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선생님. 환자 수납이 계속 밀리는데, 재촉해야 하지 않을까요?”
수간호사가 좌자전에게 전화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공손했다. 좌자전은 골치 아픈 듯 머리를 만졌다.
“담당 의사가 독촉하지 않았나요?”
“했어요. 그래도 소용없더라고요.”
“그렇군요.”
좌자전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능 선생이 벌써 수술 전 협진도 마쳤고 수술 준비도 시작했어요. 그래서 수술은 해야 합니다. 받을 수 있는 만큼이라도 받죠.”
“그러다 다 못 받으면요.”
“그건 수술 뒤에 이야기합시다. 어쨌든 그걸로 수술을 미룰 순 없어요.”
좌자전은 단호하게 대답한 다음 다시 말을 이었다.
“개방성 수술이라 돈이 많이 들지도 않아요. 정 안 되면 우리 감면 정책 있잖아요.”
“복강경으로 바꿨어요. 게다가 감면도 한계가 있어요. 저소득 지원 층도 아니고 입에 풀칠도 못 하는 정도가 아니라서······.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수간호사도 매우 난처해하며 전화를 끊고 알아서 처리하러 갔다.
좌자전은 수간호사가 아마 다시 사람을 보내 한번 독촉하리라 생각했다. 어찌 됐든 환자가 비싸다고 느끼는 의료비는 병원으로서도 쉬운 건 아니니 말이다. 운화병원 수술량에서 단 1%의 환자가 비용을 체불해도 병원은 내년에 은행 독촉을 받을 것이다.
응급센터는 능연의 수술량이 많은 데다가 특수 환자와 국제 환자도 있어서 산유국처럼 부유하지만, 그건 정상 수납이 됐을 때 이야기고 가끔 비용 감면은 몰라도 이게 정상이 되어버리면······ 국가도 부담할 수 없는 일을 일개 진료과나 의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돈이 죄는 아니지만, 노동력이다. 의사의 노동력, 간호사의 노동력, 약품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 기계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 병원 건설에 필요한 노동력이 다만 숫자로 체현될 뿐이다.
의료 지출은 블랙홀과도 같다. 특히 생명 말기 목숨에 대한 갈망은 가성비로 따지고 말고도 없고, 또 따질 수도 없다.
좌자전은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고 또 수술이 지연될까 걱정되어 수술 직전에 병실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부녀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안심하세요. 돈 다 준비됐어요. 우리 사장님이랑 윗분들이 돈을 빌려주셨어요. 다들 부자라 급하게 갚을 거 없이 천천히 쓰라고 했어요.”
“그럼 다행이다. 휴우, 그래도 돈은 아껴 써야 한다. 알겠니? 빌린 돈은 어쨌든 갚아야 하는 거 아니니. 내 병은······. 잘 나으면 나도 빨리 퇴원해서 돈 벌어서 갚으면 되고······. 만약 안 되면, 안 되면······ 휴우······내가 너희들한테 큰 짐이 되었구나.”
“아빠, 무슨 그런 말을. 의사 선생님도 그랬잖아요. 그냥 위가 안 좋을 뿐이라고. 수술 끝나면 식사량 주의하고 잘 돌보면 괜찮다고요.”
“그러길 바라야지.”
“제가 알아봤는데, 능 선생님 유명한 의사더라고요. 고친 환자가 많아요. 걱정하지 말아요. 분명 나을 거예요.”
“그래, 그래. 됐다. 어서 돌아가서 쉬어라. 수술 끝나면 간호사가 병실로 데리고 온다더라.”
아버지의 목소리는 그대로 침착한 편이었다. 좌자전이 평소에도 듣는 그런 음성에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아들을 떠올렸다. 아직 마을 위생병원에 있고 병에 걸렸다면 아마 그도 비슷한 말투로 아들에게 당부했겠지.
좌자전이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환자는 이미 실려나갔고 보호자들은 수술실 중문까지 따라와서는 거기서 멈춰섰다.
“능 선생 실력은 우리 병원에서 손꼽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좌자전은 환자의 딸을 보자 무심결에 위로를 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환자 딸은 머리가 졸임 계란 같은 좌자전을 기억은 했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제가 뭘요. 수술은 다 능 선생이 합니다. 나중에 몸이 좋아지면 열심히 일해서 돈 갚아 버리면 오늘 일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될 겁니다.”
“저기······ 사실 저 돈 못 빌렸어요.”
머뭇대던 환자의 딸이 나지막이 말했다.
“예?”
“동료한테도 빌려보고 윗분이랑 사장님한테도 빌려봤는데, 다들 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친척들한테도 다 빌려봤어요.”
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리 아빠, 우리 아빠 수술은······.”
“아이고, 아이고. 지금 못 내면 일단 그렇게 합시다. 수술은 해야죠.”
우는 모습에 당황한 좌자전이 다급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뭘요. 이건 병원 정책입니다.”
좌자전은 그 책임을 질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환자의 딸은 여전히 감사하다고 중얼거리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빌릴 수 있는 데는 다 빌렸어요. 친척들은 제 전화도 받지 않고. 차단한 사람도 있더라고요.”
좌자전은 동정하는 얼굴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 오래 있다 보면 별별 이야기를 다 듣게 된다. 친척한테 돈 못 빌리는 건 둘째 치고 빌려온 돈을 들고 도망간 남편 같은 케이스도 있다.
“수술하고 나서 악성인 게 밝혀지면, 방사선 치료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환자의 딸이 이미 여러 번 물었던 질문을 또 했다. 좌자전도 같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위 기질 종양은 양성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악성이라고 해도 상황을 봐야 합니다.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요. 해야 하면 해야지요. 그래야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얼마나······ 나올까요?”
딸은 그 질문을 하자마자 고개를 떨궜고 좌자전은 바로 숫자를 읊지 않았다. 그는 상대를 한 번 또 주위를 한 번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절 믿으세요. 일단 치료부터 하세요. 돈 있으면 좀 내고 없으면 없다고 솔직히 말하고요.”
“돈 못 내면 치료 중단한다고 하더라고요.”
환자의 딸이 좌자전을 바라봤다.
“그렇게 빨리는 안 그래요. 게다가 아버지는 능 선생이 한 수술이라 조금은 끌 수 있을 거예요.”
좌자전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더는 머무르지 않고 보는 사람이 없는 사이를 틈타 재빨리 사라졌다. 원무과 사람이 조금 전 그의 말을 들었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딸은 영문도 모르고 그저 좌자전이 자기를 위로하는 거로만 생각했다. 그래도 기분은 조금 진정됐다.
수술실.
능연은 임기와 엽사공이 똑똑히 볼 수 있게 하려고 지극히 천천히 수술을 진행했다. 두 사람 모두 기초가 탄탄한 일반 외과 의사이고 횟수와 수술 수준이 조금 떨어져서 그렇지 위 수술도 해보고 복강경도 했었다.
똑똑한 의사, 고학력 의사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하지만 마지막 성과는 모두 수술량이 결정적 요인이 된다.
주에 수술 열 건, 스무 건 하는 의사는 평균 수준이지만, 주에 스무 건 이상을 하게 되면 결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평균 이상으로 수술하는 의사들은 주마다 다른 의사보다 수술 5건만 더 해도 그렇게 3년을 버티면 500건 이상 수술을 더 한 것이 된다. 5년이면 1,000건이고. 그러면 적어도 어느 영역에서든 상위 5%가 될 수 있다.
현 병원에 몸담은 임기와 엽사공은 수술량이 적은 의사에 속한다. 그들은 주 평균 10건도 보장할 수 없고 일반적으로 5건 정도를 한다. 그렇게 세월이 쌓이면서 그저 평범한 현 병원 주치의가 된다. 큰 병원 레지던트보다 조금 집도 경험이 많고, 근로 연수가 많아서 총 수술량은 좀 더 많을지 몰라도 삼갑병원 주치의와 비교하면 현저히 실력 차이가 나서 모든 방면에서 뒤처지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능연은 그런 걸 개의치 않았다.
지금 그는 아무런 기능을 꺼내도 모두 마스터급이니, 임기와 엽사공을 끌어 올리는 데엔 상당한 수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종양 크기와 위치 확정하는 것이 초반 어려운 부분입니다. 복강경에서는 손으로 느낌을 잡을 수 없어서 종양과 정상 세포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능연은 수술하면서도 임기와 엽사공의 상태를 확인할 여유가 있었고, 두 사람이 조금 집중이 흐트러지면 바로 상기하여 일깨웠다.
“위치 찾아냈습니까?”
“팔뚝 꺾이는 쪽에 있네.”
임기는 엽사공보다 경쟁 심리가 강했다. 운화병원에 눌어붙어 있겠다고 결정 내린 것 자체가 그런 경쟁심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었다.
“음, 짚어 보세요.”
능연의 말에 복강경을 들고 있는 임기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렌즈를 살짝 움직이다가 모니터를 가리켰다.
“이쪽에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닙니다. 다시 찾으세요.”
능연이 한마디로 고개를 젓자 임기는 얼굴이 흐려졌다가 다시 붉어져서는 다급하게 렌즈를 움직였다.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는데, 능연의 요구와 현장 환경 때문에 임기의 부담감이 순간 높아졌다.
“급하게 대답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찬찬히 보세요.”
임기의 움직임을 본 능연은 그가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도록 한마디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능연 곁에는 항상 이런저런 이유로 과하게 긴장한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능연은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긴장한 어린이, 어린이의 부모, 선생, 그리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를 기자와 사회 인사를 접해왔다.
그렇게 자란 지금, 어떻게 주변 사람의 긴장을 푸는지는 선택사항에 불과했다.
매우 듣기 좋은 목소리, 편안하지만 변함없이 일상적인 말투로 넘치는 자신감과 정확한 언어로 진행되는 지도 덕택에 임기는 순식간에 바로 진정되었다.
사실 임기는 참관 의사들이 비웃거나 조롱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능연의 수술실엔 항상 참관 의사가 넘쳐나고 종종 중, 고급 이상 의사들도 자리한다.
오늘만 해도 능연이 복강경 하 위 절제를 한다고 하자 일반 외과 의사들이 천 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능연의 수술 과정을 지켜보러 달려왔다.
임기는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렌즈를 움직였다.
“전에 봤던 MRI 떠올려 보세요.”
“네.”
능연이 느긋하게 하는 말에 임기의 이마에 식은땀이 베어 나왔다. 그는 속으로 제가 MRI를 어떻게 알아보냐고 꿍얼거리다가 문득 전에 능연이 한 번 짚어 줬던 것을 떠올렸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기억을 떠올렸고, 능연의 눈빛을 보며 렌즈를 우측으로 돌린 다음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이번엔 맞았네요.”
능연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임기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번졌다. 그리고 임기는 곧 엽사공도 웃고 있음을 발견했다. 순간, 머쓱해졌다.
사실 그냥 매우 단순한 질문일 뿐이었다. 지금까지 의사 생활해 오면서 시험 치르듯 상급 의사에게 들은 질문이 얼마인데 능연의 간단한 문제를 대답한다고, 혹은 대답하지 못한다고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임기, 당장 너의 웃음을 거둬!
임기는 머릿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누가 뭐래도 묘하게 뿌듯했다. 중요한 학술회의에서 중요한 질문에 대답한 것처럼 말이다.
“음. 잘하셨어요.”
능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긴장 상태에 있는 임기의 긴장을 풀어 주었다. 능연의 평가를 들은 엽사공도 웃는 듯 마는 듯 짓고 있던 표정을 바로 거두고는 저절로 엄숙해졌다.
능연은 아래 의사에게 자주 잘했다고 평가내리는 의사가 아니었다. 운화병원에서 능연이 아무리 높게 평가받고 하급 의사들의 사랑을 받는대도, 사실 그 유명세에 ‘성격 좋은’이라는 항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엽사공은 그런 사고회로를 따라 저절로 복강경 모니터를 힐끔 대며 속으로 임기가 정말로 잘한 것일까 생각했다.
엽사공도 직접 모니터를 보면서 기초적인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현장의 다른 의사들도 묵묵히 살피고 있었다. 자발적으로 수술을 보러 온 의사는 기본적으로 매우 진취심이 있는 의사라고 할 수 있다. 등급이 높은 병원일수록 그런 의사가 많다. 학교 다닐 때 성적이 특출 나고 훈련의 과정을 수월하게 거치고 의사가 된 후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젊은 의사 중에 가장 욕심이 많고 진취심이 있는 의사만 고급 병원에서 오래 버틸 수 있다.
수련의들은 모처럼 저급 병원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학습상태에 돌입하는 것이다. 그들이 능연의 수술을 보러 오는 건 방과 후에 따로 자습하는 학생들이나 마찬가지로 필수 항목은 아니고 한 번, 두 번, 심지어 스물, 서른 번 해도 별 쓸모는 없었다. 그러나 계속 해나가다보면 확실히 남과는 달라질 것이다.
의사들은 능연의 수술을 보고 능연의 말을 들으면서 무의식중에 엽사공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임기가 정말로 잘한 걸까?
- 퀘스트: 증명
- 퀘스트 내용: 아래 의사의 능력이 동기를 앞질렀음을 증명하라.
- 퀘스트 진도: 4/5
능연은 위, 비장 인대를 자르자마자 시스템 알람을 듣고 멈칫하고 미간을 좁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스템, 요즘 노선이 일반적이지 않은데?
“퀘스트 진도가 4/5라는 건 임기 선생이 스스로를 증명했다는 거야?”
시스템에게 질문을 던진 능연은 대답을 듣지 못하자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능 선생?”
동작을 멈춘 능연의 모습에 임기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에요. 잘하셨어요. 엽 선생님이랑 자리 바꿀 준비 하세요. 엽 선생님 다시 손 씻고 오시고요.”
아직 퀘스트를 완성한 사람이 임기인지 엽사공인지 알 수 없었지만, 능연은 사람을 바꾸기로 과감하게 결정했다.
혹시 아래 있는 의사 중 누군가가 얼렁뚱땅 퀘스트를 끝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로서 이론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임기였다.
그러니 능연은 혹시 이대로 퀘스트를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 엽사공으로 한번 시도를 해볼 생각이었다.
능연은 지금 중급 보물 상자가 꽤 필요한 상태였다. 특히 가상인간은 몇 분만 사용해도 마스터급 스킬을 훨씬 효과적으로 쓸 수 있고 어떤 환자에게 사용해도 예후를 대대적으로 올릴 수 있다. 초고난도 수술일 때는 가상인간을 10분 쓰면 어쩌면 사람 목숨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임기와 엽사공을 훈련하는 것은 다 부대적인 이유였다. 훈련 캠프에서 수련의를 모집한 건 한편으로 부족한 응급센터의 손을 채우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래 의사들이 본받길 바라서였다.
보아하니 임기는 매우 높은 확률로 그 임무를 다 한 것 같으니 능연은 바로 엽사공을 떠올렸다.
임기는 자기가 뭘 잘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렇다기엔 조금 전에 칭찬을 받았었다. 그런데 제대로 했다면 왜 수술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바꾸라고 한단 말인가.
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든 말든, 수술은 매우 빠르게 그리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수술실의 주인공은 언제나 집도의와 환자이고 메스의 끝은 수술실이 존재하는 의미였다.
능연은 계속해서 노련하게 수술해 나가다가 종양을 절제해야 하는 타이밍에 아까처럼 엽사공에게 물었다.
“기질 종양 할 때 가장 주의 해야 할 점은요?”
“기질 종양을 완전하게 박리하는 것.”
엽사공은 능연이 손을 놀리는 것을 보며 냉큼 대답했다.
“이유는요?”
“악성일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래서 종양을 남기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지.”
“음. 맞아요. 그게 수술 포인트랑 어려운 점이기도 하죠.”
마스터 급 기술을 가진 능연은 입으로 중점과 난점을 설명하면서도 손을 날렵하게 놀렸다. 능연은 한참 작업을 마친 후 일부러 고개를 들고는 잠시 기다렸다.
하지만 퀘스트 완성 제시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음, 엽 선생님 앞으로 며칠 동안 특별한 일 있나요?”
능연은 다시 수술에 몰입하며 물었다. 그 말에 엽사공은 멈칫하여 조금 당황해서 대답했다.
“일······은 없는 거 같아.”
“그럼 며칠만 좀 일찍 나오세요. 수술 몇 건 더 하도록 해요. 좌 선생님하고 이야기해서 준비하세요.”
“응.”
능연의 말에 엽사공은 좋아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몰라 다리에 힘이 살짝 풀렸다.
임기는 망연한 얼굴이 되었다. 난 무슨 짓을 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