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688화 (669/877)

“능 선생은 지금 최근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제1 간문 간헐 차단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500건 간 절제 케이스 분석 보고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 간문 간헐 차단법을 사용한 환자의 예후가 가장 좋았습니다. 능 선생은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간문 차단 방면에 특수한 기교가 있습니다.”

“위 밑 정맥류 상종창은 간 절제에서 커다란 불리한 요인이며, 이 환자는 장기간 음주로 위궤양, 위출혈 등 증상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 밑 정맥류 상종창은 아직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습니다. 음, 능 선생은 위 밑 정맥류 상종창 처리 방면에도 특수한 기술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문정맥 고압은 간 절제 수술의 중요한 포인트이며 어려운 점 중 하나입니다. 많은 의사는 간문 정맥 고압 환자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물론, 우리도 문정맥 고압 합병증에 대해서는 똑같이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다만, 능 선생은 문정맥 고압 처리 방면에 특수한 기술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여원은 참관실 맨 앞쪽에 서서 모습을 감추는 데 능숙한 히어로처럼 목소리를 높이 높여서 모두에게 수술의 모든 부분을 설명했다.

운리에서도 전문 촬영기사를 보내 능연의 수술 과정 전체를 생중계하는 동시에 여원의 해설도 내보냈다.

운리는 이런 생중계를 요즘 점점 더 많이 하고 있었고, 촬영기사도 진작에 익숙해져서 카메라가 여원을 찾아내지 못해도 소리를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오늘 수술을 지켜보는 관중들의 심리가 변화무쌍하게 바뀌었다.

‘난 그저 지나가는 길’이라는 얼굴부터 ‘해설이 묘하군, 쓸데없는 소리가 많아. 다 아는 얘기거든?’에서 ‘그래, 아는 걸 떠들어 보렴.’이라는 눈빛으로 변했고, 마지막엔 ‘요즘 수술을 이렇게까지 한단 말이야?’라는 놀라움으로 변했다.

여원의 눈에 그런 사람들의 변화가 모두 들어오자, 점점 자극받아 더욱 흥분되게 만들었다.

박 원장도 조금 흥분했다. 의사로서 이런 완벽에 가까운 수술을 보게 되면 당연히 흥분하기 마련이었다.

특히 옆에 앉은 동가 그룹 홈 닥터 노매옹을 생각하면 심지어 조금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건 매우 희한한 심리였는데, 곽종군 등이 박 원장에게 능연을 추켜세울 때는 살짝 반항심이 들었는데, 동가 그룹의 거만한 홈 닥터 선생을 마주하니 박 원장의 심리도 역전이 되었다.

능연을 추켜세우는 것이 박 원장으로서는 이득도 되는 일이었다.

“노 선생, 제가 소개한 능 선생, 간 절제 쪽에서는 정말로 강한 거 같죠? 솔직히 말해서 지금 메이요에서 의사를 끌어온대도 반드시 능연보다 잘 하리란 법이 없어요.”

박 원장은 머리 위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노매옹에게 나지막이 속삭였고, 그 말투에 어딘가 웃음기와 사업하는 사람의 허풍이 조금 배어 있었다.

사업하는 사람의 허풍이라고 생각하며 듣는 노매옹은 박 원장의 말에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메이요 의사가 얼마나 대단한지, 우리 모두 잘 아는 사실 아니오? 메이요 간암 5년 생존율이 어떻고, 우리 국내 병원은 어떤가 말이요. 하하하.”

“메이요는 어느 서전 하나가 이 수준까지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강한 거고요.”

박 원장은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 말투로 한마디 반박했다.

“메이요 서전이 온다고 해도 그에게 협조할 팀이 없다면, 환자 예후가 운화병원 능 팀하고 비교해서 꼭 더 나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능 팀의 데이터를 보셔야지요. 일반 간 절제든 간암 절제든 수술 후 2년 생존율 모두 매우 완벽합니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는 게 이런 거지요.”

“나는 그런 거 안 믿습니다. 재능이라는 게 사실 있다면 있는 거고 없다면 없는 거라서요.”

노매옹이 갑의 단호함을 보이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유럽, 미국 홈 닥터와 달리 노매옹 같은 의사는 고용인의 신뢰에 의지하는 편이고, 오래 될 수록 점점 본인도 고용인의 위치에 있는 줄 알게 된다.

그러나 선진국 갑부 홈 닥터와 비교하면 실력은 또 떨어졌다.

진료과 주임이나, 아니면 주임 의사라도 될 실력이 있었다면 어쨌든 동가 그룹 같은 민영 기업으로 들어가 개인 의사를 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박 원장은 심지어 노매옹이 다른 의료 중개 업자와 사적으로 내통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노매옹은 미국 의사를 고집하고 있었고, 게다가 그 고집이 매우 강했다. 반드시 미국 쪽을 고집한다기보다 일본, 독일, 영국 의사를 초빙해도 오히려 더 간단하게 유명한 의사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 원장은 그런 의심을 가슴 속으로만 품고 있었다.

말을 꺼내 봐야, 노매옹한테 실력이 떨어져서 그쪽에서 바라는 수준과 비슷한 의사를 들고 오지 못한다고 공격받을 뿐이었다.

“노 선생, 차라리 능 선생 수술 동영상을 선생이 초빙하고 싶은 국외 의사에게 보내서 그쪽에서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면 어떻겠습니까?”

박 원장은 방향을 바꿔서 노매옹을 설득하려고 했다. 그러나 노매옹은 무슨 굴욕이라도 당한 듯 얼굴색이 확 변해서 씩씩댔다.

“내가 능연의 수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말이오?”

“아이고, 그런 뜻일 리가요. 오해하셨습니다.”

박 원장은 말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 새끼, 역시 능연의 수술을 알아보지 못했어.’하고 순간 깨달았다.

박 원장은 순간 화가 나고 분했다. 노매옹이 공립병원에 있을 때도 실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적 없고 모두 ‘일처리를 잘함’으로 유명했던 것을 까먹고 있었다.

박 원장은 그런 유형에 감정은 없었다. 실력 없는 의사는 언제나 실력 있는 의사보다 훨씬 많고, 당연한 일이었다. 의사 하나가 노력해서 의사들의 발치를 따라잡아 의사 단체의 평균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정상 10%에 있는 의사도 삼갑병원에 다니는 환자 눈에는 그냥 평범해 보일 뿐이다.

노매옹은 나이도 많고 진작에 의료 현장에서 떠났고, 병원에 있던 시절이라고 해도 간 절제는 접하지 못했을 수 있다. 설사 접했다고 해도 그 당시 방법과 지금의 방법은 천지 차이가 나고 어쩌면 다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한 박 원장은 오히려 자신감이 더 충분해져서 진지하게 노매옹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능 선생 실력은 분명히 세계 일류입니다. 회장님의 목숨을 살릴 의사를 찾는 거 아닙니까? 제 생각에는 전체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박 원장의 눈빛이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의료 중개업을 하고는 있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사업이니 언제나 사람 좋은 척해서는 먹고 살 수 없었다.

박 원장의 시선이 껄끄러워진 노매옹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투를 조금 누그려뜨렸다.

“그러게 지금 고민하고 있잖소.”

“그럼 다방면 정보를 종합해야겠습니다.”

박 원장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바라봤다.

노매옹도 더는 옥신각신하기 싫어져서 마찬가지로 모니터를 돌아봤고, 푸른 장갑을 낀 양손이 더할 나위 없이 활발하게 매듭을 묵는 걸 보면서 묘하게 기분이 우울해졌다.

“질문 있으시면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여원은 마이크를 든 순간부터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격앙되었고, 기세도 격앙되었고, 눈썹을 치켜세우고 열변을 토하는 심정과 표정으로, 설사 사람들이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힘 있는 동작으로 연설했다.

“질문 있으시면 현장 직원을 불러 마이크를 받아서 물으시면 됩니다.”

여원은 일부러 호응을 요구했다.

원래 계획은 그게 아니었다. 수술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아니다. 설사 공개 수술이라고 해도 환자와 질환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니, 외과 의사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는 있어도 호응하며 대화를 나누는 건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운리 제약의 홍보 전문가는 심지어 여원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설계했고, 공개 수술 생중계에 언제든 개입할 수 있게 준비도 해두었다.

하지만 걱정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호응이 신중한 게 아니라, 거의 없었다.

질문을 하는 것도 각오를 하고 기다리던 고급 의사가 아닌 대부분 하급 의사였다.

수술이 1/3 정도 진행됐을 때는 흔한 광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수술이 마지막에 가까워질 때 쯤엔, 조금 경력 있는 의사들은 모두 느끼는 바가 있었다.

“이런 게 능연의 위엄이지.”

하루 종일 성원 호텔에 자리 잡고 있던 곽종군이 호텔에서 가장 큰 세미나룸에서 나와 휴게실로 들어가서는 허리춤에 양손을 대고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 말씀은?”

주 선생이 곽종군의 말을 바로 받아 호응했다.

“호랑이는 호랑이 위엄이 있고, 용은 용의 위엄이 있지. 의사는 말이야, 사람을 누를 수 있는 어떤 분야가 있어야 해.”

곽종군이 뿌듯한 듯 그렇게 말했다.

“오늘 토론회 영상 다시 보면 자네도 알게 될 걸세. 간 절제 전문가들이 능연에게 질문할 엄두도 못 내는 거 봤지? 초초짜들이나 질문을 하고 말이야. 그것도 모두 가르침을 구하는 말투였지. 그것만 해도 통쾌한 일이야.”

“약간 주임님이 회의에서 발언하실 때 모습이랑 비슷하네요.”

주 선생이 미소 지으며 하는 말에 곽종군은 그를 칭찬하는 미소로 화답하고는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건 조금 다르지. 능연은 간 절제를 정말로 잘하지. 1500건 간 절제는 장난이 아닐세. 이건 뭐, 의사들이 평생 할 양이라고. 음, 그래도 능연이 한 것처럼 멋지게는 못하지. 오늘 공개 수술은 준비도 충분했고, 환자도 젊은 덕에 거의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해냈지. 보는 사람마다 잘했다고 칭찬할 수밖에 없어. 나야 뭐, 비록 사람들이 끽소리 못하게 자주 만든다고는 하지만, 그건······.”

“그야 주임님 명성이 자자하니까 다들 무서워도 하고 존경도 하는 거죠.”

주 선생이 웃으면서 곽종군 대신 다음 말을 이었다.

그의 뒤를 따르는 외모가 평범해서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레지던트는 노트를 꺼내 적어두지 못함이 한스러웠다.

곽종군은 흡족해하면서 주 선생 등 의사들 앞에서 한참 입을 풀었다. 아까 회의실에서는 능연을 생각해서 그래도 조금 겸손한 척해야 하는 바람에 입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다.

몇 분이나 능연을 찬양하던 곽종군이 문득 주 선생을 바라봤다.

“자네 왜 아직 휴게실에 있어? 오늘 병원 한가한가?”

“120에 전화해서 근처 환자가 아니면 성립으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응급실에 지금 있는 인원으로 충분합니다.”

주 선생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웃으며 이었다.

“최대한 다른 진료과로 보내라고 했거든요. 할 일도 있고, 그렇다고 많이 바쁘지도 않아서 다들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음, 그것도 괜찮지. 이제 우리는 그렇게 골치 아픈 환자를 마구잡이로 받을 필요가 없어. 응급센터는 응급센터다워야지. 센터 간판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동의를 표시한 곽종군은 다시 주 선생을 바라봤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환자는 최대한 우리가 해야 해. 아무렇게나 트랜스 시키면 안 된다고. 그게 습관이 되면 나중에 곤란해져.”

“옳은 말씀이십니다.”

곽종군의 관심이 ‘네가 왜 여기 있어?’에서 바뀐 걸 본 주 선생은 방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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