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746화 (725/877)

능연을 바라보는 여원의 작은 얼굴이 다급함에 폭발할 지경이엉ㅆ다.

한 학술회의에서 다른 학술 의견을 내는 건 논쟁거리가 될 만한 일이었다.

자연과학 분야나 내과와 달리, 외과 의사는 언제나 자유분방했고 격정적이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의 학술 논쟁은 항상 과할 정도로 격렬해서, 이때 적대심이 일어나면 종종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능 선생. 차라리 나중에 논문으로 반박하자.”

다급해진 여원은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스킬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님이 대략 틀만 잡으면 돼. 그게 더 확실하고 다른 사람도 받아들이기 쉬울 거야. 내가 쓸게. 제대로.”

“전엔 대충 쓴 겁니까? 어쩐지.”

“어쩐지 뭐?”

능연이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며 하는 말에 여원은 말문이 막혔다.

“요즘에 논문 쓰는 게 느리더라고요. 전엔 두어 달에 하나 쓰더니, 요즘은 몇 달이나 걸려야 하나 나오던데.”

“그건 내가 전문의 시험 준비하느라······. 좌 선생님.”

여원이 좌자전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좌자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연단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을 꺼냈다.

“저 ‘수술 봉합 재료 선택’이라는 전문가 의견은 성립 소화기 질환 연구소 계 주임이 발의한 거 맞죠?”

“맞아요. 계 주임님은 해마다 관련 항목 발표를 많이 하고 연구비도 많이 받죠. 소화기 쪽으로 가장 빠른 편일 거예요.”

“성립에서 제일 먼저 나서기도 하고. 성립이라면, 우리가 무서워할 거 없잖아?”

“예? 좌 선생님, 괜히 이상한 소리 말고요.”

여원은 뭔가 흐름이 잘못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여 선생, 성립 의사를 우리 곽 주임님이 얼마나 많이 팼게. 게다가 성립인데, 우리가 밉보이는 일 없이 상대할 수 있을 거 같아?”

좌자전이 적나라하게 전적을 분석하며 하는 말에 여원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우리가 곽 주임님도 아니고요. 능 선생은 아직 젊은데 저런 전문가한테 찍혀서 뭐 좋을 게 있다고요.”

“좋을 게 있을지도 모르지. 얼굴만 들이민다고 유명세가 그냥 생기는 줄 알아? 얼굴만 많이 내밀어 봐야, 그냥 할 일 없이 회의에나 출석하는 인물이 된다고. 존경 받고 싶고, 전문가가 되려면 본인이 의견을 내고 공감을 얻어야지. 그게 남한테 싫은 소리 없이 가능한 일이야?”

“그래도, 그래도······.”

다급해진 여원의 표정까지 엄숙해졌다.

“좌 선생님, 학술 논쟁이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고요. 반대 의견 냈다가, 상대가 다시 반박하면요? 잘못하면 서로 증명하느라 몇 년이 걸릴지 모르고, 돈도 얼마나 들지 모른다고요. 중간에 상대한테 트집이라도 잡히면 손해가 막심하고요.”

“난 능 선생 믿어.”

사실 좌자전은 학술 문제는 잘 몰랐다. 학술 논쟁은 더욱 모르고. 전문가 의견 같은 게 얼마나 복잡하고 심각한지도 잘 모르지만, 단 하나는 확실했다. 능연은 학술 방면에 일류라는 것. 수술 스킬도 정상급이라 반박이든 증명이든, 이기는 건 능연이라고 굳게 믿었다.

이길 수 있는데, 경쟁이 두려울 게 뭐란 말인가.

여원은 좌자전 한 번, 능연 한 번, 바라보면서 초조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럼 원래 계획대로 하죠.”

능연이 두 사람의 논쟁을 마무리 지었다.

여원은 초조했지만, 달리 방법도 없고 해서 몰래 핸드폰을 꺼내 곽종군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곽종군의 답장이 바로 왔다.

여원이 냉큼 고개를 숙여 곽종군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매우 간단한 메시지였다.

- 이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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