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734화 (713/877)

심방 사이막 손상 환자에게 약을 처방한 능연은 간호사에게 당부 몇 마디하고는 다시 응급 처치 대업을 하러 떠났다.

심방 사이막 손상 폐쇄술은 심장 수술 중에 작은 수술이라 대부분 병원에서 수술 당일 집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환자는 병원에서 몇 시간만 머물다가, 보호자가 지시 사항만 들으면 돌아가 집에서 요양했다.

그러나 당일 수술이라고 하더라도 택일 수술이라 응급수술처럼 급한 불만 끌 순 없었다. 수술 전 식도 초음파, 심전도, X-ray도 찍어야 했고, 사전에 아스피린도 복용하는 등 규칙대로 진행해야 했다.

능연은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야 팀을 모아 심장내과로 향했다.

인터벤션 수술(intervention. 영상을 기반으로 진료 및 치료를 함. 외과적으로 수술을 받기 전에 혈관조영장비, 초음파장비, CT, MRI 등의 영상을 이용해 의학기구를 삽입, 치료한다. 예전에는 내과와 외과 치료를 중재한다는 의미로 중재영상의학이라고도 불렸다.)의 도구와 설비는 모두 상대적으로 특수해서 수술 층에 있어도 해당 진료과에서 관리했다. 능연이 빌려 쓰려면 상황 설명을 해야 했다.

능연의 생각을 들은 곽종군과 좌자전 모두 그의 생각을 지지했고, 그뿐만 아니라 치료 팀 다른 의사까지 동원해서 능연과 ‘접수’하러 가게 했다.

능연이 선두에 서서 모두를 이끌었다.

그의 오른쪽 뒤엔 좌자전이 있었고 그리고 연문빈, 장안민 등이 다른 사람에게 밟히지 않도록 여원을 보호했다.

그리고 창서제약 황무사, 운리제약 맥순도 각자의 엔지니어를 데리고 동행했다.

기세 좋은 무리가 오랜 시간 훈련을 겪은 것처럼 발걸음도 당당하게 행진했다.

무리는 침착하게 응급센터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리고 다른 엘리베이터에 타게 된 연문빈 등이 겨우 한숨 돌리며 숨을 내쉬었다.

“긴장되네. 싸우러 가는 거 같아.”

“싸우러 가는 거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그렇게 말하는 연문빈의 말에 장안민이 흥분과 그리움이 보이는 모습으로 대답했다. 능 팀에서 능연이 심장 수술하는 것을 가장 지지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장안민이었다. 벌써 간담췌외과 부주임이 되었어도 그는 레지던트들과 함께 달려왔고, 그 진지함이 여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연문빈은 눈가가 실룩였지만, 장안민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심방 사이막 결손은 정말이지 큰 수술이 아니잖아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거지. 게다가 이건 심장내과 수술이라고. 그것도 폐쇄술부터 시작하는 거다.”

장안민은 당당한 듯 웃고 싶었지만, 표정이 아무래도 정의로워지지 않았다. 곁에 있는 마연린의 얼굴은 조금 창백했는데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심장내과면 괜찮죠.”

“괜찮은 정도냐?”

장안민의 미소가 더 당당해졌지만, 눈빛은 동경으로 가득했다.

“정말로 심장내과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마누라 대접도 달라질 텐데.”

마연린의 안색이 순간 더 하얗게 질려서 침을 꼴깍 삼켰다.

“다른 거 좀 상상하면 안 돼요?”

“다른 거?”

장안민은 엘리베이터에 비춘 자기 얼굴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다른 거 상상하려면 너도 직급이 올라야지. 안 그래? 직급이 높아지면 다른 것들도 높아진단다.”

그 김에 직급을 자랑한 장안민의 머릿속에 심장내과와 간담췌외과 문제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지금 병원에서 제일 돈을 많이 버는 진료과는 단연 심장내과와 정형외과였다. 물론 안과도 잘 벌지만, 운화병원 규모로는 의사가 너무 적었다.

현재 병원 수입 구조로 결정되는 것이었다. 제약, 의약 정책이 달라짐에 따라 신경외과, 내과가 돈 벌던 봄날은 이미 끝났다. 지금은 가격이 비싼 소모품 그리고 더욱 말도 안 되는 소모품 공제금의 시대였다.

정형외과 치환술에 사용하는 인공 관절 등은 모두 수만 위안을 호가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무거운 다리를 들어야 하는 정형외과 수술의 어려움과 비교하면 심장내과는 훨씬 수월했다. 일반인도 익숙한 관상동맥 우회술이든 상대적으로 낯선 폐쇄술이든 모두 비싼 소모품을 사용한다. 국내외 기술 차이로 인해 종종 더 많은 이윤의 여지가 생긴다.

장안민이 아는 것만 해도, 다른 건 접어두고 심장외과 의사는 거의 출장 수술을 나가지 않았다.

출장 수술 돈도 마다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선택할 수만 있다면, 장안민은 당연히 심장내과를 선택할 것이다.

그런 생각은 장안민이 심장내과 구역의 바닥을 밟는 순간 더욱 강렬해졌다.

“좌 선생님, 어쩔 생각입니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장안민이 냉큼 좌자전에게 물었다.

“능 선생 말대로 우호 협상해야지.”

좌자전은 매우 진지하게 대답했다. 다만 하나도 진지해 보이지 않아서 문제였다.

“우호 협상이요?”

장안민은 등 뒤에 있는 의사들이 다 자기편이 아니라면 그 말을 듣고 다 비웃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따 싸움 나면 내가 능 선생 엄호해서 갈게요.”

연문빈 역시 헛기침하며 말했다.

그 말에 의사들이 겨우 웃음을 터트렸고 분위기가 조금 편안해졌다.

그때 심장내과 의사와 간호사들도 기세 좋은 무리를 발견해서는, 능연과 웃음꽃이 핀 의사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곧 심장내과 원 주임도 사람을 모아 의국에서 그들을 맞이했다.

쉰 넘은 원 주임은 홍조를 띤 얼굴로 조심스럽게 능연을 바라봤다.

“능 선생, 여기는 어떤 일로? 맞다, 어젯밤 환자들은 다 무사하지? 순조로웠고?”

회진할 때도 이렇게까지 무리 지어 다니지 않아서, 능연 일행을 본 원 주임은 결투 신청을 받은 느낌이었다.

막중한 위압감을 느낀 원 주임은 차라리 능연이 싸우러 온 것이길 바랐다. 그러면 자기 집 간호사가 전부 쓰러져도 기꺼울 것 같았다.

“심장내과 수술방 좀 빌리고 싶습니다. 심장내과에서 수술 참가해 주시면 더 좋고요.”

능연이 직접적으로 요구를 말했다.

그의 생각은 매우 직접적이었다. 심방 사이막 결손 폐쇄술 같은 수술은 심장내과 수술실에서 하는 게 가장 간단했다.

원 주임이 동의해주면 바로 수술실을 넘겨받아 연습 수술 몇 번 하면 제일 좋았다. 그런 식이라면 심장내과에 영향을 주지 않고 본인에게 가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심장내과로서는 능연의 대답이 방아쇠를 걸고 당길 준비한 채 겨눠진 총 같았다.

원 주임은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큰 적을 맞이한 듯 심각하게 말을 꺼냈다.

“능 선생, 심장외과 구역 먹고 아직 소화도 안 됐을 텐데 이렇게 급하게 우리한테 온 건가?”

“논리 관계가 이상한 데요?”

능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원 주임은 독한 말을 하려다가 결국 고개를 흔들었다.

“능 선생. 꿈도 꾸지 마. 우리 심장내과 구역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건 심장외과, 영상의학과에서 하고 위도 건드리더니 이젠 우리냐?”

원 주임은 사방을 둘러보며 오기가 충만한 모습을 보였다.

“두 시간만 빌리는 건데요.”

능연은 막 손에 넣은 그랜드마스터급 심방 사이막 결손 폐쇄술을 한 번 시험해볼 수술 하나가 필요할 뿐이었다.

원 주임은 여전히 고개를 흔들었다. 영역 침범 자체를 걱정하는 거지, 수술실 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 설비를 준비할 수밖에 없겠네요.”

능연이 한숨을 쉬면서 뒤에 서 있는 황무사와 맥순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수술 설비를 알아보고 앞으로 수술할 때 사용할 소모품을 준비시키려고 가까운 제약회사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창서제약은 국산 심방 사이막 결손 폐쇄기를 주요 상품으로 밀고 있고, 운리제약은 수입품을 제공할 수 있었다. 둘 중 어느 회사 걸 선택할지 능연은 아직 검토 중이었다.

그 말을 들은 원 주임은 완전히 단호하게 거절하던 표정이 순간 변했다.

설비를 산다고?

심방 사이막 결손 폐쇄술 하나 때문에, 설비를 산다고오오?

멍청이 아니야?

그러나 그런 멍청한 계획 자체를 들은 원 주임은 몸이 부르르 떨렸다.

병원 설비는 그렇게 손쉽게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입찰만 해도 1, 2년 걸릴 수 있고.

하지만 능연이 원하는 설비는 언제나 매우 간단하게 그의 손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비까지 사서 꾸린 수술방에서, 수술 하나만 하고 끝낼까?

“잠시만, 잠시만.”

원 주임이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

“능 선생, 몇 시간이라고 했더라?”

“두 시간입니다.”

능연은 대답하고 하나 더 덧붙였다.

“그리고 도와줄 사람 하나.”

능연은 지금 시스템 기술을 매우 믿는 상태였다. 여러 번 실험을 거쳤으니 말이다. 그래도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 있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심장내과 인터벤션 수술은 작은 수술이 큰 수술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실수를 피해야 했다.

“맞아, 그렇게 말했지. 도와줄 사람······은 실력 좋은 의사 하나 보내도록 하지. 저기 누구, 가서 양 선생 불러와.”

원 주임은 싫다는 듯한 마이너스 감정은 하나도 드러내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능연을 바로 걷어 차버리고 싶었다. 집에 돌아가서 딸에게 욕먹고 아내에게 두들겨 맞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를 다리를 들기는커녕 능연을 제대로 모시게 했다.

심장외과 혹은 간담췌외과 수술과 비교하면 심장내과 인터벤션 수술 문턱이 훨씬 낮았다. 능연의 간 수술을 본 적이 있었고, 최근에 심장외과를 침범하기 시작한 것도 알고 있었다.

실력이 여기까지 왔는데, 원 주임이 묻고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심장내과 인터벤션 수술의 문턱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진료과 사이의 행정상 문턱, 또 하나는 심장내과 기기 설비 자본금.

곽종군과 능연을 진작에 마음에 들어한 윗선이 있으니 행정 문턱은 거론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곽종군이 20년이나 울부짖어 온 대형 응급은 곽종군 본인이 충분한 이론을 가지고 준비한 것이다. 운화병원 평범한 진료과에서 곽종군에게 대항하고 옥신각신 할 수 있어도 완전히 진료과 밖에 가둬두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므로 심장내과 인터벤션 수술에 필요한 기구 설비의 자본금이 원 주임의 가장 중요한 방위선이었다.

심혈관 조영기는 비싼 건 천만에서 수천만 원이었고 저렴한 편인 새 기계도 운화병원에 들여오려면 아무리 해도 4, 5백 위안은 들었다.

그 돈을 진료과에서 낸다면 출혈이 클 것이다. 어느 진료과에서 5백 위안짜리 기계를 구매했다면 미친 듯이 사용해서 본전을 뽑으려고 할 것이다.

응급센터에서 미친 듯이 심장 인터벤션 수술을 하는 걸······원 주임은 죽어도 보고 싶지 않았다.

원 주임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고 능연을 바라봤다.

“능 선생, 또 뭐가 필요해? 그냥 한 번에 말해. 아예 한꺼번에 준비할게. 그래야 편하지.”

“응? 그래도 됩니까?”

원 주임이 이렇게 말이 통할 줄은 능연도 몰랐다. 심장내과 내부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수많은 의사의 시선 역시 원 주임을 향해 있었다.

원 주임은 다시 눈을 꼭 감고 마음을 다스린 다음에 눈을 뜨고는 다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물론이지. 문제없어. 능 선생이 이렇게 심장 인터벤션 수술에 관심이 있다는데, 우리 심장내과 위아래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지. 아무런 불만이 없다네.”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요?”

서둘러 나타난 양 선생이 반복했다.

“아무런 불만 없어!”

원 주임은 엄숙한 표정으로 양 선생을 바라봤다.

양 선생은 원 주임이 직접 길러낸 직계 제자였다. 무협 소설로 따지면 문파 제자였고, 황실에서 따지면 양아들이었다.

원 주임이 가장 믿는 사람이 바로 양 선생이었다.

양 선생 역시 원 주임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양아버지의 표정만 보고 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뒤를 돌아 능연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분고분 말했다.

“원 주임님 의견이 우리 심장내과 전체의 의견이지.”

원 주임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에 맞고 듣기 편안한 말이었다. 게다가 원 주임의 진료과에서 핵심 위치도 드러냈고, 심장내과 모두의 단합심도 나타났다.

“양 선생, 능 선생 데리고 가. 능 선생 시간 뺏지 않도록 가면서 소개도 해주고.”

원 주임은 안간힘을 다 써서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

양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 목소리를 낮췄다.

“수술방에 예정된 수술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룰 수 있는 건 미루고 능 선생 먼저 하라고 해.”

말을 마친 원 주임은 능연을 향해 웃어 보였다.

원 주임은 능연의 역심을 부추기면 안 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능연 같은 젊은 사람은 비슷한 나이의 딸이 있는 원 주임이 가장 잘 알았다. 동으로 가라면 서로 가는 청개구리 심보를 가질 때였다.

능연이 제약회사 직원을 불러다 풀 세트 설비를 구입하는 건 죽어도 보기 싫었다. 능연의 지위로는 그가 지금 당장 추진한다고 해도 아무도 문제 삼을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심장내과엔 문제가 되겠지만.

목적을 달성한 능연 역시 마음이 편안해졌다.

“정해진 수술이 있으면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다른 선생님 수술하는 거 보고 싶습니다.”

“그래요, 그래요. 니 맘대로 하세요.”

이미 승낙한 거, 원 주임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능 선생, 이쪽으로 가지.”

양 선생이 손짓했다.

“잠시만요! 아직 하나 남았습니다.”

능연이 원 주임을 바라봤다.

“마음껏 말하라고 하셨죠?”

원 주임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넌 그냥 하는 말도 모르냐?

“말씀하세요.”

원 주임은 고분고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협진으로 하죠. 공동 참여!”

능연의 표정이 어딘가 흥분되어 보였다.

심방 사이막 결손 폐쇄술에 관련된 것들을 잔뜩 배워놓았지만, 아직 한 번도 현장에서 쓴 적이 없었다. 능연은 다른 의사들의 사고방식도 알고 싶었다.

원 주임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무서운 것이 아니라 화가 나서!

협진은 의사의 실력을 바로 드러내는 곳이다.

서로 다른 진료과 의사가 책상에 둘러앉아, 겉보기에는 같이 연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혼란스러운 정글의 법칙이었다.

“협진······이라니 심장내과 협진 말인가?”

양 선생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39세 환자. 블루칼라 노동자입니다.”

능연은 기세를 몰아 환자의 상태를 소개했다. 말투엔 기대까지 가득 묻어있었다.

심장내과는 단순하게 인터벤션 수술만 하는 진료과가 아니었다. 비록 요즘 심장내과는 관상동맥 우회술과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지만, 기술로 따지면 능연이 배우고 싶은 가치 있는 것이 매우 많았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본 원 주임과 양 선생은 아무래도 거절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에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협진하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