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699화 (680/877)

“포크너 선생. 오늘 저녁 파티에 꼭 참석해주십시오. 주인공이 바로 세 분이니까요.”

좌자전은 박 원장을 이끌고 매우 정식으로 외국 의사에게 초대장을 건네고는 박 원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세 분’이라는 말 통역 제대로 해주세요.”

박 원장은 진심이냐는 표정으로 좌자전을 본 다음 ‘doctor’를 사용해서 세 사람을 가리켰다.

그러자 대충 알아들은 좌자전이 입을 삐죽였다.

“제대로 통역 못 하신 거군요. 영어 잘 못 하시나 봐요.”

“영어는 존칭이 따로 없잖습니까. 누구누구 의사, 하고 불러 주는 게 바로 존칭입니다.”

사실 주로 국내에서 생활하고 공부도 오래 하지 않은 박 원장의 영어도 거기서 거기였다.

좌자전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 콧방귀를 뀌었다.

“존칭에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외국 상대하면서 그쪽으로 공부 좀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중국어로 투덜거리는 게 오히려 존중이 아닐 것 같군요.”

박 원장이 냉랭하게 대답하자 좌자전이 하하, 하하 웃고는 고개를 들다가 무슨 일인지 살피는 듯 바라보는 포크너 일행과 눈을 마주쳤다.

“예, 저녁에 함께 식자하시죠.”

껄껄 웃으며 한마디 한 좌자전은 박 원장이 통역할 필요까지 없다고 생각하고는 세 사람을 향해 밥 먹자는 보디랭귀지를 하면서 입을 열었다.

“You, You들, 같이 밥 먹어요. 밥밥, 짭짭.”

세 외국인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좌자전의 동작과 표정을 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빈은 뉴요커의 열정을 드러내며 좌자전의 동작을 따라 하며 ‘밥밥, 짭짭’ 소리를 냈다.

좌자전이 자기를 배제하고 외국 의사들과 소통하는 걸 본 박 원정은 얼떨떨해져서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어때요? 내 말이.”

박 원장이 다시 한번 본인의 사업에 회의를 느낄 때 좌자전이 물었다.

“You들 말이오?”

박 원장이 비비 꼬인 심사를 감추며 유들유들하게 말하며 좌자전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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