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729화 (708/877)

협진에 참여한 의사들도 모두 정신 차리고 120% 조심했다.

우선 이번 보일러 폭발 사고는 특별 중대 사고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중대 사고였다. 그리고 둘 중 어느 급이든 국가급 사고이고 앞으로 두 시간 안에 운화 시와 창서성 리더들이 일제히 달려올 것이 뻔했다. 이럴 때 조심하지 않는다는 건 자기한테 미안한 일이고 양심한테도 미안한 일이었다.

다음으로, 이건 능연이 소집한 응급 협진이었다.

능연은 말이 잘 통하고 융통성 있는 의사가 아닌 점, 그리고 또 하나 능연이 이미 너무 많은 진료과에 침입했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

수부외과에서 정형외과, 간담췌외과에서 일반외과, 그리고 심장외과까지.

침범당하지 않은 진료과 의사들은 능연이 본인 진료과를 침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능연이 일단 침범하기 시작하면 최고 수준이었다는 것만 알고, 몰래 얼마나 오래 연습했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자고로 명의는 모든 공부벌레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공부한다. 그렇게 전문가는 아예 나서지 않으면 모를까, 나서면 당연히 업계 최고의 실력을 선보인다. 새로운 기술 앞에서도 말이다.

운화병원 의사들도 능연이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고 어느 정도까지 배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능연에게 꼬투리 잡히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많은 진료과에서 삼선 의사를 내보냈다.

일반적인 응급 협진은 일선 초짜 의사를 보내면 된다. 그러다가 큰 일이 터지면 주치의가 출동해서 먼저 확인하는 것도 정상적인 플로우였다.

오늘 삼선이 출동한 것이야말로 특이한 일이었다.

좌자전은 어쩐지 영광스러운 느낌으로 능연 옆에 서 있다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그때서야 앞으로 나섰다.

“능 선생, 선생님들 많이 오셨는데 다들 밥도 못 먹은 거 같은데? 식당에 밥 좀 준비하라고 하자.”

“밥 먹을 시간 있습니까?”

능연이 의아한 듯 좌자전을 바라봤다.

“수술대 옆에 사람들이 다 몰려 있지는 않을 거 아니야. 일단 간단한 거 만들라고 할게. 정 안 되면 호텔에 주문하고. 나중에 배고픈 사람 먹으면 되니까.”

“아, 네. 그래도 되고요.”

능연도 생각해보니 그렇다고 생각하며 동의했다.

아무리 폭발 때문에 환자가 너덜너덜해졌더라도 전후 처리 순서가 있고 다 같이 우르르 몰려들 수는 없다. 수술실 수도 한계가 있으니 아무도 밥 먹을 시간 없을 정도로 바쁘진 않을 것이다.

좌자전은 일 처리를 하러 갔고, 그렇게 능 팀의 발목을 잡을 일도 없도록 자연스럽게 일선에서 벗어났다.

“30초!”

접수 간호사가 큰 소리로 고함치자 능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뒤를 돌았다.

“첫 번째 구급차엔 환자 둘입니다. GS가 바로 데리고 가서 복부 검사합니다. 문제 생기면 즉시 말씀하시고요. 전자 차트 갱신 바랍니다. 두 번째 구급차 남성 환자는 매스 블리딩 환자입니다. 장안민 선생님이 받으세요. 마찬가지로 문제 생기면 즉시 보고. 여성 환자는 쇼크 상태입니다. 응급 처치부터 하겠습니다. 주 선생님, 하시겠어요?”

“오케이.”

주 선생은 응급센터에서 경력이 오래됐다는 이유로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대답했다.

능연이 묻지도 않고 일반외과와 간담췌외과에 일을 던져 주는 걸 똑똑히 봤으니 말이다.

주 선생이 생각하기에 능연이 물어보기라도 한 것만으로 충분히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

조금 전까지 최대한 구급차 두 대의 상황을 파악한 능연이 계속해서 지시를 내렸다. 물론 정말로 환자가 도착했을 땐 본인부터 살펴볼 것이고, 혹시 판단 착오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지시내용을 수정해도 된다.

“세 번째 구급차······.”

“네 번째 구급차······.”

능연은 진료과의 호불호도, 진료과에서 온 의사들의 직급도 개의치 않고 하나하나 지시를 내렸다.

처음엔 잠시 걱정하던 좌자전도 뒤로 갈수록 편안해졌다.

어차피 온 사람은 말을 들을 테고, 환자 위주로 단순 명료하게 내린 명령이니 사람들이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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