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안, 연문빈은 성취감이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전에 외국 의사가 진행한 수술은 그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는데, 오늘은 퍼스트 어시로 참여하여 심장을 만져본 남자가 되었다.
정말로 심장을 만져본 남자는 더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다.
나는!! (독자가 알아서 생각하시길.)
“이건 심장 수술이라고.”
수술을 마치고 장갑을 벗은 연문빈은 일단 핸드폰부터 꺼내 사진을 찍었다.
연문빈뿐만 아니라 다른 의사와 간호사도 일제히 핸드폰을 꺼내 그 귀한 순간을 남겼다.
“이제 계획을 집행해야겠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문빈은 들끓는 마음으로 고함쳤다.
“파브로프?”
왕가의 가십 사랑은 수술대의 피도 막을 수 없었다.
“음.”
연문빈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처럼 잘난 서전이 매일 같은 시간에 음식을 보냈잖아. 이 정도면 된 거 아냐? 조건반사할 때도 됐지?”
“족발만 보낸 거 아냐?”
“그럴 리가.”
웃으며 묻는 왕가의 말에 연문빈이 더 크게 웃었다.
“족발뿐만 아니라, 조림 고기랑 막창, 곱창, 그리고 머리 고기, 돼지 귀······.”
왕가는 한동안 할 말을 잃고 냉정하게 연문빈을 바라봤다.
“버라이어티하지? 맞지? 히히. 난 내가 이런 쪽으로 재능이 있을 줄 몰랐어.”
“응, 모쏠 재능.”
낄낄 웃으며 하는 연문빈의 말에 왕가가 드디어 도저히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
“모쏠이라고 해도 나는 귀족 모쏠이야.”
연문빈의 강인한 멘탈은 왕가의 말에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로는 충분히 성의를 보인 것 같았다. 게다가 선물이 모두 직접 만든 것이었니 실력을 증명한 셈이기도 하고. 그리고 느낌도 있고. 직접 만든 건 모두 마음이 듬뿍 담긴 것이니 핸드메이드 선물처럼 성의가 가득하잖아?
거기까지 생각한 연문빈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손놀림까지 잠시 멈췄다가 위챗 메시지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마 간에게 족발 보내는 거 잠시 스탑!
“흠, 안타깝군. 마 간 며칠 동안 이 맛있는 족발을 못 먹을 거야.”
연문빈은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연기톤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연문빈 선생님, 말씀하기 전에 머리를 좀 쓰셔야 할 것 같네요.”
왕가는 진심으로 한마디 하고는 시선을 돌리면서 물었다.
“능 선생님, 연 선생님 파블로프 작전 성공할 거 같으세요?”
“조건 반사 말입니까? 듣기에는 일리는 있어 보이네요.”
모니터링 기기의 수치를 검사하던 능연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거봐. 능 선생도 그러잖아.”
“그럼, 능 선생님이 찬성한 이 방법의 정확한 확률은 몇이라고 보는데?”
보란 듯이 웃는 연문빈의 모습에 왕가가 논리적인 질문을 했다.
연문빈은 순간 멍해졌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능연은 잠시 기다리다가 바로 수술실에서 나갔다.
그는 원래 아래 의사와 간호사들의 대화에 관심이 없었다.
“능 선생.”
“응?”
연문빈이 따라나와 부르자 능연이 걸음을 멈췄다.
“저기, 능 선생. 님 요즘 시간 있어? 나, 님이랑 탕법 몇 건 더 해보고 싶은데.”
연문빈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소곤대며 물었다.
연문빈이 탕 법을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이 넘으면서, 스스로 병목 상태라고 여겼다. 이제 여자친구가 생기면 점점 시간이 줄어들 텐데, 파블로프 계획을 실행하는 틈을 타 마지막 특훈을 하고 싶었다.
능연은 당연히 상관없었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한 환자 모아 보세요. 나중에 좌 선생님한테 스케줄 짜라고 하고.”
“오키! 오키!”
연문빈은 머릿속에 본인이 탕 법 집도할 때 마 간호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환호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주먹을 굳게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