하고?”
곽종군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물었다.
“흠흠. 출국을 못 해.”
“아······. 그럼 미국 사람을 오라고 하면 되지.”
“그쪽도 이야기하고 있지.”
박 원장의 표정이 조금 난감해졌다.
미국 의사는 수입도 높고 사회적 지위도 높아서 굳이 엣지볼을 치려고 들지는 않았다.
그들로서는 환자가 미국으로 찾아오는 게 당연했고 반대로 그들을 외국으로 부르면 일이 많이 복잡해진다. 물론 평범한 미국 의사는 그래도 초빙할 수 있지만, 실력 있는 의사는 모시기 어렵다.
게다가 동가 그룹의 기대치는 또 매우 높으니 말이다.
“환자 지금 몸 상태는?”
“아직 업무도 하고 있어.”
“그럼 운화로 오라고 하게. 운화로 오면 능 선생이 진단 내리고 필요할 때 수술을 진행하면 되고, 싫다면 말라고 해.”
곽종군은 박 원장에게 더는 여지를 주지 않고 다시 대화하던 무리로 돌아갔고 연회장 안의 웃음소리가 금세 더욱 커졌다.
박 원장은 미간을 단단히 좁히고 핸드폰을 뒤지면서 연속으로 메시지를 여러 건 보내놓고서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다시 들어보니 곽종군은 이 무리에서 다른 무리로 옮겨 가서, 여전히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그다지 웃기지도 않은 그의 농담을 들으며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박 원장은 잠시 부러워하다가 생각을 접었다.
그쪽 업계는 돈은 정말 많이 벌기는 하는데 무미건조하기는 정말 무미건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