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742화 (721/877)

-능 선생님 저녁에 훠궈 드신대. 나오화 드시고 싶다네. 하이띠라오 룸 예약 가능한 사람?

수술이 거의 끝나갈 때쯤, 왕가가 수술실에서 나와 슬그머니 조공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 달리, 병원 수술실이 청결하고 질서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찌 됐든,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로봇이 아니니 말이다. 다들 어떻게든 규칙을 파괴해서 작업량을 줄이려고 한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순회 간호사는 수술 간호사 중에 가장 수월한 부류다. 비교적 쉬운 수술이나 혹은 수술 관리가 그렇게 엄격하지 않을 때, 수술실 구석에 앉아 틱톡이나 하는 건 십중팔구 순회 간호사다.

아킬레스건 수술은 당연히 수월한 수술에 속했고, 능연의 수술이 아니라면 수술실 인원도 확 줄어든다. 의사 하나, 스크럽 간호사 하나, 조수 반, 마취의 반, 순회 간호사 반.

사람이 딸릴 때는, 마취의 하나가 수술실 세 곳을 도는 것도 정상적인 범주에 들었다.

그나마 왕가는 능연의 습관을 잘 알아서 수술이 거의 끝나갈 때야 몰래 밖으로 나온 것이다. 더 늦으면 스크럽 간호사도 수술을 마치고 조공 자리를 노릴 것이다.

조공그룹 단톡방이 소란스러워졌다.

-아이고, 어디 하이띠라오 가지? 나도 훠궈 먹고 싶어졌다.

-전에 하이띠라오 다니는 환자 있었는데,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됐어. 병원에 하이띠라오 다니는 환자 지금 있어. 보호자한테 물어볼게.

몇 분 만에 왕가는 하이띠라오 예약 전화를 알아냈다.

정보 제공하고 예약한 멤버에게 점수를 적립해준 톡 방 방장이 메시지를 올렸다.

-자, 참석 인원 20명! 좌석은 능 선생 룸 근처로. 경매 들어갈 거니까, 가고 싶은 사람 갠톡 보내.

왕가는 싱글벙글 핸드폰을 집어넣고 수술실로 돌아갔다. 수술 후 회식은 언제나 진료과에서 돈을 내는 자리라 더욱 걱정할 것이 없었다.

수술은 곧 끝났고, 다시 검사한 능연이 마연린에게 지시를 내렸다.

“환자 차트 제대로 입력하세요. 수술 동영상도 축 원사님한테 이메일 보내고요.”

“넵.”

마연린의 대답을 들은 능연은 장갑과 수술 가운을 벗어 통에 던지고 수술실에서 나갔다.

아직 남은 수술이 있었다.

마연린은 마취의와 함께 서둘러 마무리 봉합을 하고 환자를 회복실로 옮겼다.

“마 선생님, 하이띠라오 예약하셨어요?”

왕가가 조용히 마연린을 따라가서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지막이 물었다.

“아! 깜빡할 뻔했네요! 왕간, 방법 있구나?”

당황하던 마연린이 왕가를 바라봤다.

“있긴 한데······. 마침 친구가 예약했더라고요. 혹시 능 선생님이 쓰실 거면······.”

왕가가 살짝 미소 지으며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신세 한 번 질게요!”

“잊으시면 안 돼요.”

시원하게 대답하는 마연린의 말에 왕가는 생긋 웃고는 하이띠라오 예약 정보를 마연린에게 넘겼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마연린은 왕가를 향해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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