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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트 닥터-710화 (689/877)

묘 선생은 오로지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병원을 그만두고 나왔다.

그리고 확실히 돈을 벌었다. 특히 동년배 병원 의사와 비교하면 매달 하는 에스테틱 수술 수입만 해도 초짜 주치의들을 넘어섰다. 거기에 쌍꺼풀 수술 좀 하고, 히알루론산 주입 좀 하면 하구 진료소 수입이 삼갑병원 부주임 수입이랑 비슷해졌다.

물론, 하구 진료소에 부는 바람 덕이긴 했으나, 묘탄생 역시 지금 일을 매우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사람 마음은 변하는 법이다. 등 따시고 배부르면 다른 생각 든다고, 돈을 벌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실력을 좀 더 키워서 고급 수술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수시로 묘탄생의 머리에 떠올랐다. 물광주사를 맞은 얼굴에 계속 상황이 생겨서 재주사를 맞아야 할 때라고 알림이 오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큰 병원을 떠난 의사가 돈을 버는 건 쉽지만, 다시 기술과 수술을 운운하는 건 쉽지 않았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외과 수술이 점점 전문화되고 팀플레이가 되었다. 예전에는 마을 위생병원에서 충수염 수술을 해도 큰 병원에서 하는 것과 본질적 차이는 없었다. 수술이 익숙한 현 병원이 차라리 큰 병원 초짜 의사보다 실력이 훨씬 나을 때도 있었고.

그러나 복강경이 시작된 후,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복강경을 들이지 못하거나 좋은 복강경을 쓸 수 없는 병원은 실력과 관계 없이 격차가 벌어졌다.

기술이 더 필요하고 더 복잡한 수술은 작은 병원, 작은 진료소에서 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묘탄생은 평소에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지만, 단체 체계를 떠난 의사가 기회를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묘탄생에게는 아직 하구 진료소보다 나은 딱 한 번의 기회가 오지 않았다.

능결죽과 능연 부자가 하구 진료소를 확장하면 그 귀한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환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 기회를 붙잡기로 결정 내린 묘탄생은 큰 소리로 부자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능연 같은 의사가 얼마나 바쁜지 잘 아는 그로서는 지금 기회를 잡지 않으면 언제 기회가 다시 올지도 모르고, 때가 온다고 해도 능연과 능결죽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묘탄생이 갑자기 끼어들자 능결죽은 조금 멍해졌다.

“묘 선생, 어디서 그런 환자를 구한다는 거야. 괜히 밤에 도끼 들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이 몸으로 무슨 도끼를 들어요.”

능결죽이 피식 웃으며 하는 말에 묘탄생도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고는 다급히 덧붙였다.

“그래도 메스는 잡을 수 있습니다. 네다섯 시간도 문제없어요.”

“대단하네.”

“병원을 그만뒀지만, 줄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요.”

묘탄생이 다시 화제를 끌어왔다.

“지금 공립병원이 어떤지 다 잘 알잖습니까. 침대가 없어서 난리에요. 능 선생이 진료한다면 환자 구하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묘탄생은 마음속 긴장을 감추려고 툭 튀어나온 눈알을 굴렸다.

진료소에서 수술을 시작하려면 본인은 준비된 인력이라고 생각했다. 웅 선생은 나이가 너무 많아서 진료소를 지키면서 약 처방 내리고 대화 상대가 되는 건 문제없지만, 수술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수술 종류가 얼마 없을 것이고 선택의 여지도 없겠지만, 능연이 집도할 것을 생각하면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 그의 위치에서 운화병원 치료팀 팀장에게 훈련받을 수 있다니, 대박 중의 대박이 아닐 수 없었다.

묘탄생의 생각을 읽은 능결죽은 조금 망설이면서 아들을 돌아봤다.

“연아, 병원 일도 엄청나게 바쁘잖니. 진료소는 먹고살 만하게 잘 돌아가니까, 잘 생각해보고 해.”

“침대 몇 개 느는 건 어쨌든 좋은 일이죠. 아킬레스건 보건술 같은 건 진료소에서 하는 게 더 적당할 거 같네요.”

잠시 생각한 능연이 그렇게 대답했다.

아킬레스건 보건술을 능연이 터득한 가장 고급 수술 중 하나였다. 아킬레스건 보건술 자체가 그랜드마스터급일 뿐만 아니라, 축 원사 주축으로 개발한 축-능 아킬레스건 보건술 역시 세계급 선진 수술이었다. 한편, 능연은 정상 의사가 평생을 써도 다 쓰지 못할 사지 해부와 족부 해부 기술을 대량 장악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아킬레스건 보건술은 수술실과 설비 조건이 까다롭지도 않았다. 일반 아킬레스건 보건술은 작은 절개구를 채택하고 기술이 조금 더 필요한 능연의 대형 절개구 역시 하구 진료소 수술실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킬레스건 보건술의 긴 회복 시간 때문에 능연이 운화병원에서는 아킬레스건 보건술을 자주 하지 않고 골관절 센터로 달려가곤 했다.

하구 진료소에서 아킬레스건 보건술을 하면 그 단점은 더는 단점이 아니게 된다. 현재 진료소의 병상 이용률로 따지면 환자가 오래 입원할수록 능결죽은 기뻐할 것이다.

“정말 가능하겠냐?”

능렬죽이 매우 진지하게 묻자 능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킬레스건 보건술은 까다롭지 않아서 괜찮아.”

운동선수 아킬레스건 수술이 아니라면 사실 축-능 아킬레스건 보건술을 쓸 필요도 없었다. 즉, 일반 의사가 하는 아킬레스건 보건술로 일반인의 수술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능연은 당연히 운화병원 침대는 간 수술 같은 환자에게 쓰고 싶었다. 그래서 집안 진료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하겠다면 당연히 좋지. 전에 전칠 씨가 우리 리모델링 도와줬을 때, 의료 지원금을 많이 신청해줬거든. 그것도 쓸 수 있겠네.”

처음엔 머뭇대던 능결죽도 매우 빠르게 생각을 바꿨다.

“그래서, 묘 선생, 묘 선생 생각은 뭔데? 그냥 이야기해봐.”

능결죽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능 선생한테 기술 배우고 싶습니다.”

묘 선생은 황급하게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 사실 민망할 것도 없었다. 의사가 수술하고 싶고, 기술이 필요한 일을 하고 싶은 것도 당연했다.

묘탄생의 요구 중에 퍼센티지나 지분 같은 이야기가 전혀 없는 걸 깨달은 능결죽은 바로 크게 안도하며 다정하게 묘탄생을 바라봤다.

“흠. 이해해. 묘 선생같은 마음가짐이라니, 멋지군. 일단 학생인지 스승인지 이런 것보다, 묘 선생 어서 환자를 구해오라고. 수술부터 시작하게”

“간호사도요.”

능연이 한마디 했다.

“오케이, 오케이.”

능결죽이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하고는 돌아서서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입력했다.

그리고 저쪽에서 묘탄생도 흥분한 상태로 역시 핸드폰을 꺼내 미친 듯이 메시지를 보냈다.

능연은 선베드로 돌아와 핸드폰을 꺼내 들고 평소처럼 게임을 켰다.

“참 맛있네요.”

묘탄생은 팔꿈치를 식탁 위에 올리고 축으로 삼아 바삭 오겹살을 입에 넣으며 툭 튀어나온 눈을 빙글빙글 굴렸다. 주정뱅이 코도 더 빨개진 것 같았다.

능결죽은 담담한 표정으로 ‘6, 7, 8’을 세면서 입으로는 많이 먹으라고 권했다.

“역시 돼지고기가 맛있네요. 특히 이 오겹살, 기름지고 특별한 향도 있고.”

묘탄생은 일주일하고도 이틀 네 시간 동안 돼지고기 못 먹은 사람처럼 힘껏 고기를 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묘 선생, 돈도 많이 벌면서 마누라가 다 쓰는 거야?”

‘11, 12’까지 센 능결죽은 묘 선생이 먹는 걸 잠시 끊기로 결정 내렸다.

하지만 묘탄생이 한숨을 내쉬고는 벌컥벌컥 물을 마신 다음 다시 웃어 보였다.

“그럴 리가요. 집사람이 얼마나 절약하는데요. 옷도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것만 사요. 아닌 건 절대로 안 사고요.”

능결죽은 묘탄생의 젓가락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보이긴 하네.”

“능 소장님이랑 비교하면 안 되지요.”

묘탄생은 다시 오겹살을 집어 들고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징걸징걸 씹었다.

“요즘 말로, 능 소장님은 금수저 아닙니까. 이렇게 큰 진료소도 운영하고. 저한테 떼어가는 것만 해도 제법 되잖아요. 저는 아무리 모아도 소장님 지금 나이에 진료소 하나 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고요.”

그 말에 능결죽의 핏줄이 다 튀어나왔다. 당장에라도 묘탄생의 말에 태클을 걸 수 있지만, 묘탄생의 말에 태클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묘 선생, 환자 찾았다며. 알아서 차 타고 오는 건가? 아니면 어쩐다던가?”

능결죽은 화제를 돌리기로 결정 내렸다.

오전 내내 전화를 돌린 묘탄생은 얼마나 많이 연락했는지 몰라도 겨우 적당한 환자를 찾아냈다. 하나뿐이었지만, 만사엔 시작이 있는 법이라고 능결죽은 그 첫 번째 아킬레스건 환자를 매우 기대했다.

솔직히 능가 하구 진료소가 처음에 설립됐을 때는 수술을 했었다. 간단한 데브리망에 충수염, 그리고 조금 복잡한 정형외과 수술 혹은 깁스 같은 건 능결죽 씨 아버지가 모두 처리했었다. 그 외에도 한의학도 알아서 침이나 뜸도 놓아서 이웃이 두통이나 열이 날 땐 바로 해결했다.

그러다가 능결죽이 이어받은 후 진료소는 점점 수액방과 약국 같은 형식이 되었다. 능결죽이 의사 구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환경이 그렇다 보니 아무리 좋은 의사를 구해도 환자는 모두 골목 이웃이라 적당한 환자가 매일매일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능연은 이미 좋은 의사의 범주를 뛰어넘었다.

다른 건 둘째치고 지금 능결죽이 아는 바로는 능연의 특별 진료비가 800위안이었다. 매주 반나절 진료 볼 때 암표 값만 해도 5, 6백은 되었다.

북경, 상해, 광주 같은 대도시에 능연 같은 의사가 개인 진료소 혹은 개인 병원에서 특별 진료하는 건 이미 흔한 일이었다.

의료 보험이 없거나 환급에 연연하지 않는 환자는 개인 진료소나 개인 병원에서 공립병원보다 높은 돈을 내면 특정 의사의 진료를 확실하게 받을 수 있고 공립병원보다 훨씬 나은 서비스를 받았다.

능가에 진료소가 있으니 능연을 위해 두 번째 전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능결죽은 생각했다.

묘탄생이 부러워하는 것도 사실 그런 점이었다.

약국 같은 곳이라 해도 진료소는 진료소여서, 능가 진료소엔 허가증도 모두 구비되어 있다. 그런 곳이 묘탄생에게 있다면, 그는 닥치고 ······가슴 확대 수술부터 할 것이다.

“아이고, 환자 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묘탄성은 일단 앓는 소리로 능결죽의 질문에 대답하고는 바로 씨익 웃어 보였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편해질 겁니다. 이야기 다 끝냈거든요. 앞으로 적당한 환자가 생기면 우리한테 보낼 겁니다. 환자가 끊기지 않을 거라고는 말 못 해도 적지는 않을 거예요.”

“그럼 좋지. 끊임없이 올 필요도 없어. 병원에 침대도 겨우 열 몇 개인데 환자를 다 받지도 못해.”

묘탄생은 하하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수술이 끝나고 결과를 각 병원에 보내면 기본적으로 얘기가 끝납니다. 그렇긴 한데······.”

묘탄생은 말하다 말고 다시 바삭 오겹살을 집어 질겅질겅 씹었다.

능결죽은 ‘15’ 하고 세고는 묘탄생을 바라봤다.

“그렇긴 한데?”

“제가 연락한 게 친구도 있고, 옛 동료도 있거든요. 제 생각에 뭔가 되돌려 주는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올 테고.”

묘탄생의 생선눈이 실룩거렸다. 병원을 그만두고 진료소에 다니면서, 묘탄생은 양쪽의 생태를 모두 파악하고 있으니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능결죽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금노루 컴퍼니대로 하지.”

“좋죠.”

묘탄생도 딱히 많이 줄 생각은 아니었다. 괜히 흥미로운 가격을 제시했다가 환자가 물밀 듯 몰려오면 그것도 큰일이었다.

이야기를 마친 묘탄생은 마음이 놓이는 듯 한숨 돌리고는 능연을 바라봤다.

“능 선생, 그럼 이따 수술은 내가 어시 설까?”

“네.”

능연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서는 조수는 있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조수가 실력이 좋으면 일을 조금 많이 넘기고 핵심 부분만 본인이 하면서 위험을 낮추면 되고, 여원처럼 실력이 떨어지는 조수라면 상대방의 태도만 진지하면 대부분 본인이 책임지고 일부만 조수에게 넘기는 것도 전혀 상관없었다.

능연은 지난 2년 넘게 그런 역방향 조공술을 자주 사용했었다. 사실 스타 의사는 경력이 늘어남에 따라 어느 정도 역방향 조공술을 익혀야 했다. 아니면 끊임없이 들어오는 수련의와 실습생, 참관 의사 중에 누군가 사고를 칠지 모른다.

“사실 나도 수술 실력은 괜찮아. 요즘도 손을 완전히 놓은 건 아니고. 기구 떨어뜨릴 일은 없을 거야.”

묘탄생도 기분이 좋아져서 연신 감사 인사를 하면서 능연에게 믿음도 심어주었다.

“떨어뜨려도 괜찮습니다.”

능연이 하는 말에 피가 들끓던 묘탄생의 흥분이 순간 꽉 막힌 것 같아서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게 됐다.

능연이 나쁜 의도로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닌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능연 밑에서 조수해야 한다는 걸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마음이 불안해졌다.

“맞다. 간호사랑 마취의는 언제 온대?”

묘탄생이 억지로 화제를 돌렸다.

“오후 2시요.”

능연은 수술 준비에 소홀함이 없었다.

“그럼 다 준비됐구만.”

묘탄생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운화병원 간호사랑 마취의도 다 바쁘지 않아? 잘 구했네?”

“네. 쉬웠어요. 제가 수술 안 하면 다들 한가하니까요.”

능연의 수술량에 맞춰 배정된 간호사와 마취의는 기본적으로 모두 과부하상태였다. 그러니 능연이 쉬는 날엔 온 응급센터 간호사와 응급센터에 배속된 마취의는 작업량이 확 줄어서 시간이 남았다.

묘탄생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데 능결죽이 입을 열었다.

“수술할 때 연자도 불러. 나중에 간호사 더 구할 테니.”

능결죽은 사람 쓰는 데 인색한 편이었지만, 수술하면 돈을 더 벌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묘탄생이 먹어치운 바삭 오겹살도 그렇게 아깝지 않았다.

“연자가 수술 간호사를 한 적 있나요?”

“해본 적은 있다고 해야겠지? 그런데 어린 아가씨는 원래 잘 배우잖아. 몇 번만 하면 비슷하게 할 거야.”

능결죽의 말에 묘탄생이 억지웃음을 지었다.

“어린 아가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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