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센터.
대다수 의사는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없었다. 하지만 연문빈, 마연린과 좌자전은 아직 병원에 있었다.
모처럼 집도 기회를 잡은 연문빈과 마연린은 당연히 소중한 기회라고 여기도 조금이라도 놓치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 삼갑병원은 주치의가 되면 당연히 수술을 해도 해도 몰려든다. 그러나 레지던트급에서는 수술 한 번 집도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운화병원 응급센터 의사도 마찬가지여서, 연문빈과 마연린도 능 팀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퍼스트 어시 자리에서 1, 2년 고생해야 그만한 집도의 자리를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연문빈은 주치의가 될 시간이었고.
좌자전조차도 지금은 너무 부러웠다. 물론 수술 기회를 얻으려고 집에 가지 않은 건 아니었고 텅텅 빈 집에 혼자 들어가 봐야 할 일이 없어서였다.
와글와글.
수술실 복도에 환호성이 터졌다.
“능 선생 왔네.”
수술실 문을 사이에 두어서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좌자전은 환호와 소란스러운 소리만 들어도 상대의 신분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수술실 문이 열렸다.
“능 선생.”
“능 선생님!”
한창 수술 중이던 의료진이 일제히 능연에게 인사했다.
부분 마취 중이던 환자도 호기심에 고개를 들어 능연을 바라보고는 숨이 막히는 걸 느꼈다.
마취의는 피곤한 듯 눈꺼풀을 치켜들어 모니터에 나타난 미친 듯이 올라가는 수치를 바라보면서 평온하게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진정해, 환자는 남자라 곧 진정할 거야.
“수술 순조로운가요?”
능연은 집도의 곁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단지 이식. 지금까지는 순조로워. 37세 환자. 목공이야.”
연문빈은 간단하게 환자를 소개했고, 능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보다가 연문빈을 방해하지 않고 돌아서 좌자전을 바라봤다.
“보내주신 자료, 차에서 봤어요. 연 선생님이 탕 봉합했고 도 주임님이 현장에서 보셨다고요?”
“넵. 내가 일부러 도 주임님을 모셔왔지.”
“다른 선생님이 보시는 거랑 차이가 있나요?”
“도 주임님이 말씀을 잘해주신다는 거?”
능연의 물음에 연문빈이 대답했다.
“맞아. 도 주임님은 그 자리에 있던 수련의하고 실습생한테 설명까지 해주셨거든. 연 선생이 탕 봉합을 아주 잘한다고도 말씀하셨어. 우리 병원에서도 대단한 편이라고. 그래서 문빈이가 입도 못 다물 정도였지.”
“도 주임님이 원래 말씀이 곱잖아요.”
연문빈이 헛기침하며 하는 말에 좌자전은 조금 샘나는 듯 대답했다.
“그건 아니지. 말 예쁘게 하는 외과의는 두 종류야. 하나는 수술 못 하는 의사. 또 하나는 곧 은퇴하는 의사.”
능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마 선생님 수술도 도 주임님 모시면 되겠네요.”
“도 주임님 현장 수업이 확실히 사람 기운 나게 해주지.”
좌자전은 능연의 뜻에 동의하며 말을 이었다.
“말씀 잘하니 기회를 더 드리는 것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