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786화 (765/877)

병원 건물 아래 푸르른 롤스로이스가 조용히 서 있었다.

능연이 내려오는 걸 본 전칠이 흥분해서 물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도 돼요?”

“수술이 순조로웠거든요. 나머지 수술은 내일 하면 돼요.”

능연은 등받이에 등을 대고 몸을 뻗었다. 그 모습에 전칠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아파졌다.

“종일 수술하고 내일도 수술해야 한다니, 너무 힘든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능연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능력 밖의 일이나 싫어하는 일을 할 때나 힘들죠. 수술은······ 할 때마다 재미있어요.”

전칠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투자할 때 자료 준비하느라 일이 많아도 쇼핑하고 영화 보는 것보다 즐거운 거나 마찬가지네요.”

“그렇겠네요.”

능연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나도 학술회의가 쇼핑이나 영화보다 재미있어요.”

그러자 전칠의 표정이 휙 변했다.

“영화 싫어해요?”

“그냥저냥. 영화관에 사람 많은 게 싫어서요.”

깜짝 놀랐던 전칠은 바로 웃음을 지었다.

“전에는 사람 많은 영화관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연말 안전도 시험에서 점수가 깎이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제멋대로 굴지 말자고 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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